지난해 공연 나홀로 관객 47.5% 차지
"혼영, 영화에 몰입 할 수 있어 좋아"

사진=뉴스1, 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조되면서 1인 생활도 자연스러워졌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서 영화를 보는 혼영에 이어 혼자 공연을 즐기는 혼공까지 대세다. 바야흐로 1인 관객 시대다. 과거에는 연인과의 데이트, 가족 혹은 친구와의 여가생활 등의 비율이 높았다면 최근 공연장엔 '나홀로 관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이들은 대부분 혼자가 편하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 마포구에 사는 박은영(33 직장인)씨는 최근 퇴근 후 극장을 찾는 재미에 푹 빠졌다. 개봉하는 영화가 있으면 무조건 극장으로 향한다. 오롯이 혼자 영화를 보기 위함이다. 지난주 극장을 찾았을 때도 관객은 박 씨 혼자였다. 

박 씨는 "평소에도 영화를 혼자 즐기는 편이었다. 지난주는 혼자 영화를 관람했는데 통째로 영화관을 빌린 느낌"이라고 말했다. 혼자 영화를 관람하면 무섭지 않았냐는 질문에 박 씨는 "오히려 혼자여서 좋았다. 영화에 몰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관에서 혼자 영화를 보는 혼영족은 매년 느는 추세다. 지난해 영화관을 찾은 관람객 100명 중 25명은 혼자 영화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코로나19 특수 상황이 겹치면서 이러한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영화뿐만 아니라 공연시장에도 '나홀로 관객'이 늘고 있다. 

공연예매 사이트 인터파크의 2005~2018년 예매 빅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1인 관객 비중은 2005년 11%에서 2018년 46%로 증가했다. 2018년 '나홀로 관객'은 콘서트(58%), 클래식·오페라(43%), 연극(41%), 뮤지컬(39%), 무용·전통예술(38%) 순이었다.

예술경영지원센터 '월간 공연전산망' 9월호에 나온 자료 결과 2020년 공연(콘서트 제외) 관객 중 나홀로 관객 비중이 47.5%를 차지했다. 

지난해 1월 20일 첫 확진자 이후 1차 대유행 기간(2월~7월)에 전체 관객수는 급감한 것에 반해 나홀로 관객수는 상대적으로 비율이 증가했다. 특히 3월~6월 동안에는 관객 절반 이상이 나홀로 관객(비율이 50% 이상)이었다. 창작 뮤지컬은 70.8%, 리미티드 연극은 57.9%로 관객 절반 이상이 나홀로 관객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성민(25 대학원생)씨는 "원래 혼자 밥을 먹거나 영화를 보는 것에 익숙했다. 선호하는 장르가 가수 콘서트보다는 뮤지컬 등이라 같이 갈 친구를 찾기도 어렵고 서로 시간 맞추기도 어렵다. 남 눈치 안 보고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덧붙여 "혼자 공연을 보면 내 스케줄이나 할인되는 일정에 맞춰 공연을 볼 수 있고 공연에 더 빠져드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나홀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혼공족들을 위한 마케팅 경쟁이 치열하다. 

한 공연 홍보사 관계자는 "워라밸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함께 지속되며 SNS 플랫폼 해시태그와 포스팅 등으로 나타나는 영향력은 주목해야 할 마케팅 포인트"라며 "비싼 티켓 가격 때문에 홀로 즐기는 마니아층이 두드러지는 만큼 지속적인 1인 공연 아이디어를 발굴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사진=뉴스1
극장 관계자가 빈 상영관에서 방역 활동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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