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끼고양이 비비 구조 전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새끼고양이 비비 구조 전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지난 3일 동물권행동 카라는 서울 마포 성산2교 교각난간 위에 새끼고양이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다.

즉시 출동한 카라는 새끼 고양이가 몸집이 매우 작아 발견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새끼 고양이가 발견된 곳은 오로지 차들만 다니는 난간이었다. 또한 교각의 높이도 매우 높고 아래로는 다른 도로가 지나가고 있어 자칫 고양이가 뛰어내렸다가는 큰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차들이 많이 다니는 도로인 탓에 포획망을 설치할 수 있는 여건도 안됐다. 자칫 구조를 강행하다가 고양이의 돌발행동으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카라는 통행 중인 차량들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공간을 충분히 확보한 뒤 숙련된 활동가가 고양이 뒤편으로 조심히 다가가 고양이의 뒷덜미를 잡는 방법으로 시도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새끼고양이 비비를 구조하는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새끼고양이 비비를 구조하는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다행히 녀석은 큰 저항 없이 구조됐고,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각종 전염병 검사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녀석은 생후 3~4개월로 추정됐으며,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카라는 새끼 고양이에게 '비비'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현재는 혹시 모를 잠복기 질환을 체크하기 위해 카라 더불어숨센터에서 돌봄을 받고 있다.

구조 당시 비비는 하악질이 심하고 예민한 상태였다. 하지만 점차 돌봄 생활에 적응해가면서 사람의 손이 다가오더라도 눕는 애교쟁이 고양이가 됐다. 비비는 현재 평생 사랑을 줄 수 있는 가족을 기다리고 있다.

비비가 어떻게 교각 난간까지 갔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카라는 최근 추워진 날씨로 인해 차량 엔진룸에 숨어들었던 비비가 차량 출발 당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로 있다가 떨어진 것으로 추측했다. 이처럼 도로가에서 떨어진 고양이는 이어오는 차량을 미처 피하지 못해 로드킬을 당하거나, 비비처럼 차량을 피해 목숨을 구했더라도 난간 위에 올라 도움 없이는 못 빠져나가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에 카라는 비비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 위해 ▲차량 출발 전 고양이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차량 본닛을 두드려 주세요 ▲동물이 보이면 서행해 주세요 ▲로드킬 당한 동물을 발견했다면 110으로 신고해주세요 등 당부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카라 관계자는 "길 위에서 살아가는 고양이들은 매일같이 추위를 피할 곳과 먹이를 찾아 헤매야 하고, 각종 전염병에 감염되어 고통받기도 한다"면서 "혐오와 학대, 교통사고 역시 고양이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도로에서 사망한 고양이들은 사체마저 온전치 못한 처참한 모습으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라에서 모든 동물을 구조할 수는 없지만, 임시보호 등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위한 시민의 참여와 적극적인 역할이 있다면 카라 역시 시민들과 연대하고 위기의 동물들을 돕겠다"면서 "우리 사회가 위기에 처한 생명들과 공존을 이루어갈 수 있도록 정책활동, 인식개선 캠페인 등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비비의 입양을 원할 경우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하면 된다.

입양을 기다리는 새끼고양이 비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입양을 기다리는 새끼고양이 비비./사진=동물권행동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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