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뉴스1/디자인=안지호 기자

 

#.인천에 사는 직장인 최모(29)씨는 이번 설 연휴 동안 귀성길에 오르지 않는다. 코로나도 탓도 있지만 연휴 기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기 위함이다. 일주일 전부터 관련 앱을 유심히 살펴보는 중이다. 최 씨는 "혼자 설을 쓸쓸하게 보내는 것보다 돈이라도 벌면 좀 더 위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 씨는 명절 연휴 기간 동안 배달 알바를 뛸 예정이다. 

#. 서울 은평구에서 홀로 거주하는 박모(36)씨는 2년 전 떡볶이 가게를 차렸다. 샵인샵 개념의 소자본 창업이다. 오랜 기간 혼자 살았고, 음식에는 자신 있던 박 씨는 주위의 반대에도 가게를 오픈했다. 1년 넘게 취업에 실패했기에 더욱 간절했다. 하지만 코로나 직격탄을 받으면서 지난해부터 가게 운영조차 버겁기 시작했다. 박 씨는 이번 명절 기간 동안 매장 운영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는 "시골에 계신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귀성하는 것보다 명절 연휴에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려면 어쩔 수 없이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대학생 정모(21)씨도 이번 설 연휴 기간동안 초단기 알바를 알아보고 있다. 지난 주말 이틀동안 가게를 옮겨 다니며 13만 원을 벌었다. 정 씨는 "연휴 동안 시급이 더 쎄다. 5일간의 단기 일자리를 구해서 생활비에 보태려고 한다. 잘 알아보면 '꿀알바'가 간혹 나오기도 해서 오히려 바짝 버는 게 낫다"고 했다. 

설 연휴 기간에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증폭하고 있다. 비대면 명절 트렌드로 연휴 기간 동안 모임을 갖는 대신 단기 일자리를 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모양새다. 

실제로 알바천국이 기업회원 1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7.5%가 설 연휴에 매장 운영 및 근무를 계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47.0%는 설 연휴 5일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을 것이라 답했다.

설 연휴에 매장 운영에 나서는 자영업자는 지난해 설 연휴 시즌 동일 조사(64.6%)보다 12.9%p 높게 집계됐다. 설 연휴 근무를 계획 중인 이유는 '조금이나마 수익을 창출하고자(50.0%, 복수응답)'가 1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 △업종 특성상 설 연휴가 대목이어서(28.0%)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서(28.0%) △연중무휴 운영 등 기존 영업일에 해당되기 때문에(26.0%) △고향 방문, 여행 등 별다른 계획이 없어서(12.0%) 등이 뒤이었다.

동네 일자리를 연결하는 당근마켓 당근알바도 연휴 알바를 구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 2주간 구인 게시글과 지원자 수가 전월 동기간 대비 각각 13.9%, 19.9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추석 시즌과 비교해 이번 설 명절 구인 공고 게시글은 36% 급증했다. 

당근마켓 연휴 펫시터 구인./ 사진=당근마켓 화면 이미지 캡처 
당근마켓 연휴 펫시터 구인./ 사진=당근마켓 화면 이미지 캡처 

 

특히 당근마켓 안에서도 '꿀알바'로 소문난 펫시터 경우 동네 이웃이기에 믿을 수 있고 산책도 반려동물에게 익숙한 동네에서 할 수 있어 일석이조라 전국의 펫팸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처럼 연휴동안 단기알바 급증은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급변하는 코로나19 상황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고정비 지출을 줄이기 위해 중장기 아르바이트 채용을 기피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난 데다, 남는 시간에 일하길 원하는 2030세대까지 늘어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시장이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조현영 심부름앱 하이퍼로컬 대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고용·노동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돼, '긱 워커(Gig worker)' 트랜드가 더욱 보편화되고 있다"면서 "이런 움직임이 경직된 국내 노동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