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디아나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카라
웃는 디아나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카라

2019년 4월 10일 오후 12시경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에 위치한 어느 공장에서 어미견(누렁이)을 목매달아 도살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학대자는 바로 어미견을 키우던 보호자였다. 현장에는 어미견의 새끼인 강아지 다섯 마리와 또 다른 어미견 '디아나'도 있었다. 디아나와 새끼 강아지들은 어미견이 도살당하는 끔찍한 장면을 두 눈으로 보고 있었다.

동물권행동카라는 제보에 따르면 학대자는 식용 판매 목적으로 어미견을 도살했으며, 이번이 처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카라는 지자체의 협조로 학대자로부터 소유권 포기 각서를 받아 다섯 마리 새끼들과 디아나를 구조했다. 또한 학대자를 동물학대로 고발했다. 생후 7~8개월가량으로 보이는 새끼들은 다행히 누렁이의 보살핌을 잘 받았는지 대체로 건강한 편이었다.

하지만 현장에 있었던 또 다른 어미견 디아나는 1m 남짓한 짧은 줄에 묶여 있었다. 구조 당시 디아나의 모습은 제대로 먹지 못한 탓에 갈비뼈가 훤히 보일 정도로 말라 있었고, 잔뜩 위축된 상태로 누렁이를 대신해 새끼 강아지를 정성껏 보살피고 있었다.

구조 당시 디아나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카라
구조 당시 디아나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카라

디아나도 누렁이처럼 젖이 불어있었다. 병원 진료 결과 2살로 추정되는 어린 개였던 디아나. 그럼에도 출산 흔적이 매우 많았다. 하지만 그동안 디아나가 출산한 새끼들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는 없었다. 어린 나이에 반복되는 출산과 끔찍한 환경에 놓여있었던 디아나였지만, 사람만 보면 꼬리를 흔들고 살갑게 대하는 모습에 카라 활동가들은 더욱 마음이 아팠다고.

배가 많이 고팠을 텐데도 밥그릇을 들고 있는 카라 활동가를 밀거나 매달리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눈을 맞췄다. 밥그릇을 내려놨을 때야 비로소 디아나는 허겁지겁 사료를 먹기 시작했다. 또 사람이 오면 얌전히 사람의 손길을 기다렸고, 눈치를 보며 배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디아나는 심각한 영양결핍에 이어 심장사상충 검사결과 양성으로 나왔다. 이에 카라 활동가들은 디아나의 건강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카라동물병원에서 심장사상충 치료를 하던 디아나는 이후 카라 더봄센터로 옮겨져 청결한 공간에서 영양가 있는 식사, 산책을 통해 건강을 점차 회복해갔다.

산책하는 디아나./사진=동물권행동카라
산책하는 디아나./사진=동물권행동카라

그럼에도 디아나는 아직까지도 평생 함께할 가족을 만나지 못하고 있다. 작고 어린 품종견을 우선하는 가정이 많아 큰 진돗개인 디아나에게 입양은 결코 쉽지 않았다. 디아나는 카라가 진행하는 입양파티 '제2회 오구데이'에도 참여했지만, 입양 신청이 단 한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반면 디아나와 함께 구조됐던 새끼 강아지들은 모두 입양되면서 디아나는 또다시 혼자가 됐다.

사람에 의해 누렁이가 잔혹하게 도살되는 장면을 목격하고도, 지옥과 같은 끔찍한 환경에 놓여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에게 스스럼없이 몸을 맡기는 디아나. 똑똑하고 다정한 디아나는 언제쯤 평생 가족을 만나볼 수 있을까.

디아나는 오늘도 언제 올지 모르는 가족을 기다리며 창 밖을 내다보고 있다.

한편, 디아나는 암컷 믹스 진돗개로 중성화를 마친 상태다. 추정 나이는 약 4살이며, 몸무게는 26.1kg이다. 디아나의 입양을 원할 경우 카라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디아나./사진=동물권행동카라
디아나./사진=동물권행동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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