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서부에 있는 대도시 퍼스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호주 서부에 있는 대도시 퍼스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우리의 일상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틀리지 않을 정도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여행업에 종사하고 있는 필자도 코로나로 인해 삶이 달라졌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마저 등장하며 '위드 코로나'를 위협한다. 그럼에도 필자는 어두운 터널은 끝이 나기 마련이고 인간의 호기심은 사라지지 않기에 직접 경험과 추억의 상징인 여행 욕구는 계속되리라 믿는다. 이에 필자는 코로나 종식 후 여행을 미리 그려본다. 코로나19 이후 여행산업은 ‘안전’과 ‘안정’에 포커스가 맞춰질 전망이다. 따라서 같은 여행지를 가더라도 이전과는 다른 여행이 될 것이다.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단체버스를 타고 관광하는 일은 없어질지도 모르겠다. 또 코로나 방역 통제가 우수한 국가로 여행객이 몰릴 것이 다분하다. 그 첫째로 지구 남반구 최대 국가이자 청정지역으로 알려진 호주로 떠나 보자. -편집자 주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이 발표한 '2021 서울시 관광 실태조사'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다. 혼밥을 선호하는 1인 가구가 여행은 누군가와 함께하기를 원한다는 점이다. 혼행 시 안전과 숙박 및 식사에 대한 보완이 여행산업의 숙제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에 떠날 호주 여행지인 퍼스(Perth)는 이러한 점에서 혼행족에게 알맞은 장소다. 

퍼스는 호주 서부에 있는 도시로 웨스턴 오스트레일리아(WA)주의 주도이며, 호주에서 4번째로 큰 도시이다. 시드니, 멜번, 브리즈번이 모두 동부에 있는 것에 반해, 퍼스는 캐나다 밴쿠버와 비슷하게 호주 서쪽 끝에 유일한 대도시이다. 동남아시아 남부지역과 가까워 퍼스에서 인도네시아 발리로 떠나는 여행객이 많다(항공시간 기준 국내선인 시드니와 차이가 크지 않다).

퍼스 시내는 스완강을 끼고 있으며, 공항은 시내에서 약 16㎞ 정도 떨어져 있다. 퍼스에는 특별한 버스인 캣(CAT)버스가 있는데, 색깔에 따라 레드, 블루, 그린, 옐로 노선이 있다. 무료다. 멜번에 무료 트램이 있다면 퍼스에는 시티캣이 있고 범위 또한 넓으니, 네 가지 색깔의 고양이를 잘 기억해서 여행 시 유용하게 이용하자. 여기에 퍼스는 자전거 대여소와 전용도로가 잘 되어 있어 자전거 여행도 가능하다. 

 퍼스의 무료버스 시티캣./사진 = 호주관광청
 퍼스의 무료버스 시티캣./사진 = 호주관광청

시내의 느낌은 동부지역과 미묘한 차이가 있다. 헤이 스트리트 몰(Hay Street Mall)과 머레이 스트리트 몰(Murray Street Mall)은 퍼스의 중심가지만, 차량이 운행하지 않으니 걸어서 이용해야 한다. 런던 코트(London Court)와 트리니티 아케이드(Trinity Arcade)의 고풍스러운 외관에서는 퍼스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퍼스 시내에 들어섰다면 랜드마크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악기'라는 별명을 가진 벨 타워(The Bell Tower)를 보고 가자. 이곳은 호주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진 곳인데 종 모양의 건물로 되어 있어 매우 독특하다. 위로 올라가면 전망대도 있어 시내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 

벨 타워 옆으로 엘리자베스 키(Elizabeth Quay)가 있는데, 상징적인 조형물이 있으니 인증샷을 남겨보자. 이곳은 근교로 이동할 수 있는 페리 선착장과 함께 엔터테인먼트 단지로 현지인과 관광객에게 모두 인기 있는 곳이다.

퍼스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대형 도심공원 킹스파크./사진 = 호주관광청
퍼스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대형 도심공원 킹스파크./사진 = 호주관광청

강변을 따라 이동하면 퍼스의 자랑인 킹스파크가 나온다. 면적 5만평이 넘는 도심공원으로 750년 이상 된 바오밥나무를 비롯한 3000여 가지 이상의 식물이 있다. 스완강의 전경과 퍼스 시내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여행지에서 저녁에 공원 방문을 추천하지 않지만, 이곳에서 보는 퍼스 시내 야경은 인상에 남는 추억거리가 될 것이다.

노스브릿지는 퍼스의 핫 플레이스라 할 수 있다. 센트럴 지역과는 다르게 젊은 느낌이 있으며, 우리로 따지면 홍대나 이태원 그 중간쯤이다. 여러 나라의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레스토랑, 펍과 카페가 있다. 낮보다 밤이 더 활기찬 지역이다. 퍼스의 '힙'과 '자유'를 느끼고 싶다면 방문해 보도록 하자.

퍼스 근교에 있는 도시 프리맨틀./사진 = 호주관광청
퍼스 근교에 있는 도시 프리맨틀./사진 = 호주관광청

퍼스 근교 여행지로는 낭만과 젊음의 도시 프리맨틀(Fremantle)이 있다. 시내에서 페리 또는 기차로 이동 가능하다. 출발부터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작은 항구도시인 이곳은 1991년까지 감옥으로 사용이 됐다. 2010년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곳이다. 19세기 항구도시의 모습을 간직한 아기자기한 역사의 지역에서 프리맨틀 감옥 투어를 할 수 있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다. 또 사우스 테라스 지역에는 커피향 가득한 카푸치노 거리가 있으니 혼행족이라면 잠깐의 여유를 즐겨보기를 바란다. 프리맨틀 마켓도 추천한다. 현지민의 활기와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에메랄드빛 인도양을 품은 로스트네스트 아일랜드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에메랄드빛 인도양을 품은 로스트네스트 아일랜드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프리맨틀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에메랄드빛 인도양을 만날 수 있는 로트네스트 아일랜드(Rottnest Island)가 있다. 동부지역의 바다와는 색깔부터 다른 이곳은 자전거를 타고 돌아볼 것을 추천한다. 발길 가는 대로 둘러보다 사진을 찍고 해변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혼행으로도 추억을 남기기 좋은 장소이다. 또 '걸어오는 벌금'이라는 이곳의 미소천사 쿼카를 볼 수 있다. 단, 만나면 만지지 말고 사진만 찍도록 하자.

이 외에도 남붕 국립공원을 방문하면 수백만 년에 걸친 풍화작용으로 신비로운 돌기둥을 볼 수 있는 피너클스 사막(Pinnacles Desert)이 있고, 파도가 굳은 듯한 모습의 웨이브 록(Wave Rock)을 감상할 수 있다. 와인을 좋아한다면 서호주 대표 와이너리 지역인 마가렛 리버(Margaret River)를 추천한다. 호주 프리미엄 와인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현재 호주는 우리나라 국민의 경우 오는 21일부터 2차 백신접종 완료자에 한해 무격리로 여행할 수 있다. 코로나 봉쇄 이후 약 2년 만에 자유로운 호주 여행이 가능하다. 다른 나라도 점차 입국 제한이 풀리는 분위기다. 

다음은 퍼스를 찾는 혼행객을 위한 추천일정이다.

1일차 : 퍼스 시내 관광

- 벨 타워 전망대에서 시내 한눈에 담기

- 엘리자베스 키에서 페리타기

- 킹스파크에서 야경보기

- 노스브릿지에서 '힙'해지기

퍼스의 종합엔터테이먼트 단지라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키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퍼스의 종합엔터테이먼트 단지라 할 수 있는 엘리자베스 키 전경./사진 = 호주관광청 

2일차 : 퍼스 근교 관광

- 페리 타고 프리맨틀가기. 

- 카푸치노 거리에서 커피 한잔.

- 자전거 타고 로트네스트 섬 일주하기. 

- 쿼카와 사진 찍기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쿼카'./사진 = 호주관광청
로트네스트 아일랜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쿼카'./사진 = 호주관광청

3일차 : 퍼스 외곽 지역

- 자연의 웅장함을 느끼는 피너클스 & 웨이브록 

- 마가렛리버 와이너리 투어

신비로운 돌기둥을 볼 수 있는 피너클스 사막./사진 = 호주관광청
신비로운 돌기둥을 볼 수 있는 피너클스 사막./사진 = 호주관광청

◇여행플러스

시차 : 한국시간 -1시간

항공편 : 직항 없음. 동남아시아 경유 또는 호주 국내선 이용.

비자 : 관광비자의 경우 입국 전 사전 ETA(전자비자) 승인 필요.

기타 : 2월 21일부터 호주 무격리 여행이 가능(주 정부 별 코로나 방역지침을 따를 것).

[필자소개]

이창민 대표는 우연히 떠난 호주 워킹홀리데이에서 현지 가이드를 시작한 것을 계기로 15년째 천직으로 여행업에 종사하며 여행칼럼니스트를 겸하고 있다. '여행은 똑같을 수 없다'는 모토로 현재 맞춤 여행 전문 여행사(하이스트여행)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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