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1코노미뉴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전통적인 가족관이 무너지면서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이기 위한 격동에 시기를 보내고 있다. 또다른우주 대표이자 작가인 백지선씨가 그중 한사람이다.

'비혼이고 아이를 키웁니다'를 출판한 백 대표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2010년 첫째 딸을 입양했다. 2006년 '입양촉진 및 절차에 관한 특례법' 시행규칙 개정으로 비혼자도 보호대상아동을 입양하는 것이 가능해지면서 입양의 막연한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원가족을 구성하기 위해 백 대표는 부모님에게는 차마 입양에 대한 얘기를 꺼낼 수 없었다. 반대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형제 자매와 주변의 도움으로 첫째를 입양할 수 있게 되면서 가족을 형성했다.  가족 구성의 의미를 알게 된 백 대표는 이후 첫째 아이 손을 잡고 둘째 입양에도 뛰어들었다. [1코노미뉴스]는 1인 가구 증가로 현시대 전통적인 가족 개념의 틀이 무너지고  있는 시점에서 백 대표를 만나 또 다른 가족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진=비혼이지만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또다른우주 대표 백지선씨.
사진=비혼이지만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또다른우주 대표 백지선씨.

 

아이를 받아들이고 스스로도 성장했다는 박 대표는 아이를 키우면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싱글 생활을 할 만큼했고 하고 싶은건 다 해봤던거 같아요.  조카들을 주말마다 봐주면서 아이를 키우는게 굉장히 보람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사실 화분하나만 키워도 보람이 생기는데 사람은 오죽하겠어요. 조카들을 키우면서 간접 경험을 하고 이후 입양을 결심하게 됐죠. 아이를 키우면 돈도 많이 들고 힘들지만 인생의 목적이 몸만 편하자고 사는게 아니잖아요. 사실 여행도 마찮가지잖아요. 유럽 여행만 하더라도 힘들고 생고생 하는건데  가는 이유는 의미를 추구하기 때문이죠. 의미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자식을 키우는 것 만한게 없는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면 인생에 대한 회의가 없어져요. 아이는 현재에 충실하죠. 아이를 키우는 순간순간이 너무 중요해요. 일만 하던 사람들은 시간에 대한 강박관념에 쫓기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면 그런 순간들 하나하나 전부 소중해요"

박 대표에게 입양은 절실함에서 온 결과다. 결혼 하지 않고서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처음부터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사회적인 따가운 시선은 고사하고 절차부터가 무척 까다롭기 때문이다. 

"일단 입양을 결심하고 난 이후에는 정식 입양기관을 통해서 알아보기 시작했어요. 상담과정이 몇달이 걸렸어요. 그때만 하더라도 간단하게 한다고 했는데 오래 걸렸던거 같아요. 일단 독신자이기 때문에 경제력을 많이 봤어요.당시 다니던 직장에서 부장 직급이었고 신촌에 작은 원룸이지만 아파트 한 채가 있었어요. 또 예금과 저축이 있었어요. 무엇보다 직장 생활을 잘하고 있어서 기본 기준 조건이 됐던 것 같아요. 이후 입양 기관을 통해 주기적으로 심리 상담을 받았어요. 왜 결혼을 안 했는지, 남성에 대한 생각을 물어봤던 거 같아요"

입양 절차를 회상하면서 백 대표는 가족 구성에 대한 동의와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비혼이지만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또다른우주 대표 백지선씨와 아이들.
사진=비혼이지만 두 아이를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또다른우주 대표 백지선씨와 아이들.

 

"제가 입양 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가족에 대한 동의와 협력이었어요. 오빠와 동생이 함께 상담을 받으러 다녔어요. 입양 후 같이 육아를 공동 부담하겠다고 상담했던 기억이 나요. 미국식이라 직장 상사의 추천서를 받고 보증인도 2명을 세우고 난 이후 가능했어요. 2013년 이후 입양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더 까다로워졌어요"

실제로 2013년부터는 입양특례법 개정으로 가정법원에 의한 입양허가제가 시행됐다. 이후 입양 절차가 까다로워지면서 입양률이 전반적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아이들 입양 질문에 내내 진지하게 답변한 백 대표는 인터뷰 마지막으로 육아에 대한 현실적인 문제를 꼬집으면서 다양해지는 가족 형태를 우리사회가 받아들이고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애를 키우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게 혼자 전부 육아를 부담하지만 현실적으로 만약 남편이 육아를 공동으로 부담했다면 안하는 지점에서 엄청 힘들어했을 것 같아요. 차라리 애초에 없이 혼자 해야 하는 것이 나을수 있을 거 같아요. 사회적으로 육아는 어려워요. 그냥 아빠가 있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어떤 아빠가 있느냐가 중요하죠. 조부모 가정에서도 아이가 잘 자랄수 있어요. 전통적인 가족 개념이 아니라 어떤 누가 키우냐가 중요합니다. 좀 더 우리사회가 다양한 가족 형태를 받아들일 준비가 갖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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