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호 기자
안지호 기자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를 때가 많다. 복지부와 서울시 거기에 관할구까지 눈치를 보면서 활동해야 하니... 실제로 할 수 있는 게 많이 없다" 서울시 모 1인 가구 지원센터 관계자의 말이다. 

서울시 1인 가구는 매년 꾸준히 증가 추세다. 세집 가운데 한집은 1인 가구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실제로 서울 인구는 1993년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1인 가구는 매년 늘고 있다. 1980년 대비 40년 만에 16배 증가한 수치다. 1인 가구 10명 중 6명은 앞으로도 혼자 사는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고 답했을 정도다. 

일각에서는 이런 속도라면 2025~2030년까지 1인 가구 성장률이 43%를 기록해 OECD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1인 가구 증가율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렇다 보니 서울시는 물론 각 지자체에서도 1인 가구 관련 정책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현실로 보면 1인 가구 정책을 담당하는 전문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결국 현장을 취재하다 보면 하소연이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앞서 서울시 1인 가구 지원센터는 3가지의 줄기로 설명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보건복지부 소속인 건강가정지원센터 속 1인 가구 지원팀과 서울시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1인 가구 지원센터, 마지막으로 자치구에서 운영되는 1인 가구 지원센터로 나눠진다. 

'1인 가구'라는 큰 물줄기는 일맥상통하지만 좀 더 지나다 보면 여러 성향의 줄기로 뻗어나간다. 이 과정에서 마지막 종착지인 '실무자'의 스트레스는 최고조에 이른다.

얼마 전 만난 한 자치구 1인 가구 지원센터 담당자 역시 그중 한명이다. 

일에 대한 열정은 가득했지만 관할 구청 눈치를 봐야 했고 여기에 더 올라가서는 서울시 눈치를 보다보니 정작 제대로 된 프로그램 하나 완성하지 못하는 실정에 이르렀다. 

서울시 1인 가구 지원센터 한 관계자는 "제가 일을 못 하는 건지, 아니면 그냥 무조건 수긍하면서 조용히 지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점점 지쳐간다. 프로젝트를 하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고 있다. 정작 엉뚱한 곳에서 힘을 낭비하다보니 제 일을 못하는 것 같다"라며 "며칠 뒤면 지방선거인데 차라리 같은 색깔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단 이 지역 1인 가구 지원센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실무진이 느끼는 피로감은 그 이상이다. 

그렇다고 서울시가 손 놓고 보고만 있는 것도 아니다. 서울시는 1인 가구 지원센터의 실무진과 주기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8월 '서울 1인 가구 포털'을 통해 공론의 장을 마련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와 자치구 1인 가구 지원센터와의 연결을 통해 좀 더 다양한 정보 정책을 공유하길 원한다"면서 "향후 실무진과의 잦은 만남으로 소통의 장을 많이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각 부처의 엉뚱한 밥그릇 싸움에 정작 피를 보는 무고한 실무진들이 더이상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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