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직장인의 비상금으로 불리는 '마이너스통장'. 유동성이 부족한 1인 가구에게는 생활비가 부족할 때 애용되는 대표적인 생계형 대출상품이다. 

그런데 최근 금리가 치솟으면서 마이너스통장 사용 부담 역시 커졌다. 지난 6번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은행의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7%에 육박해서다. 

신용점수가 낮을수록 부담은 더 크다. 실제로 우리은행의 경우 신용점수 900점 초과는 4.56%인데 반해 301~400점은 12% 이자를 적용받는다. 501~600점도 7.74%나 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 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기준금리가 높아지면 은행들이 돈을 끌어올 때 들어가는 비용이 커지는 만큼 대출 이자 역시 높아지게 된다. 

이처럼 월소득은 동일한데, 집세부터 세금, 공과금, 대출이자까지 치솟자 심각한 생활고를 호소하는 1인 가구가 늘고 있다.

영상 제작·편집 프리랜서로 활동하는 강은찬(35, 가명)씨는 3개월째 투잡을 뛰고 있다.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서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일거리가 줄어든 데다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이자를 내고 나면 생활비가 부족해서다. 강씨는 "매달 이자만 150만원가량 된다. 월소득이 280인데 은행 이자랑 보험료, 관리비 등 공과금 내고 나면 남는 게 없다"며 "솔직히 하루 한 끼 먹어도 생활비가 부족해 일이 없는 날이나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 1인 가구인 신소은(29, 가명)씨도 금리 부담이 커졌다. 신씨는 학자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이 있다. 그는 "지난해 연말에 플렉스 한다고 마통 받아서 과소비를 좀 했는데 그게 이렇게 돌아올 줄 몰랐다"며 "올 연말에 적금 만기 돌아오는 게 있어서 그걸로 갚으려고 했는데, 당장 생활비가 부족한 실정이다. 퇴근 후에 아르바이트는 자신 없고 생활비를 악착같이 줄여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1인 가구 김정훈(33, 가명)씨는 "마이너스통장은 직장생활 시작할 때 선배들이 알려주는 생활팁 같은 거였다. 급전이 필요하거나 생활비가 부족할 때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고 나중에 성과급 같이 목돈이 들어오면 갚으면 된다는 식"이라며 "지금은 섣불리 마이너스통장을 이용하기 힘들어졌다. 앞으로 더 금리가 오른다니 돈이 필요하면 허리띠를 졸라 메는 게 답인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한국은행은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3%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대로라면 마이너스통장 금리가 평균 10%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과도한 대출을 받은 저소득층을 시작으로 채무불이행자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1616조2000억원이다. 평균 금리는 3.96%다. 금리가 3%포인트 오를 경우 대출자 1646만명 중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70%를 넘는 경우는 19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들의 부채금액만 122조9000억원이 증가하게 된다. 

한편 당장 대출이자 납입이 어렵다면 납입해야 하는 이자 중 일부만이라도 납입해야 '이자 폭탄'을 피할 수 있다. 은행은 대출이자 최종납입일 이후 1개월이 지난 시점에 이자를 내지 않으면 그다음 날부터 미납이자에 대한 연체 이자를 부과한다. 그러나 이자 납입일에 일부라도 납입이 이뤄지면 최종납입일이 연장된다. 따라서 당장 대출이자가 연체되는 것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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