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물가 2개월 연속 6%대 상승
통계청 "대외적 불안 요인 완화, 7% 넘지 않을 것"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7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6.3% 상승했다. 2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전월 대비 0.5%나 더 오르며 7%를 향해 가고 있다. 

연중 계속되는 고물가 행진과 금리 인상에 1인 가구의 가계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고물가·고금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1인 가구는 지금보다 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할 전망이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74(2020=100)로 전년 대비 6.3% 상승했다. 2개월 연속 6%대 상승세다.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5개월 연속 3%대 상승세를 보이며 가파른 오름세를 보였다. 이어 3~4월 4%대 상승, 5월 5.4%, 6~7월 6%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표 = 통계청

특히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7.9%나 상승했다. 1998년 11월(10.4%) 이후 23년 8개월 만에 최대다. 

구체적으로 식품이 8.8%나 올랐고, 식품이외는 7.3% 상승했다. 전월세를 포함한 생활물가지수는 7.0% 상승했다. 

신선식품지수는 채소가 26.0%나 급등했고, 과실이 7.5%, 어개가 3.3% 올라 전년 동월 대비 13.0% 상승했다. 

품목성질별 동향을 보면, 주거·생활비로 소득의 대부분을 소비하는 1인 가구의 부담이 가중됐음이 드러난다. 

상품은 전년 동월 대비 9.0%나 올랐고, 서비스도 4.0% 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농축수산물이 7.1%, 가공식품을 포함한 공업제품이 8.9%, 전기·가스·수도가 15.7%나 급등했다. 

최근 정부가 인상한 전기·가스·수도요금이 7월 물가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결과다. 

여기에 전세 2.7%, 월세 0.9% 오르며 주거비 부담 역시 커졌다.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역시 6.0% 상승했다. 치킨이 11.4%, 생선회 19.7%, 공동주택관리비 4.2%, 보험서비스요금 14.8% 등이다. 

통계청은 방역조치 해제와 7월 휴가철 야회활동 증가 등으로 개인서비스 물가가 올랐고, 농축산물 가격이 오르면서 상승 요인이 확대된 것으로 봤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대외적 불안 요인이 조금씩 완화되고 있어 물가상승률이 7%대로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당분간 6% 이하로 떨어질 것 같지는 않아, 연간 물가상승률은 5%를 넘을 전망"이라고 전했다. 

사진 = 통계청
사진 = 통계청

한국은행도 동일한 시각을 내비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어 2~3개월 지속된 뒤 조금씩 안정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 역시 현재 계획대로 단계적 상승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려 물가 상승세를 완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즉 현재 한미 금리가 역전됐지만, '베이비스텝(0.25%포인트 인상)'을 이어가 미국과 금리 격차를 줄여나간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2.25~2.50%로 한국(2.25%)보다 높다. 

따라서 한은은 이달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 이 총재가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이달 0.25%포인트 인상이 예상된다.

급격한 금리 상승을 자제해 서민의 이자 부담을 줄인다는 의도다. 하지만 이미 시장에서는 곡소리가 나온다. 이른바 '영끌족'을 중심으로 심각한 가계부채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주택담보대출에 신용대출, 사내 대출까지 끌어서 경기도에 아파트를 하나 샀는데, 지금 그야말로 이자 폭탄이 터졌다"며 "월급만으로 부족해 밤에 배달 알바까지 뛴다. 전세를 내놨지만 나가지도 않아 답답해 미칠 지경"이라고 호소했다.  

40대 직장인 정모씨도 이자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정씨는 "2년 전에 산 아파트에 연말 이사 예정인데, 실거주 시점에 대출을 다시 받아야 한다. 지금 금리를 보면 도저히 이사할 엄두가 안 난다"며 "이대로라면 전세를 더 돌리고, 나는 월세를 사는 게 부담이 덜할 것 같다. 집을 사고도 들어가지 못하니 답답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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