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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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잠하나 싶었던 코로나가 또 말썽이다. 노인들과 식사도 함께하고 더위도 피할 수 있었는데, 경로당이 문을 닫을까 불안하기만 하다." -박춘옥 씨(74.가명)

주춤하던 코로나19 재확산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또다시 복지시설이 문을 닫을까 노인층은 불안에 떨고 있다.

지난 1일부터 3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10만명을 넘고 있다. 전파력이 높아진 변이바이러스가 꾸준히 발견되면서다. 이에 일부 지자체에서는 고령층의 확산 방지를 위해 노인복지시설의 방역 시스템을 점검하거나, 식사를 대체식으로 운영하는 등 대처에 나서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홀로 거주하고 있는 김도원(70.가명)씨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몇 년 동안 경로당에도 못 가고 지내다가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또 확진자가 많아진다는 소식을 듣고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 씨는 이어 "외로움이 정말 무섭다. 같은 처지에 놓인 노인들과 함께 얘기하며, 식사도 같이 하다가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니, 몸도 더 아픈 것 같고, 사람이 부정적으로만 생각하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이덕순(68.가명)씨 또한 힘든 점으로 외로움을 꼽았다. 이 씨는 "경로당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하루를 보내는 것이 유일한 낙이었는데, 또다시 못하게 될까 걱정스럽다"면서 "시설이 문을 닫으면 갈 곳이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코로나 재확산으로 갈 곳을 잃은 고령층은 사회적 고립에 빠진다. 특히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은 고령층의 정신건강 악화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보라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대종 교수와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노년기 우울증 발병이 증가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전국에서 무작위로 선정된 60대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11월부터 2020년 11월까지 수행된 기저 및 추적 평가에 모두 응답한 2308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거주형태, 경제적 수준, 생활습관, 사회활동 빈도, 만성질환 등 노년기 우울증 발병 위험에 미치는 영향이 코로나19 팬데믹 전후로 어떻게 변화하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체 노년기 우울증의 발병 위험이 팬데믹 전보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우울증 병력이 전혀 없던 고령층의 경우에도 팬데믹 이전과 비교해 우울증 발병 위험이 2.4배 증가했다.

이에 오대종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노인의 우울증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인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팬데믹이 길어질수록 지역사회 노인들의 사회적 고립이 가속화되면서 정신건강이 더욱 취약해질 수 있으므로, 이들을 위한 사회적 지지체계 강화와 함께 심리지원을 보다 확대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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