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
사진=미리캔버스

#. 회사원 이기백(가명·27)씨는 최근 날씨가 건조해지면서 건선 증상이 심해졌다. 건선이 발생한 팔꿈치에는 각질이 쌓여있고, 뜯어내면 피까지 날 정도다. 무엇보다 주변에 떨어지는 각질로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이 씨는 "지난해만 해도 이렇게 심하지 않았는데, 올해 건조한 날씨로 점점 심해졌다"면서 "떨어지는 각질 때문에 지인들도 못 만나겠다. 하루빨리 피부과를 방문해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29일은 '세계 건선의 날'이다. 건선 질환에 대한 편견과 오해로 일상생활의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세계 1억 2500만명의 건선 환자들을 위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이 전 세계적으로 매년 진행되고 있다. 특히 날씨가 건조한 가을, 겨울철 건선이 발병하거나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건선은 각질이 겹겹이 쌓여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거나 붉어지는 만성 피부질환이다. 또한 두툼한 각질이 판처럼 덮여 있는 피부 병변이 특징이다. 건선 환자들은 피부 각질과 같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 때문에 대인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고 스스로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자칫 잘 씻지 않는다거나 전염병으로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건선 환자는 15만 8986명으로 하루 평균 435.6명이 병원을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선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진 점은 없다. 다만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 유발 요인, 면역학적 요인 등 원인을 추측하고 있다. 최근까지는 유전적 요인을 기반으로 하여 개인 생활, 환경적 요인이 유발 인자로 작용하고 있고, 면역학적 요인에 의해 각질 형성 세포의 증식이나 염증 반응이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선의 주요 증상은 하얀 각질이 생기는 '인설'과 피부가 붉어지는 '홍반'이다. 주로 두피, 팔꿈치, 무릎, 엉덩이에 많이 발생한다.

건선은 피부를 떼어내는 피부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건선은 단순 피부질환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전심 염증성 질환으로 피부 외에도 관절, 심혈관, 손톱 등 다양한 부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건선 환자가 일반인에 비해 관절통, 심근경색 등 질병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다.

치료는 병변 부위가 작으면 연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보통 광선치료나 면역조절제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건선의 과민한 면역반응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치료도 사용하고 있다.

건선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관리부터 건강관리까지 신경 써야 한다. 증상이 악화되는 겨울철 실내 난방은 20~22도, 습도는 40~60%를 유지하며 실내 환기를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피부를 자극할 수 있는 잦은 목욕은 삼가고, 피부를 심하게 긁거나 때밀기 등도 피해야 한다. 건선 환자가 피부를 자극하는 경우 피부에 발생한 상처로 병변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염증을 악화시키는 음주나 흡연을 삼가야 한다.

우유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의 피부 증상은 보통 건조하고 추운 겨울에 도드라지고, 여름에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햇빛, 자외선은 건선 증상을 완화해 주는데, 겨울은 일조 시간이 짧고 옷을 두껍게 입어 햇빛에 노출되는 빈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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