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코노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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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못해요. 1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20대 A씨는 '빚투'(빚내서 투자)로 채무가 2억원을 넘었다. 주변 말만 듣고 재테크에 발을 담갔다 낭패를 보게 된 경우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빚투'에 빠진 청년들이 빚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에 경기침체에 따른 취업난, 물가 급등이 얹혀졌다. 한국 청년층의 체감경제고통지수는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1코노미뉴스가 23일 김영재 청년지갑트레이닝(이하 청지트) 센터장과 백승훈 상임이사를 만난 이유도 청년들의 경제관념에서 출발했다. 

이날 김 센터장은 청지트 설립 배경부터 차근차근 설명했다. 그는" 제가 이곳을 알게 된 것도 부채를 안고 있어서였다. 저는 가족 경영으로 인해 부채를 떠안아야 했는데 너무 힘들었다. 얘기를 꺼내기조차 어려웠는데 지인의 소개로 이곳을 알게 됐고 위로를 많이 받았다. 대부분의 청년 1인 가구가 학자금이나 생활비로 인한 부채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꼭 사행성이나 투자 등으로 부채가 생기는 것이 아니다. 당장 생활비가 부족해 자연스럽게 사금융 쪽에서 돈을 빌리면서 생기는 부채가 대부분이다.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이때 청지트에서는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에 대한 도움을 드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최초 설립 맴버는 아니다. 3번째 센터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청지트는 대한금융이 전신이다. 청년들끼리 십시일반으로 대출 문제를 해결하고자 만들어졌는데 여기에 추가적으로 경제 관념을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더해져 오늘에 이르렀다. 

김 센터장은 "청년들의 문제는 돈이 부족하다는 점인데 부채가 단순히 청년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다양한 활동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해보자고 모이게 됐다. 만난 이들 가운데 '아동보호시설 퇴소 청년'과 '미혼한부모 청년(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로 아이를 키우는 청년)' 자립청년들 그리고 '새터민(북한이탈주민)'과 같은 금융 소외계층들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생활경제 교육과 상담에 맞춰져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김영재 청년지갑트레이닝 센터장, 백승훈 상임이사가 청년 경제 자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1코노미뉴스
(왼쪽부터 )김영재 청년지갑트레이닝 센터장, 백승훈 상임이사가 청년 경제 자립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사진 =1코노미뉴스

 

현재 청지트는 20명의 조합원이 활동 중이다. 이들은 청년의 경제적인 관념을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서울과 대구 그리고 광주 3곳에서, 각각이 독립적인 법인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3개의 사회적 협동조합이 필요한 사회적 협동조합 연합회의 인가요건도 이미 갖추어 놓은 셈이다.

관공서나 대기업의 청년 경제 자립 확립을 위한 강의로 수익 창출이 이뤄진다. 서울시와의 다양한 정책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영테크'다.

'서울 영테크'는 청년들이 올바른 재테크 지식을 갖고 체계적으로 자산을 형성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시는 재테크 컨설팅 전문기관을 선정, 온-오프라인 재테크 교육과 무료 재무 상담을 진행한다. 

백승훈 상임이사는 "청년들의 자산 관리 및 경제관념 교육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17년도에서 19년도 서울시와 함께 청년들의 금융과 재정 자립을 위한 교육을 진행 한 바 있다. 특히 청년 1인 가구의 경우 여러차례의 경제적 자립과 재무 관련 부분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의원이 신용정보원으로부터 제출받은 '금융채무 불이행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대 채무 불이행자 중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소액의 빚으로 채무 불이행자로 등록돼 신용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말 기준 20대 채무 불이행자는 총 8만4천300명, 평균 등록 금액(연체된 대출의 원리금 총액)은 1천580만원으로 나타났다. 20대 채무 불이행자를 등록금액 구간별로 살펴보면 500만원 이하 대출자가 3만5천200명(41.8%)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뷰 마지막으로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에 대해 질문하자 '다양한 경험'에서 비롯된 목표와 실패 할 수 있는 권리를 손꼽았다. 

김 센터장은 "내가 돈에 휘둘리면서 살 것인가, 아님 돈을 휘두르면서 살 것인가를 놓고 보면 나의 기준을 만들어 다양한 경험을 축적해야만 한다. 1인 가구 교육을 하다 보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이 금융 상품과 노후, 주거 부분이다. 앞으로 1인 가구는 갈수록 늘어나면서 이런 것에 타겟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목적 없고 기준점이 없다면 휘둘릴 수밖에 없다. 손해를 보게 된다. 결국 청년 1인 가구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백 이사는 "청년은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다. 미래 가능성이 많다는 의미기도 하다. 청년들에게는 큰 무기"라며 "또 청년에게는 실패할 수 있는 권리도 중요하다. 여러 가지 경험과 실패를 통해 분명히 얻는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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