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2021년 현재 50세의 기대여명이 35.07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평균 퇴직 나이가 49.3세인 것을 감안하면, 노후준비를 하지 않은 중장년 1인 가구는 퇴직 후 생계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에 따르면 40세의 기대여명은 44.54년, 50세는 35.07년, 65세는 21.59년으로 조사됐다. 전년 대비 0.1년가량 늘어난 수치다. 

우리나라는 의료기술 발달과 고령화로 빠른 속도로 기대여명이 개선되는 추세다. 이미 65세 생존자의 기대여명은 OECD 평균보다 남자는 1.5년, 여자는 2.6년 높다.

이처럼 수명은 늘어나고 있지만, 중장년 1인 가구의 노후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보면 2021년 55~64세 연령층의 ‘주된 일자리’ 퇴직 연령은 평균 49.3세에 그쳤다. 법정 정년(60세)도 못 채우고 회사를 나오는 이들이 대부분이란 의미다. 

퇴직 사유만 봐도 무려 41.3%가 권고사직, 명예퇴직, 정리해고, 사업부진 등 비자발적 이유로 조기 퇴직을 당했다. 

갑작스럽게 노동시장에 나온 중장년 1인 가구의 경우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전경련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조사를 보면 중장년 구직자의 36.8%가 6개월 이상 장기실업 상태를 겪었다. 이들 중 49.5%는 경제적 사정으로 재취업을 희망했다. 

2021년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한 50세라면 무려 35년이나 생계를 위한 소득원이 필요하다. 자칫 국민연금이 나오기 전까지 10년여를 '소득절벽' 상태로 지내야 한다. 1인 가구라면 스스로 생계를 책임져야 해 압박감이 더하다. 

1인 가구, 고령 인구 수가 빠르게 늘면서 자칫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노인 부양비 부담 역시 커진다.

이렇다 보니 중장년·고령층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주된 경력과 무관한 일자리, 공공지원 단기 일자리, 노동 강도가 높아 젊은층이 외면하는 일자리에 중장년·고령층이 투입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2021년 생존표./ 표 = 통계청
2021년 생존표./ 표 = 통계청

지난해 홀로 귀촌한 김모(52)씨는 "회사 나와서 재취업에 실패하고, 작은 사업을 하나 시작했다가 1년 만에 접었다. 수익은 나왔지만, 밤낮이고 주말이고 없이 일해야 했다. 나라에서 도와주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며 "결국 지인으로부터 스마트팜을 알게 돼 고향에 홀로 내려와 인생 2막을 꾸렸다"고 전했다. 

이어 김씨는 "주변에 지인들 보면 전문기술이 없으니 퇴직하고 택시운전, 대리운전을 하거나 요식업을 한다. 다들 젊을 적 고생을 이 나이에 또 해야 하냐고 한탄하며 산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일부 대기업에만 적용되는 노후 준비 지원을 하루빨리 전체 기업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오히려 퇴직 연령이 낮아 재취업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정희선 일본 경제 칼럼니스트는 "일본은 생산인구 감소, 고령화율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고령층 활용에 주목해 왔다. 정부는 고용연장, 다른 업체로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신(新)고령자고용안정법을 시행 중이다. 기업들도 80세에도 일할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꾸고 있다"며 "고령층 일자리 정책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라고 조언했다.

박철한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장은 "중장년 구직자는 늘어나는데 눈높이에 맞는 재취업 일자리는 부족하다. 중장년층이 재직 중 재취업 교육과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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