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일 도시 안전 분야 서울시 명예시장

최영일 도시 안전 서울시 명예시장./ 사진=1코노미뉴스 
최영일 도시 안전 서울시 명예시장./ 사진=1코노미뉴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일 기준으로 51일째다. 시간은 흘렀음에도 참사의 흔적은 곳곳에 남아있다. 이날 이후 그 누구보다 마음 한켠에 불편함을 갖고 사는 사람이 있다. 바로 서울시 도시 안전 분야 최영일 명예시장이다. 최 명예시장은 당시를 기억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라디오에서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 '큰일났구나, 나라도 빨리 가야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시민의 입장과 '나'라는 개인적인 입장에서 갈등했었던 것 같다. 도시 안전이라는 명예시장 타이틀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뭐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행동까지는 망설여졌고 결국 주변 만류로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오히려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걱정이 컸다. 후회 하면 뭐하겠나. 앞으로가 중요하지... 현장 답사나 포럼 등은 열 수 있으나 과거 참사를 경험으로 비춰볼 때 사고 당시에는 사회적인 약속을 해왔다. 초기에는 전문가도 부르고 안전에 대한 관심이 깊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이번 참사로 도시 안전 분야는 더욱 민감해졌다. 다가오는 성탄절과 연말연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운집을 예방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게 최 명예시장의 전언이다. 그는 민관 협력 강화를 강조했다.

"민관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대응 체계 구축을 통해 주최자가 없는 행사를 비롯해 대규모 인파가 예상되는 성탄절, 연말연시, 대규모 스포츠 행사 응원 등에 안전 대책을 수립하고 대응 체계를 가동해야 한다. 인파·응급차량 통행에 방해되는 요소인 불법건축물, 노상적치물, 불법 주정차 등을 사전에 단속해 넓은 통행로를 확보한다. 공사장 시설물도 점검해 낙상·낙하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 주요 도로와 특히 보도 관리 상황을 사전에 점검한다."

최영일 도시 안전 분야 명예시장은 인터뷰 내내 사명감을 강조했다. 서울시는 여타 지자체보다 모범이 돼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가 다른 지자체보다 더욱 잘해야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시초'가 되기 때문이다. 모범사례가 돼야 한다. 도시 안전 분야도 그렇지만 1인 가구 정책 분야도 마찮가지라고 생각한다. 서울시 정책들이 모델이 되어 다음 지역별 지자체로 넘어가게 될 텐데 어떻게 막 다룰 수가 있겠나. 서울시 1인 가구 정책은 다른 자치구에 본보기가 되는 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인구로 보나 예산으로 보다 압도적이다. 서울시 1인 가구 정책이 잘 안착이 돼야 주변 다른 지역으로 확산해 퍼질 것이다."

실제로 서울시 1인 가구 정책 중 '병원 동행 서비스'가 경기도, 인천 등 수도권으로 확산 중이다. 주 이용층인 1인 가구로부터 높은 만족도를 얻으면서, 정책 효과가 입증된 결과다. 병원 동행 서비스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시장 직속으로 신설한 '1인 가구 특별대책추진단'에서 나왔다. 혼자 살면서 가장 힘들 때가 '아플 때'란 것을 파악하고 1인 가구의 어려움을 직접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은 셈이다.

최영일 도시 안전 서울시 명예시장./ 사진=1코노미뉴스 

 

최 명예시장은 1인 가구 정책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누님 얘기로 이어갔다. 자주 들여다보지 못하고 가끔 거는 안부 전화가 전부라고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누님이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됐다. 늘 걱정이다. 아픈 곳은 없는지 전화로 얘기를 하는데 한계가 있다. 독거노인들에 대한 지원이 많기는 하지만 각 가정마다 사연이 다르다. 즉 맞춤형 지원이 필요한 이유기도 하다. 대부분의 그 나이대가 되면 휴대폰을 잘 쓸 줄 모른다. 요즘은 대부분 비대면으로 주문하는 시스템이 활성화 돼 있다. 과거 집 앞 수퍼에서 필요한 물건을 샀는데 시대가 많이 바뀌면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심지어 슈퍼에서 팔지 않는 것도 많다. 누님이 그렇다. 누님 같은 독거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지원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인터뷰 마지막으로 자립 청년에 대한 이야기도 꼬집어 다뤘다. 

"사회적으로 자립 청년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다. 또 다른 1인 가구라고 생각한다. 자립 청년들에 대한 실태 파악 및 물리적인 지원과 함께 심리적 안정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한편 서울시는 자립 청년에 대한 지원책 마련으로 키다리 아저씨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아울러 사회적 관계망 형성을 위한 멘토 결연과 자조모임을 지원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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