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지난해 취업자 수가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30대의 취업난은 지속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제적 이유가 혼인 기피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30대의 취업난 해소가 시급하다. 

1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자 수는 2808만9000명으로 전년 대비 81만6000명(3.0%) 증가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전 연령대에서 취업자 수가 전년 대비 증가했지만, 30대는 소폭 증가에 그쳤다. 30대 취업자는 530만3000명으로 전년 대비 4만6000가구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552만9000가구)보다 낮은 수준이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상대적으로 30대 취업난 회복이 더딘 가운데 일자리 질 역시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조사한 플랫폼 종사자 실태조사를 보면 전체 플랫폼 종사자의 31.0%가 30대다. 

플랫폼 종사자는 대부분 배달·배송·운전 직종 종사자다. 

30대 플랫폼 종사자 증가 요인은 장기화한 취업난과 경제적 압박 증가다. 지난해는 고물가·고금리까지 이어져 생활고를 겪는 30대 1인 가구 수가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서울에서 배달일을 하는 김성현(31, 가명)씨는 "스펙을 쌓으면서 취업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서울에서 자취 중"이라며 "낮에는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고 야간에는 배달을 한다. 자유롭게 일하고 돈도 벌 수 있겠다는 생각에 (배달을)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창희(35, 가명)씨도 택배운송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이씨는 "중소기업을 다니다가 그만두고 이직을 준비 중"이라며 "생활비가 부족하다보니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아침에 잠을 좀 자고 일어나서 공부하고 다시 새벽에 일하는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30대의 고용불안은 1인 가구 증가로 이어진다. 1인 가구 통계를 보면 2021년 기준 전체 1인 가구 716만6000가구 중 17.1%(122만6000가구)가 30대다. 20대 이하, 70세 이상에 이어 세 번째로 1인 가구 수가 많다. 30대가 결혼적령기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갈수록 30대 1인 가구 수가 늘고 있다는 것 역시 문제다. 미혼인 30대의 경우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결혼을 못 하는 것이 아닌 안 하는 것이다. 

표 = 통계청
표 = 통계청

전문가들도 노동시장에 늦게 진입할수록 혼인율이 떨어진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20대와 65세 이상 고령층에 집중돼 있다. 따라서 30대 고용현황에 대한 실태조사와 고용정책 사각지대 해소가 요구된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교수는 "현재 청년 정책은 지원 연령에 차이가 있어 사각지대가 발생한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청년에게 지원을 못 해줄 수 있다. 보다 다양한 기준으로 청년을 바라보고 세분화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고용 불안, 경제적 불안이 심화한 올해, 주머니가 얇은 1인 가구를 향한 정책적 지원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조언했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