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 조가영 기자
사진=미리캔버스, 조가영 기자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청년 1인 가구 사이에서 '주거난'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월세가 치솟으면서 대학가 원룸촌에 청년 1인 가구가 몰려들어서다. 특히 대학교를 졸업하고도 원룸촌을 떠나지 못하는 '캠퍼스 캥거루족'이 늘면서 지난 1~2월에는 월세 전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1코노미뉴스]는 14일 오전 기업들이 몰려있는 비즈니스 중심가 서울 종로에서 가장 가까운 대학가인 신촌을 찾아갔다. 지하철로 10분정도 이동하니 신촌역이었다. 역에서 다시 도보로 15분여 거리에는 대학가 원룸촌이 펼쳐져 있다. 집에서 회사까지 30분 거리, 청년 1인 가구에게 최적의 주거지다. 강남까지도 1시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신촌 대학가 원룸촌에는 빈방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덕길을 사이에 두고 다닥다닥 붙어져 있는 다세대주택을 보면 설마 방 한 칸 없을까 싶지만, 개업공인중개업소에는 빈방이 없었다.  

실제로 빽빽하게 붙어있던 대학가 원룸 매물 광고는 다 사라진지 오래다. 한 공인중개업소에 창문에는 단 두 장의 매물 광고만 있었다. 

원룸촌에서 마주친 대학생 박예진씨(21, 가명)는 "지난달 간신히 월세를 구했다. 방 구하는데 만 3달 넘게 걸렸다. 방이 없어서 셰어를 선택하는 동기도 여럿 봤다. 월세도 너무 올라서 생활비 부담이 너무 커졌다"고 한탄했다.

또 다른 청년 1인 가구 김준영씨(24, 가명)는 "식비는 아낄 수 있는데 주거비는 고정지출이라 아낄 수 없다"며 "졸업 후에도 1~2년까지는 학교 근처에 머무를 예정이다. 졸업한 선배들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대학가 월세난이 심화하면서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2022년 국토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주거비 과부담(75.8만) 청년의 58.7%는 청년 1인 가구(44.5만)고 수도권(49.3만)에 65%가 거주한다. 최저주거기준 미달(34.3만) 청년의 72.6%는 수도권(24.9만)에 분포한다.

또 부동산 앱 다방이 2021년 조사한 '서울 자치구별 오피스텔 평균 월세' 자료 결과 직장가는 서초구 72만원, 중구 72만원, 강남구 92만원으로 나타났다. 주요 대학이 많은 지역은 마포구 63만원, 동대문구 54만원, 노원구 49만원으로 조사됐다. 상대적으로 대학가 주변 월세가 저렴하다. 

주거비 부담이 커진 요즘, 캠퍼스 캥거루족이 증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캠퍼스 캥거루족은 부모 품이 아닌 대학교(캠퍼스)의 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회초년생을 부르는 말이다.

전문가들은 청년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해소되지 않으면 이런 현상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본다. 청년 1인 가구가 홀로 거주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학업·취업이고, 이들 중 상당수는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어서다. 또 수도권에 몰린 인구는 주요 기업이 모인 자치구로 한 번 더 쏠린다. 전문가들은 청년 주거 정책을 확대하는 방편 외에 좀 더 근본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마포구 대학가의 한 개업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대면수업으로 전환되면서 빈방이 아예 나오지 않는다"며 특히 "종로쪽으로 갈수록 시세가 비싸서 원룸촌을 떠나지 않는 청년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올해 월세가 좀 올랐다. 그나마 대학가는 경쟁이 치열해 상대적으로 덜 오른 편"이라며 "원룸 월세의 경우 이미 1월에 거의 다 나갔다. 2월에는 전쟁이었다. 지금도 월세 문의는 계속 오지만 빈방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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