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알리는 부동산 표지판./사진=신락균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알리는 부동산 표지판./사진=신락균

 

혼자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삶에 있어 많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해 나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1인 가구 수는 급증하지만 아직까지 '혼자서도 잘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서비스는 부족하다. 그래서 1인 가구가 1인 가구에 관심을 갖고 공감과 연대감을 이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1코노미뉴스]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맞춰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에 나가 있는 '1인 가구의 삶'을 날것 그대로 조명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영국 1인 가구 신락균= 영국 런던은 전 세계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기로 소문난 도시 중 하나다. 현재 50대 정도 나이의 중장년층이라면 벌어놓은 돈이 많지는 않더라도 그동안 벌어놓은 돈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르기 전에 미리 집을 구매해서 집 한 채 정도는 소유하고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 이후에 태어난 청년들은 내 집 마련부터가 꿈만 같다. 한국이나 영국이나 집 구할 걱정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한국과 영국의 주거형태는 그 양상이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한국의 경우 원룸이 너무나도 흔한 주거형태이기 때문에 1인 가구가 오롯이 혼자만이 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게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영국은 한국에서 말하는 원룸을 스튜디오(Studio)라고 하는데, 이 스튜디오  주거 형태가 흔하지 않다. 스튜디오가 있기는 하지만 상당히 비싼 주거형태에 속한다. 런던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스튜디오에 거주하면 적게는 월 1,000파운드(160만원)에서 많게는 2,000파운드(320만원)까지 한다. 그래서 영국의 청년들은 대학교에 진학하거나 직장을 구하러 새로운 도시에 정착하면 한 지붕 아래에 거실과 주방을 공유하고 방 한 칸을 빌려 사는 셰어하우스를 많이 택하는 편이다. 영국의 일반적인 집의 형태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뾰족한 지붕을 가진 이층 집에 방이 2-3개 정도 있고 주방이 하나, 화장실이 한두 개 정도 있다. 

필자 역시 현재 가정집의 방 한 칸을 빌려서 살고 있다. 방 한 칸만 쓰기에 한국에서처럼 주방을 내 마음대로 쓰지도 못하고 화장실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이 사는 사람들과 성향이 잘 맞고 서로 배려를 잘한다면 오히려 혼자 사는 외로움을 덜어준다는 장점도 있다. 예전에 거주했던 곳은 서로 다른 국가에서 온 1인 가구 플랫메이트(flatmate)  다섯 명이 같이 살았는데 잘 맞지 않아 힘들었었다. 하지만 현재는 한 가족과 거주하고 있는데 호스트 가족과 잘 맞아서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만족하며 살고 있다.

이번 기고에서는 영국에 유학을 오거나 일자리를 얻어서 영국에 오시는 분들을 위한 월세방 구하기 팁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우선 부동산에 직접 방문해서 매물을 구하는 방법이 있다. 부동산을 통해서 거래하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이런저런 서류 비용, 만만치 않은 중개 수수료를 요구한다. 자금이 넉넉하다면 혹은 집주인과 직접 거래하는 위험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부동산에 맡기는 방법도 있다. 단, 부동산과의 연락은 한국만큼 잘 안 된다. 예를 들어 세탁기에 문제가 생겼을 때 수리를 받으려면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과 연락해야 하는데 연락이 잘되지 않고 부동산 업자들이 영어 원어민이 아닌 경우가 많아서 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런던 윔블던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 사무소 사진./사진=신락균
런던 윔블던에 위치한 부동산 중개 사무소 사진./사진=신락균

 

부동산에 연락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구글맵에 부동산을 검색하거나 온라인을 이용한다면 Rightmove, Zoopla, SpareRoom 같은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부동산에서 올린 매물이 있는데 그 매물을 보고 부동산에 연락하면 된다. Rightmove나 Zoopla는 월세방뿐만 아니라 가정집 전체를 렌트하는 것, 매매, 모기지, 밸류에이션등 말 그대로 부동산의 업무를 거의 다 수행한다. 가족들이 집을 렌트하거나 매매하기 위해서는 좋은 사이트다. 하지만 SpareRoom 같은 경우 말 그대로 남는 방(spare room)을 임대하는 것이기 때문에 집 한 채 전부를 내놓는 매물은 많이 찾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1인 가구의 경우 SpareRoom을 통해서도 충분히 좋은 방과 스튜디오 역시 구할 수 있다. 필자 역시 처음 영국에 유학 왔을 때 SpareRoom을 통해 집주인에게 직접 연락해서 계약을 맺었다. 

부동산을 통해 계약하지 않고 직접 집주인에게 연락해서 계약하는 방법이 있다. 중개 수수료도 없다. 계약은 집주인과 직접 한다. 하지만 임차인을 보호해 줄 수 있는 장치는 없으며, 부동산처럼 계약을 꼼꼼하게 하는 것도 아니니 위험부담이 있기는 하다. 영국에서 집주인과 직접 계약하는 일이 다반사다. 집주인 연락 역시 어렵지 않다. 집주인이 직접 위에 언급한 홈페이지를 통해 매물을 업로드하기 때문에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진이 마음에 들면 직접 연락해서 날짜를 잡고 매물을 살펴보면(viewing) 된다.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알리는 부동산 표지판./사진=신락균
집이 매물로 나왔다는 것을 알리는 부동산 표지판./사진=신락균

 

한인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는 사람이 되어도 좋고 온라인 한인 커뮤니티(영국사랑, 페이스북 등)를 통해 월세방을 찾아볼 수 있다. 매물을 살펴보면 가정집인데 남는 방 하나를 매물로 내놓은 경우가 많다. 부동산을 통해 하지 않는 현금거래다. 한인과 거래하기 때문에 왠지 모르게 안정감을 갖게 되고 모든 소통이 한국어로 가능하니 소통이 편하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신원확인(레퍼런스)을 요구한다는지 등의 절차가 생략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인이라는 것을 이용하는 악덕 집주인도 있을 수 있으니 무조건적으로 신뢰하지는 말기를 바란다. 만약 한인들과 거래를 하고 싶다면 전혀 모르는 한인보다는 어느 정도 친분이 있고 신뢰가 생긴 사람들과 거래를 하기 바란다. 친분이 있는 한인 가정집에 남는 방이 있다면 그들과 잘 이야기를 해서 렌트를 내고 거주하는 것을 가장 추천한다. 

어디에 살든 반드시 필요한 것이 몸을 누일 수 있는 주거공간이다. 하지만 낯선 타국에서 집을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 않고 지인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방을 구하는 것은 생각보다 많은 위험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다. 그렇기에 한국에서 집을 구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을 신경 써야 하고 조심해야 한다. 집을 보러 갔을 때에도 집주인이 괜찮은 사람인지, 집에 숨겨진 하자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 미리 체크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을 강력히 권한다. 또한 계약을 맺을 때에도 서류를 꼼꼼하게 읽고 모든 의문이 해결되었을 때 서명하기를 권한다.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