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사진=미리캔버스/디자인=안지호 기자

"혼자 생활하기도 빠듯한데, 적금은 포기했어요."-청년 1인 가구 이동현씨(27·가명)

지난해 2월 청년층을 위해 마련한 '청년희망적금' 중도 해지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

청년희망적금은 종합 소득 2600만원 이하인 만 19세~34세 청년들을 대상으로 저축 장려와 장기적, 안정적 자산관리행태 형성을 위한 저축장려금 지원 금융 상품이다. 월 최대 50만원 2년 만기 적금으로, 최대 연 10% 상당의 고금리 이자를 지원하면서 출시 당시 가입자 286만8000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속적인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 악화로 매월 일정 금액을 납부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청년이 늘면서 중도 해지자가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3분기 가입자는 256만 7000여명이었다. 이후 12월 말 4분기 가입자는 241만4000명으로 더 줄었다. 가입 후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무려 45만4000명이 중도해지를 선택한 것이다.

그 중 청년 1인 가구는 적금 중도 해지를 두고 아까워도 어쩔 수 없다는 반응이다. 대출, 주거비, 생활비, 교통비 등 온전히 스스로가 해결해야 하는 상황에서  적금에 대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서울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1인 가구 신영태(31·가명) 씨는 "청년희망적금 가입 후 매월 50만원씩 꾸준히 넣고 있었지만, 지난해 12월 중도 해지했다"면서 "월급은 변동이 없는데 대출이자, 주거비에 생활비까지 물가는 몸이 느낄 정도로 비싸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청년 1인 가구 허우성(29.가명)씨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허 씨는 "청년희망적금 조건이 너무 좋아서 들었다"면서도 "아끼고 아낀다고 해도 기본 생활 부분에서 버티질 못해 최근 중도 해지했다. 많이 아깝긴 하지만, 해지 후 단기 적금이라도 넣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청년희망적금 해지와 관련 글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청년희망적금 마지노선 나이라 가입했는데, 하반기 금리 폭등으로 그냥 해지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2년 매달 50씩 넣어서 100만원 주는거면, 물론 땅 파서 10원 한 장 안 나오는 건 사실이지만, 2년이라는 시간 동안 1200만원이 맞는 건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6월 출시될 예정인 윤석열 정부의 청년도약계좌가 주목받을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만 19세~34세 가입자가 최대 월 70만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만기는 5년이다. 개인소득 기준과 가구소득 기준을 충족하면 가입할 수 있다. 개인소득 기준은 총급여 6000만원 이하인 경우 정부기여금 지급과 비과세가 적용된다. 6000~7500만원은 비과세만 적용된다. 가구소득 기준은 중위 180% 이하다. 

직장인 김동영(32.가명)씨는 "2년도 버티기 힘든 상황 속에서 5년이라는 기간 동안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학자금 대출이나 생활비 등 청년 1인 가구가 겪는 부담이 커 쉽지 않아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1코노미뉴스=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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