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미리캔버스
사진=미리캔버스

#. 채소 박스 정기구독 이용자인 20대 1인 가구 여성 손민정(가명)씨는 최근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이 못난이 채소 박스를 이용한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도 따라 이용해 봤다. 손 씨는 "샐러드를 매끼 식탁에 올리는 편이라 샐러드용 채소를 주기적으로 주문하는데 종류도 다양하고 질도 좋다. 무엇보다도 취지가 좋으니 계속 이용하게 될 것 같다"며 만족해했다.

#. 40대 남성 박종서(가명)씨는 벌써 1년 넘게 채소·과일 정기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박 씨는 "채소 박스로 제철 채소를 보내주는데 쉽게 접근 가능한 기본적인 채소들이 아니라 새로운 요리를 도전해 보게 한다"며 "채소의 구성이나 질, 편의성을 생각하면 가성비가 진짜 좋다"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과일 박스의 양은 2인 가구가 2주에 한 번 정도 받으면 적당한 양"이라고 덧붙였다.

# 30대 여성 이용자 임태희(가명)씨 역시 "다양한 채소와 요리법이 같이 와서 안 해본 요리도 은근 해 보게 되고 영양소도 고루고루 채울 수 있어서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기농이라 엄청 신선하다"며 칭찬했다.

고물가로 건강 챙기기가 쉽지 않은 요즘 1인 가구 사이에서 채소·과일을 배달해 주는 못난이 채소 박스가 인기다. 구독 서비스로 편리하고 신선한 채소를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어서다. 

채소 박스는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의 하나다.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은 매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 FIS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시장 규모는 약 530억 달러(한화 약 70조원)로 추산된다.

못난이 농산물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판매되기 어려운 모양, 크기, 색상 등으로 인해 무시되거나 버려지기 쉬운 농산물을 뜻한다. 맛이나 영양가는 평범한 채소와 다르지 않지만, 미관상 안 좋다는 이유만으로 쉽게 버려져 왔다.

이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못난이 농산물 소비를 통한 업사이클링 푸드 산업이 등장했다. 

국내에서도 관련 기업이 늘면서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주 소비층은 고물가 상황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다. 구독 서비스에 익숙하고,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를 추구하는 1인 가구의 취향을 저격한 결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20일 기준 적상추 4㎏의 평균 도매가격은 1만 7020원으로 전년 대비 20.40% 증가했다. 풋고추 10㎏의 평균 도매가격은 7만 5440원으로 전년 대비 26.07% 늘었다. 양파 15㎏의 평균 도매가격은 2만 1620원으로 전년 대비 145.95% 늘어 상당한 상승률을 보였다.

언밸런스 마켓의 대표 상품인 못난이 농산물 꾸러미 과일 야채 채소 박스./ 사진 = 언밸런스 마켓 홈페이지 이미지 캡처
언밸런스 마켓의 대표 상품인 못난이 농산물 꾸러미 과일 야채 채소 박스./ 사진 = 언밸런스 마켓 홈페이지 이미지 캡처

이러한 고물가 상황이 부담스러운 1인 가구의 발길이 채소 박스로 향하고 있다.

채소 박스는 시중에서 유통되는 일반채소에 비해 2~30%가량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 소량으로 배달받을 수 있다. 여기에 지구를 지키는 업사이클링 스토리까지 더해져 특색을 갖췄다.

구체적으로 채소 박스는 소비자 가구의 특성에 맞게 박스의 사이즈를 선택할 수 있다. 1~2인 가구 기준으로는 채소 4~5개 정도(과일 1~2개 포함), 3~4인 가구 기준으로는 9~10개 정도가 배송된다. 채소 박스 품목은 매주 정해진 시간에 미리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소비자는 품목을 보고 원하는 구성으로 자유롭게 바꿀 수도 있고 비선호 채소를 미리 배송에서 제외시킬 수도 있다.

소비자들은 신선한 채소들과 함께 한 주의 레시피 페이퍼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AI가 소비자의 취향을 분석해 맞춤 레시피를 추천해 주는 서비스도 생겼다.

또 소비자들끼리 온라인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레시피를 직접 찍어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로 작용한다.

못난이 농산물 꾸러미를 판매하는 언밸런스 마켓 관계자는 "마켓을 운영한 지 1년 정도 됐는데 요근래 들어서 이용자가 많이 늘었다. 30~40대가 주 이용층이고 80% 정도가 여성 고객인데 주로 소량의 채소를 배송하는 싱글 박스를 구매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용자들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언밸런스 마켓 이용자 A씨는 "방송을 보고 워낙 관심 있는 분야고 취지도 좋아 구매하게 됐다. 구성을 미리 카톡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편리했고 다양한 채소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채소 상태가 싱싱하고 좋아서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음식물 쓰레기를 남기지 않아도 돼서 좋다"고 후기를 남겼다.

또 다른 이용자 B씨도 "오늘은 뭘 해 먹지 항상 고민이었는데 채소 꾸러미를 받고 나니 이 식재료로 뭘 만들까로 생각이 바뀌어서 음식하기 훨씬 쉬워졌다"며 "재료 걱정을 안 해도 되고 소량씩 다양하게 들어있으니 종종 구매할 것 같다"고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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