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 "작년 1월 이른 새벽 화장실에 갔다가 넘어져 넓적다리(대퇴부)가 골절돼 수술받았다. 넘어지고 발가락조차 움직일 힘이 없어 누워있는데, '이러다가 죽겠다' 싶어 살려달라고 소리를 질렀다. 다행히 바로 옆집에서 소리를 듣고 와줘서 살았다."-고령 1인 가구 박순녀(70·가명)씨

고령 1인 가구가 늘면서 일상생활 중 발생하는 안전사고가 사고자의 목숨까지 위협하는 일이 늘고 있다. 

26일 통계청의 독거노인비율에 따르면 2022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00만명에 달한다. 그중 독거노인은 187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독거노인 가구 비율은 2016년 18.8%에서 2022년 20.8%로 2%포인트 올랐다.

혼자 거주하는 독거노인의 경우 낙상, 넘어짐 등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다. 특히 안전사고가 발생했을 때 독거노인은 대처하기가 매우 어려워 생명까지 위협받는 단계까지 올 수 있다.

고령자는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체력이 저하되어 일반 성인보다 안전사고 발생률이 높다. 그중 65세 이상 노인은 각종 사고로 인해 머리, 다리 등 손상을 입거나 골절이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또한 한번 다치면 회복 기간이 더뎌 치료시간이 오래 걸린다. 부상이 심할 경우 저혈압, 저산소증 등 2차 손상의 발생위험이 높아 병원 이송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최근 4년(2018~2021년)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고령자 안전사고는 2만3561건이다. 그중 고령자 안전사고의 62.7%(1만4778건)가 낙상사고로 단순 골절에 그치지 않고 생명까지 위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은 신체능력의 저하로 주로 주택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따라 고령자 낙상사고도 주로 주택에서 발생(1만1055건)했다. 이외에도 욕실에서 미끄러지거나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례가 많았다. 낙상사고로 머리·뇌를 다치는 경우(3014건)가 가장 많았고, 나이가 많을수록 손목 골절보다 둔부 골절이 늘어났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 자료를 보면 지난해 8월 독거노인 A(71·가명)씨는 침대에서 일어나던 중 낙상하여 뇌진탕을 입었다. 독거노인 B(90·가명)씨도 방에서 일어나는 중 미끄러지면서 엉덩이를 찧은 후 타박상을 입었다. 

◇고령 1인 가구,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신청하세요

이러한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욕실이나 화장실 바닥 등 미끄러질 위험이 있는 공간에는 미끄럼방지 매트 등을 깔아 미끄럼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또한 거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령층은 집안 곳곳에 손잡이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긴급 상황 발생 시 가족이나 타인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비상벨을 설치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원서비스로는 '응급안전안심서비스'가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독거노인 가구를 대상으로 응급안전안심서비스 장비 지원에 나선 바 있다. 3월 10일까지 대상자 10만 가구 발굴을 위한 집중신청 기간을 운영했다.

응급안전안심서비스는 대상자 가정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장비를 설치해 화재, 낙상 등 응급상황 발생 시 119에 신속한 연결을 돕는다. 이에따라 신속한 구조가 가능하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지난해 독거노인 등 가정에서 발생한 총 2만4000여건의 응급상황을 119와 응급관리요원이 신속하게 파악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했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혼자생활하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기초연금수급자 또는 기초지자체장이 생활 여건 및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상시 보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노인은 응급안전안심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장비는 지자체별 행정복지 센터나 지역 센터를 통해 문의하면 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통계청의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매년 1만명 이상의 고령자가 낙상으로 사망하고 있다"면서 "이처럼 고령자의 낙상사고는 단순 골절에 그치지 않고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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