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1코노미뉴스, 농심 사진 캡쳐
사진 = 1코노미뉴스, 농심 사진 캡쳐

발암물질 검출로 국제적 K-푸드 열풍에 찬물을 끼얹을 뻔한 농심이 식품안전에 기여한 공로로 훈장을 받으면서, 공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식약처에 따르면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는 '제22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 훈장을 받았다. 

식품안전의 날은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 인식 제고와 공감대 형성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병학 대표는 나트륨 줄이기 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중소 협력사들과 상생 경영으로 식품 산업 발전에 이바지한 점을 인정 받아 동탑산업 훈장을 받았다. 

그런데 농심은 무려 두 번이나 발암물질 사태를 일으켰고, 그 원인 규명도 '자연 발생 가능성'이라는 명확하지 않은 설명이 전부다. 

이에 일각에서는 해외 수출 라면에서 두 번이나 발암물질 사태를 일으킨 농심이 훈장을 받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심은 올 1월 대만 당국으로부터 '신라면 블랙 두부김치 사발'에서 발암물질인 에틸렌옥사이드(EO)가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은 바 있다. 

당시 농심은 발암물질 EO가 아닌 2-클로로에탄올(2-CE)이 검출된 것이라며 이는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생길 수 있는 성분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지는 못했다.

문제가 되는 물질이 왜 발생했는지 정확한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뿐더러 농심의 '안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말조차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길이 없어서다.

앞서 농심이 독일에 수출한 '모듬해물탕면' 역시 2-CE가 검출된 바 있다.

유럽연합 식품사료신속경보(RASFF) 시스템은 해당 라면에서 검출된 에틸렌옥사이드(EO)가 유럽연합 허용 기준치(0.05ppm)의 최대 148배를 초과한다며 각국에 전량 회수를 통보했다.

유럽과 대만은 유해물질인 2-CE를 발암물질인 EO의 대사 산물로 보고 2-CE가 있다면 농약 EO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시민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농심의 대만 발암물질 적발 사태에 대해 처음이 아닌 만큼 재발 방지 약속만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런데도 농심은 여전히 똑같은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농심 관계자는 "원인까지는 확인을 못 했지만, 내부 프로세스에서 분석을 강화해 문제가 될 수 있는 성분의 수치가 나오면 그 원료는 안 쓰는 식으로 안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연에서 발생이 가능한 물질이라고 말한 것은 식약처에서 낸 관련 보도자료에서 나온 멘트를 참고해서 말한 부분이다"고 전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 관계자는 "당시에 대만에서 이 제품이 문제가 됐기 때문에 전량 회수가 됐던 거다. 검출된 성분이 발암물질이 아니며 국내에 판매되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단순하게 해명하는 것으로는 소비자들의 의구심을 완전히 해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외국에서 판매된 제품은 전량 회수되고 폐기될 정도로 문제가 됐던 게 확실한데 소비자들에게 정말 문제가 없다는 성분치나 이런 걸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포상과 관련해서는 "말그대로 식품안전의 날인데 단순히 유명하고 대표적인 식품 기업인거랑 식품 안전에 기여한 거랑은 차이가 있지 않나. 무슨 기준으로 그런 상을 주는 건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2일 개최한 '제22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여 받았다. / 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튜브 영상 캡쳐
이병학 농심 대표이사(왼쪽에서 두 번째)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12일 개최한 '제22회 식품안전의 날' 기념식에서 동탑산업훈장을 수여 받았다. / 사진 = 식품의약품안전처 유튜브 영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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