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사진 = 효성그룹
효성그룹 조현준 회장./ 사진 = 효성그룹

올해 들어 효성그룹 신소재 계열사들의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핵심 계열사가 업황불안으로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등 조현준 회장의 리더십 역시 흔들리고 있다. 

조 회장이 이끄는 효성그룹은 호실적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조 회장에게 '대한민국 경영자대상'을 안겼던 신사업 4개 계열사의 재무건전성은 악화됐다. 특히 효성화학은 부채비율이 1만%에 가까울 정도로 충격적인 상황에 직면하면서 자본잠식 우려마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효성화학·효성중공업·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 주요 계열사 4형제 중 재무 상태가 가장 심각한 건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효성화학이다. 

올 1분기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3조2764억원, 부채비율은 9940.57%로 집계됐다. 부채비율은 2021년(2631.81%) 대비 7302.76%포인트 급증했다. 

효성화학은 유동비율도 크다. 1분기 말 기준 효성화학의 연결기준 유동자산은 9971억원, 유동부채는 1조7921억원이다. 

이 같은 재무건전성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는 자본잠식에 빠진 베트남 법인 효성비나케미칼이 지목된다.

효성비나케미칼의 1분기 말 기준 부채는 1조845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기말(1조7794억원) 대비 3.69% 늘은 수치다.

이에 효성화학은 효성비나케미칼에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금을 늘리고 있다. 효성화학은 지난달 1597억원 규모의 추가 유증을 결정했다.

효성화학 다음으로 부채비율이 높은 건 효성중공업이다.

올 1분기 효성중공업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3조6783억원으로 지난해 말(3조5903억원)보다 2.45% 늘었다. 부채비율은 337.44%로 지난해 2분기부터 이미 300%대를 넘었다.

효성첨단소재·효성티앤씨도 재무건전성이 어두운 건 마찬가지다.

올 1분기 효성첨단소재의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2조2794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1352억원)보다 6.75% 늘었다. 부채비율은 299.91%로 지난해 말(367.04%)보다 67.13%포인트 증가했다.

효성티앤씨는 같은 기간 부채총계 2조9521억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지난해 말(2조8044억원)보다 늘었다. 부채비율은 189%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재무 개선이 여전히 시급한 수준이다.

이에 효성티앤씨는 최근 회계사 출신 외부인사를 영입해 재무실장에 임명하는 등 재무 개선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공략 중인 베트남 상황도 밝지만은 않다. 

베트남은 올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둔화가 예상된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베트남 경제 수정보고서에 따르면 베트남의 2분기 GDP 성장률은 1.5%로 1분기(3.32%)보다 더 둔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보고서는 1·2분기 성장률이 올해 전체 성장률 전망치인 6.5%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평가했다.

1분기 GDP 성장률인 3.32%는 최근 12년 중 두 번째로 낮은 수치였다. 이는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성장률인 3.21%와 근소한 차이다. 앞서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은 베트남의 2023년 GDP 성장률 전망치를 7.2%에서 6.5%로 하향 조정한 바 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 국빈 방문 수행 경제사절단으로 베트남을 찾은 조현준 회장은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주재 한국 재벌 총수 간담회에서 "효성은 베트남을 전략 시장으로 간주하고 있다. 향후 100년 동안 회사의 미래를 베트남에서 도모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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