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연고가 없는 독거노인의 재산을 노린 범죄가 기승이다. 이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또 다른 사회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6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3년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는 950만명에 달한다. 이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322만명 증가한 수치다. 

고령 인구가 늘면서 노인 관련 범죄도 증가했다. 대검찰청 범죄 통계표를 보면 61세 이상 재산 피해 건수는 2015년 5만9447건에서 2021년 7만9188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대체로 신체·정신 건강 상태, 사회적 교류, 인지기능 등이 비독거노인보다 더 낮은 경향을 보인다. 이에 독거노인의 건강을 잘 챙겨주는 등 친밀도를 형성해 재산을 노리는 범죄가 많아지고 있다.

최근 80대 여성 독거노인 A씨의 조카 행세를 하며 무려 10년 동안 독거노인의 집에 무단거주한 남성 B씨(65)가 경찰에 붙잡혔다. 남성은 과거 공공근로 집수리 사업에 참여해 장애가 있는 A씨의 사연을 알게됐고, 친밀감을 형성해 접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B씨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입신고까지 마친 것으로 파악돼 연고가 없는 A씨가 사망할 경우 재산까지 물려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동안 A씨는 여러번 B씨에게 집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듣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거주지 주변 파출소를 찾아 집을 팔고 자신을 요양병원에 보내달라고 신고하면서 B씨의 범죄가 드러났다.

이 밖에도 우연히 만난 독거노인에게 자신이 요양원 관계자라고 속여 3000만원에 달하는 돈을 갈취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치매 증상으로 판단력이 흐려진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재산을 가로채는 경우도 있다.

요양보호사로 C(60대·여)씨는 자신이 돌보는 독거노인 D(70대·여)씨 치매증상이 심해지자 D씨의 통장을 훔쳐 현금을 갈취했다. 2년 동안 훔친 금액은 무려 3000만원에 달한다. C 씨의 범행은 해외에서 살고있던 D 씨의 딸이 찾아오면서 발각됐다. 하지만 C씨는 "오히려 D씨가 통장을 맡기면서 필요할 때 쓰라고 했다"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은 고령 1인 가구 증가와 경기침체 등이 겹치면서 고령층을 대상으로 하는 사기 범죄가 크게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재훈 서울여자대학교 교수는 "우리 사회는 고령화를 보다 심각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면서 "고령 1인 가구 급증으로 다양한 사회문제가 대두될 수 있어 대응책이 시급하다"라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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