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 정지우(여, 32) 씨는 올여름 '혼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여행 유튜버들처럼 가볍게 여행을 떠나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자유롭게 여행을 즐기는 것이 로망이다. 혼행이 처음이라 해외는 부담스러운 정 씨는 여름 휴가 기간, 서울에서 KTX를 타고 부산으로 이동해, 남해 일대를 돌고 목포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올 계획이다. 정 씨는 "해외여행은 아직 혼자 떠나는데 두려움이 있고, 제주도는 너무 비싸서 차라리 남해 투어를 다녀오기로 했다"며 "여럿이 가는 여행도 즐겁지만, 이번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최대한 이용하며 혼행을 즐겨보려 한다"고 전했다. 

나홀로 떠나는 여행(혼행)은 코로나19 확산 전후 여행 트렌드의 한 축이 됐다. 올해도 많은 여행플랫폼에서 '1인 여행', '혼행'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유튜브 등을 통해 홀로 여행하는 콘텐츠를 자주 접한 20·30대 1인 가구 사이에서는 혼행 성향이 더 짙게 나타난다. 혼밥, 혼술 문화가 익숙하고, 게스트하우스 등에 대한 거부감이 낮아서다. 

이렇다 보니 주요 해외 관광청에는 혼자 휴가를 보내기 좋은 여행지 소개, 혼행 관련 팁 등이 많다. 홀로 해외여행을 떠나려는 국내 여행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다. 

주요 관광청의 나홀로 떠나는 여행 관련 팁을 살펴보는 특이점이 있다. '유연하게' 계획을 짜고, '현지인처럼' 여행을 하라는 점이다. 

사전에 촘촘하게 계획된 일정표에 따라 단체로 바쁘게 돌아다니는 단체 관광과는 확연하게 다른 점이다. 

일례로 호주관광청의 경우 나홀로 여행객이라면 여행 계획을 세울 때 유연하게 바꿀 만한 여지를 남겨둘 것을 추전한다. 현지에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 함께 도시를 둘러보거나 대자연이 주는 기쁨을 여유롭게 즐겨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현지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현지인이 찾는 맛집과 시장 등을 이용하며 여행지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도록 코스를 짜는 것을 추천한다. 낯선 도시에서 즐기는 워킹투어, 현지인과 함께하는 각종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도 하나의 재미다. 

물론 혼자 떠나는 여행인 만큼 위험지역 등에 대한 정보는 반드시 사전에 숙지할 것을 경고한다. 

여행사가 판매하는 혼행 패키지도 늘었다. 기존의 단체 패키지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1인 단위로 여행비용이 책정되고 '노쇼핑' '자유일정' 등이 차별점이다. 주로 동남아 상품이 많다. 

이창민 하이스트여행 대표는 "자유여행을 찾는 고객 중 나홀로 여행을 생각하는 이들이 늘었다. 아무래도 처음 떠나는 여행지다 보니 계획을 짜기에 어려움이 있어 여행사를 통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지인의 삶을 보다 밀접하게 느껴보고 여유롭게 여행을 즐기기를 원하는 성향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행의 경우 나홀로 여행을 준비하기가 쉬워 혼행 패키지는 거의 없다.  

여름 휴가철 국내 혼행 추천지는 강원도 양양 서퍼 비치가 인기다. 서핑 명소로 떠오르면서 MZ세대의 발걸음이 크게 증가한 지역이다. 서핑 체험, 휴양, 속초 일대 관광까지 3박자를 두루 갖췄다. 

충북 단양도 감성 여행코스로 관심을 얻고 있다. 교통이 잘되어 있어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하고 만천하스카이워크, 단양강 잔도 등 SNS에서 많이 등장하는 여행 명소도 있다. 

도심을 떠나 시원한 촌캉스를 즐기고자 한다면 경남 밀양을 추천한다. 밀양 8경으로 꼽히는 위양지와 한여름에도 얼음이 언다는 얼음골, 다양한 한옥숙소가 있다.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시골 감성을 즐길 수 있다. 

트래킹을 즐긴다면 전남 여수 거문도 동백꽃섬길이 있다. 거문도 최고의 전망포인트로 거문도 고도 어촌마을에서 삼호교, 해수욕장, 수월산, 거문도 등대로 이어지는 1시간가량의 코스를 즐길 수 있다. 경남 통영도 트래킹으로 유명하다. 매물도 해품길은 5.2km가량 되는데 수국꽃과 탁 트인 바다 풍경을 보며 걸을 수 있다. 강원도 홍천 수타사 산소길도 평탄한 편이어서 가벼운 트래킹을 즐기기 좋다. 거리는 4~6km 정도로 수타계곡 물길을 따라 걷는 코스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