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이하 고용률 5개월 연속 마이너스
"취업 늦어져 목돈 없고, 결혼 미뤄"

참고 이미지./사진=미리캔버스
참고 이미지./사진=미리캔버스

저출산 문제가 심각성을 더해가는 가운데 청년 취업마저 꽉 막혀 1인 가구의 삶을 고달프게 하고 있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고용률은 63.5%로 동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는 고용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고 자평했지만, 청년층만 놓고 보면 한겨울이 따로 없다. 

지난달 만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394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7000명, 전월 대비 9만9000명 각각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이후 8개월 연속 감소세다.

청년인구 자체가 감소해 취업자 수 역시 줄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인구 변화 영향을 반영한 고용률을 보면 그렇지 않다. 

전체 청년 인구 중 취업자 비율인 고용률은 47.0%를 기록했다. 지난 2월 -0.4%를 시작으로 5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청년 2명 중 1명은 취업하지 못한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는 형국이다.   

또 15~29세 중 '쉬었음' 인구는 전년 동월 대비 1만8000명(5.0%) 늘어난 38만6000명을 기록했다. 

서운주 사회통계국장이 12일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1코노미뉴스
서운주 사회통계국장이 12일 '6월 고용동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1코노미뉴스

이처럼 20대에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30대 이후에도 경제적 부담을 느끼게 되고, 이로인해 청년층이 결혼생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품는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다. 결혼에 대한 인식 자체가 비관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기획성 통계자료인 '저출산과 우리 사회의 변화'를 보면 2020년 기준 25~49세 인구 중 혼인 경험이 있는 남자는 52.9%, 여자는 67.1%로 집계됐다. 결혼 적령기 남성의 절반가량은 미혼이란 의미다. 

결혼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경제적 부담이 꼽힌다. 청년 취업난이 저출산 문제의 선결과제인 셈이다. 

현재 홀로 거주하고 있는 20·30대 청년 1인 가구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30대 1인 가구 정준호 씨는 "매달 월급이 들어오면 학자금 대출, 전세자금 대출, 신용카드, 마이너스 통장 이자 갚느라 바쁘다"며 "취업이 늦어지면서 아무래도 목돈을 모을 여유도 없었고, 내 앞가림도 못하는데 결혼을 어떻게 생각하냐"고 토로했다. 

또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20대 1인 가구 최은정 씨도 "취준생부터 탈출하고 싶다. 요즘에는 맞벌이가 기본이라 취업 못 하면 결혼도 못 한다고 한다"며 "결혼 생각은 있지만, 일도 좀 하고 목돈도 좀 모으고 30대 후반정도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청년층의 인식이 고착화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겸임교수는 "청년들이 결혼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보다 경제력 등이 갖춰지지 않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제적인 부분이나 개인 삶의 질 등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전영수 한양대학교 교수는 "요즘 사회에서 평범한 청년층은 결혼 조차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출산장려금 같은 정책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며 "청년들이 결혼할 마음이 들도록 취업난 등 기초적인 경제적 요건부터 해소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