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플러스서울 내부에 자립준비청년이 직접 그린 미술작품과 영카페가 준비 돼 있다./사진=안지호 기자
영플러스서울 내부에 자립준비청년이 직접 그린 미술작품과 영카페가 준비 돼 있다./사진=안지호 기자

"자립준비청년이 혼자서 모든 것을 헤쳐 나가야 하는데, 하나부터 열까지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누군가가 있어 주는 것이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14일 [1코노미뉴스]와 만난 어진희 자립지원팀장의 말이다. 서울시에서만 매년 약 260명이 자립준비청년들이 사회에 나오고 있다. 이들의 첫 출발을 지원하는 '영플러스서울'(0+SEOUL)을 용산구에 지난 6일 개소했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양육시설, 그룹홈, 가정위탁시설 등에서 생활하다가 18세가 되면(본인이 희망하는 경우 24세까지 연장 가능) 시설에서 나와 홀로서기를 하는 청년을 말한다. 

영플러스서울은 자립준비청년의 소통공간 Cafe0(카페 영)과 역량교육,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공간 +SEOUL(플러스서울)을 합친 말이다. 자립준비청년(0-young)들이 이곳에서 미래를 꿈꾸고 준비하는 과정에 서울시가 함께(+)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영플러스서울 영카페./사진=안지호 기자
영플러스서울 영카페./사진=안지호 기자

이곳에선 자립준비청년들이 심리·정서 상담부터 주거·생활 안정, 일자리·진로, 교육 등 다양한 지원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앞서 서울시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사업을 2006년부터 펼치고 있다. 서울시아동복지자립지원센터를 운영을 시작으로 퇴소아동 자립형 그룹홈 설치, 자립지원사업단 위탁 운영, 2022년 11월 11일 자립지원전담기관이 개소된 바 있다.

이번 영플러스서울은 자립지원전담기관 사무공간뿐만 아니라 자립준비청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전용공간을 마련하여 한 자리에서 모든 지원이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이와 관련 이재유 팀장은 자립준비청년이 다양한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해결책을 찾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자립준비청년들 중 대학교 공부도 하면서 취업도 잘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인 공허함을 느끼거나 요즘 같이 비가 많이 오는 날 침수 피해를 입을 경우 등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누군가에게 연락을 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저희 같은 전담 기관이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플러스서울 개소를 바탕으로 자립준비청년 지원이 보다 활발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김진영 팀장은 "영플러스서울이 개소한지는 일주일밖에 되지 않았지만 각 구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이곳에 마련된 상담실을 편하게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또한 이곳에는 자립 준비 청년들이 예비 청년부터 만든 작품을 전시해 본인의 작품이 걸려 있으면 뿌듯해하기도 한다"라고 심정을 드러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그린 미술작품과 제작한 굿즈 상품들./사진=안지호 기자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그린 미술작품과 제작한 굿즈 상품들./사진=안지호 기자

실제로 영플러스서울 복도에는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접 그린 미술작품이나, 다양한 굿즈상품이 진열되어 있다.

이러한 작품을 바탕으로 김진영 팀장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시각을 너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현재 바람개비 서포터즈를 담당하고 있다.

바람개비 서포터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다. 자립 선배와 전문가가 멘토링으로 나서서 심리, 정서적 지지를 하며, 자립준비청년의 건강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김 팀장은 "자립준비청년에 대해 부정적으로 비치는 경우가 많은데, 오히려 바람개비 서포터를 통해서 만난 자립준비청년들의 모습은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청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거나 이런 어두운 측면 한두가지가 너무 부각되고, 이런 측면에서 모든 자립준비청년들이 어두운 느낌으로만 표현되는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바람개비 서포터즈 그룹은 자립 선배들이 자신의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눠주려고 노력하고 그런 부분을 착실하게 운영하고 있다. 또 청년들이 어떻게 하면 더 자기가 겪었던 어려움을 후배들이 겪지 않게 할까 그런 것들을 스스로가 노력하고 질문하고 해답을 찾는 과정을 옆에서 봐왔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자립지원전담기관에는 24명의 관계자들이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24시간 상담전화부터 사후관리, 자립지원통합서비스, 바람개비 서포터즈 등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 구마다 자립준비청년 지원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

서울시자립지원전담기관 카카오톡 채널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서울시자립지원전담기관 카카오톡 채널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이 밖에도 이재유 팀장은 카카오톡을 활용한 자립지원전담기관 전용 채널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카카오톡 채널 '서울시자립지원전담기관'에서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프로그램, 정보, 소식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라고 소개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시설을 나와 홀로서기에서 가장 큰 난관에 부딪히는 경우가 주거빈곤이다. 현재 1500만원의 자립지원금이 제공되고 있지만, 주거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에 대해 김진영 팀장은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LH나 SH주거 정책이 있다. 하지만 정책에 대해 전혀 모르거나 안다고 해도 절차를 어렵게 생각하고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부분들을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영플러스서울에 마련된 영카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영플러스서울에 마련된 영카페 모습./사진=안지호 기자

또한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희망하는 정책 내용에 대해서도 의견을 내놨다.

이재유 팀장은 "최근 자립준비청년들의 자립 정착금도 많이 오르고, 수당도 생기고 하다 보니 그에 못지않게 그런 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직적인 사기범죄가 많이 늘어나는 것 같다. 또한 의도치 않게 범죄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그랬을 때 이들을 위한 법률 지원이나 변호사 상담이라든지, 경찰 조사에 들어갔을 때 대처와 같은 부분에서 동행할 수 있는 전담 변호사와 같은 분들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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