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단기적 지원 말고 양질 일자리 연계 필요"

(오른쪽)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위한 영플러스서울 영카페의 모습./사진=미리캔버스, 1코노미뉴스
(오른쪽)자립준비청년 지원을 위한 영플러스서울 영카페의 모습./사진=미리캔버스, 1코노미뉴스

또 하나의 1인 가구, 자립준비청년의 안정적 사회진출을 위한 지원 현실화 요구에 서울시가 응했다. 자립정착금을 전국 지자체 최초로 2000만원으로 상향하고 월 교통비로 6만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24일 서울시는 '자립준비청년 자립지원 강화계획 3.0'을 공개했다. 안정된 심리정서 자립 생활과 생활 안정, 맞춤 진로까지 촘촘한 지지 체계를 구축한다는 내용이다. 

자립준비청년은 아동복지시설 및 가정위탁으로 보호를 받다가 시설에서 나와 홀로 생활을 시작하는 청년을 말한다. 위탁아동은 만 18세가 되면 독립해야 하는데 법적으로 희망 시에는 만 24세까지 연장가능하다.  

최근 몇년간 자립준비청년 지원 강화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급격하게 물가가 치솟았고, 전·월세 시세와 관리비 등 주거비 부담 역시 커져서다.

결국 보호연장종료로 사회에 나오게 되는 자립준비청년의 상당수가 경제적·심리적 부담으로 홀로서기에 실패하는 사례가 여전히 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서울시는 사회적 요구에 맞춰 자립정착금을 높이고 대중교통비도 일부 지원하기로 했다. 먼저 내년 1월 기준 보호종료 대상에게 자립정착금을 기존 15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고물가, 주거비 상승 등을 반영한 결과다. 

자립정착금은 2021년 500만원에 불과했다. 이후 지난해 1000만원, 올해 1500만원으로 올랐다. 

대중교통비 지원은 오는 9월부터 이뤄진다. 월 6만원이 주어진다. 단 중앙부처 및 서울시에서 시행하는 다른 사업을 통해 이미 교통비를 지원받는 경우 제외된다. 

이외에도 시는 보호연장아동을 위한 꿈나무하우스 2개소를 기능 전환해 전용공간으로 확보하고 각종 지원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개인별 맞춤 진로 지원과 실생활에 필요한 '배움마켓'을 도입한다. 사기, 임금체불, 고립 등 자립준비청년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문 솔루션과 지원 전담인력도 채용한다. 심리적인 부분에서는 100인 멘토단, 각종 문화·힐링 프로그램, 자립생활 선배 또는 친구간 관계망 형성을 위한 '자립캠프' 등도 운영한다. 

종합적인 자립지원 정책이지만, 이는 서울시 자립준비청년에만 해당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은 매년 약 2600명이 사회에 나온다. 이 중 서울에서는 260여명이 독립하고 있다. 

서울을 포함해 대부분 지자체는 올해 자립정착금으로 1500만원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서울시의 이번 조치에 영향을 받은 지자체들이 내년 정착금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별도로 지급되는 자립수당은 월 40만원으로 5년간 지원된다. 공통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자립준비청년의 월평균 소득은 자립수당과 기초생활비 등을 합쳐도 월 127만원에 불과하다. 근본적인 지원체계를 다시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물리적 한계가 분명한 지원금 확대보다는 채용 연계 부분에서 새로운 정책이 요구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이와 관련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일 '자립지원대상 청소년 지원 및 고용촉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법안에는 공공기관과 지방공기업이 자립준비청년을 정원의 0.3% 이상 매년 의무고용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국가가 자립준비청년 취업실태를 조사해 공표하고, 지자체와 함께 취업알선과 직업상담·체험 등 지원 프로그램을 수립하도록 했다. 

김영재 평택대학교 겸임교수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이 예전보다 높아지면서 정책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여전히 생계를 유지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운 현실의 벽이 존재한다. 가장 큰 문제는 일자리다. 정부는 중장기 프로그램으로 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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