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데이터센터 등 합작법인을 통한 신사업 진출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 효성그룹
효성중공업의 액화수소·데이터센터 등 합작법인을 통한 신사업 진출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 사진 = 효성그룹

요코타 타케시 효성중공업 공동 대표이사가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신사업이 난관에 부딪힌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중공업이 신사업으로 삼은 수소 사업과 데이터센터가 모두 성과를 내지 못해서다. 최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경고도 있었던 만큼 요코타 타케시 대표이사 등 효성중공업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가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조 회장은 메일을 통해 "지난 몇 년 동안 하기로 약속한 사항이나 경영층에서 지시한 사항이 제대로 실천 안 되고 일을 잘 못해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데 지금부터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회사 내에 너무 많다"며 "여태까지 일을 잘못했는데 잘하겠다고 선언한다고 해서 갑자기 일이 잘될 수는 없다. 자신 잘못을 솔직하게 드러내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세가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질타가 나온 이후 최근 몇년 사이 실적이 부진한 사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효성중공업의 경우 수소사업이 해당된다. 효성중공업은 독일의 린데그룹과 함께 설립한 합작법인 린데수소에너지(주)를 중심으로 액화수소사업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올해는 울산의 효성화학 용연공장 내 부지  약 3만㎡(약 9000평)에 연 생산량 1만3000톤 규모의 액화수소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여기에  효성중공업은 액화시설을 중장기적으로 연 3만9000톤까지 늘릴 예정이다.

문제는 사용처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다. 수소 생산을 늘리더라도 소비할 수 있는 사용처가 존재하지 않으면 실패한 사업이 될 수있다. 

현재 수소산업에 진출한 기업들은 정부 지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통해 수소버스는 2040년 4만대, 수소트럭은 2040년 3만대를 보급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보급량으로 봤을 때 추진력이 상당히 떨어졌다. 정부는 2022년까지 수소버스 2000대, 수소충전소 310기를 국내에 보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수소차 등록 대수(2022년 말 기준)는 수소버스 281대, 수소충전소 229기로 초기 보급 목표치에 미달했다.

승용차의 경우 국내 유일 수소전기차인 현대자동차의 '넥쏘' 판매량을 보면 된다. 넥쏘는 2018년 3월 출시 후 5년간(2023년 5월 기준) 내수시장에서 누적 3만1995대 팔렸다. 하지만 올 1월부터 5월까지의 누적 판매량은 2622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1%나 줄며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여전히 도로에서 넥쏘를 찾아보기 힘든 이유다.

수소충전소의 경우 최근 수소판매가격을 인상했음에도 적자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효성중공업이 집중하고 있는 액체수소충전소가 시장 판도를 바꿀지는 아직 미지수다. 효성중공업은 린데그룹과 판매 합작법인을 세우고 울산시에 국내 제1호 액체수소충전소를 건립할 계획이다.

문제는 이 사업은 정부의 대형 상용 수소차 보급 정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위에서 처럼 정부의 상용 수소차 보급 계획은 차질을 빚고 있어 액화수소충전소 사업 역시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효성중공업의 또 다른 합작법인이 추진 중인 데이터센터 구축 사업도 제동이 걸렸다.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서다.

싱가포르 데이터센터 제공업체인 STT(ST Telemedia)와 효성중공업은 2020년 함께 (주)에브리쇼를 설립했다. 이후 안양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안양시 호계동 일대 주민들의 반발로 사업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가 진전되지 못하면서 2년이 넘게 표류 중이다.

해당 부지 인근 주민들은 데이터센터가 설립되면 전자파와 소음 등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침해할 우려가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데이터센터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효과도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공동심의위원회가 열린 안양시청 앞에서 100여명이 운집해 반대 시위를 벌인 바 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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