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의 캐시카우로 주목받던 금호건설이 1분기 부진한 실적에 이어 2분기에도 암울할 전망이다. 사진은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 사진 = 금호건설
금호그룹의 캐시카우로 주목받던 금호건설이 1분기 부진한 실적에 이어 2분기에도 암울할 전망이다. 사진은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 사진 = 금호건설

재벌 3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 사실상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맡은 금호건설이 부진의 늪에 빠져서다.

금호그룹은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 이어 3세인 박세창 금호건설 사장에게 바통이 이어졌다. 한때 재계순위 7위에 올랐지만, 박삼구 전 회장이 문어발식 경영의 끝을 보여주며 몰락의 길을 걸었다. 올해는 대기업집단 26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현재 매각 추진 중인 아시아나항공이 제외되면 대기업집단에서 조차 제외될 것으로 추정된다.

그룹 재건이란 숙제를 짊어진 박세창 사장은 현재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며 30년 넘게 그룹사 재무를 이끈 서재환 사장과 함께 금호건설 사장을 맡고 있다. 

박세창 사장이 금호건설을 맡고 있는 것은 경영권 승계는 물론, 그룹의 캐시카우로 금호건설이 핵심 계열사인 탓이다.

현재 지배구조를 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구 금호홀딩스)→금호건설→아시아나항공 등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고속→금호건설→금호AMC만 남는다. 

그런데 모회사인 금호고속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결국 그룹을 지원할 역할을 금호건설 홀로 떠안게 됐다. 박세창 사장의 경영권 승계 창구 역할을 할 곳도 금호건설뿐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나락을 경험한 서재환 사장과 3세인 박세창 사장이 모두 투입됐지만 금호건설 실적은 부진의 연속이다. 

금호건설은 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동기보다 51% 감소한 100억원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 감소한 5327억원으로 추정된다.

당기순이익도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올 2분기 당기순이익 추정치는 지난해 동기보다 46% 감소한 66억원으로 예상된다.

이미 금호건설은 지난해 역성장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금호건설의 실적은 매출액 2조485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50%나 추락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481억원에서 86% 감소한 207억원에 그쳤다. 

올 1분기에도 시장기대치를 하회하는 성적을 냈다. 금호건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2년 전인 2021년까지만 해도 주택사업 호조로 재무개선에 속도를 낼 것이란 기대를 받았지만, 주택부문 원가부담 등이 장기화되면서 발목이 잡혔다.

부채비율 역시 증가하고 있다.

금호건설은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221.66%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부채비율이 174.02%였던 것을 감안하면 1년 사이에 47%가량 확대된 것이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 미만이면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문제는 하반기에도 국내 건설사들의 원자재 가격 부담이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금호건설의 경우 원자재값 인상으로 인한 타격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악재는 또 있다. 금호건설은 최근 금호석유화학그룹을 상대로 낸 그룹 상표권 관련 소송에서 패소했다. 앞서 금호건설이 금호석유화학그룹 측에 요구한 상표사용료는 19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상표권 소송 패소 이후 업계에서는 금호그룹 재건을 짊어진 박세창 사장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금호건설은 이미지 쇄신도 필요해졌다.

정자교 부실시공에 이어 미호강 제방공사 부실 의혹까지 덮치면서 그룹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어서다.

금호건설은 오송 궁평2지하차도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호천교 임시제방 부실공사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앞서 금호건설은 오송 지하차도 참사의 원인으로 금호건설이 시공한 가설교(임시통행교량)가 지목되면서 책임론이 제기된 바 있다.

또 금호건설은 정자교 붕괴사고의 원인으로도 지목받고 있다.

성남시는 2명의 사상자를 낸 성남시 정자교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금호건설에 지난달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시는 손해액 일부를 청구하는 소장에서 정자교 시공과정에서 캔틸레버부 철근정착 길이와 이음 방식, 캔틸레버부 콘크리트 타설 과정 등에서 시공상 하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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