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두고 한푼이라도 아끼려 했나"
무신사, 사내 어린이집 대신 위탁보육…재택근무 '탄력운영' 변경

무신사의 직장내 어린이집 계획 철회 등 복지 축소 정책을 두고 최영준 CFO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들어설 무신사 신사옥 조감도./ 사진 = 무신사
무신사의 직장내 어린이집 계획 철회 등 복지 축소 정책을 두고 최영준 CFO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시 성동구 성수동에 들어설 무신사 신사옥 조감도./ 사진 = 무신사

최영준 무신사 경영지원부문장(CFO)이 무신사로 이직한지 3개월여 만에 회사를 뒤집어 놨다. 직원들 불만이 폭발하면서 최 CFO를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건은 사내 어린이집 설치 계획 철회다.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사내 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무시하고 과태료를 선택했다는 비난이 나왔다. 무엇보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보육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윤석열 정부의 정책 방향을 정면으로 외면해 더욱 논란이 됐다.

여기에 무신사가 IPO를 앞두고 어린이집 계획 변경, 재택근무 축소 등 직원 복지혜택을 최대한 줄여 수익성을 높이는 '마른 수건 짜기'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7일 무신사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운영 중인 '하이브리드 근무 방식'을 대면 근무 중심으로 개편할 예정이다. 지금까진 주 2회 재택근무를 기본으로 했었다. 어린이집 설치는 위탁보육 형식으로 계획을 변경한다.

앞서 무신사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신사옥 부신사E1에 조성할 예정이었던 사내 어린이집 설치 계획을 취소했다. 어린이집 수요를 조사한 결과 올해 첫 입소를 희망하는 직원이 7명에 불과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그러나 내부 반응은 싸늘하다. 상장을 앞둔 기업이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 기조에 역행하는 건 사회적 책임감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사태의 장본인 최 CFO를 성토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최 CFO는 지난 6월 무신사에 IPO 추진을 위해 왔다. 그 전까지는 SSG닷컴에서 재무관리담당(상무)을 맡았었다. 티몬에서는 철 월간 흑자를 이끄는 등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고 SSG닷컴에서는 IPO 추진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최 CFO를 향한 무신사 직원들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최 CFO는 어린이집 개설보다 벌금을 내는 게 오히려 이득이라는 식의 발언을 해 논란을 키웠다.

관련법에 따르면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를 미이행한 사업장의 경우 '영유아보육법' 제56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에 의거해 조사 불응 시 명단 공표뿐 아니라 1억원 이하의 과태료를 받는다.

무신사 직원들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은 "온지 3달밖에 안된 CFO 발언이다. 쪽팔려 죽겠다", "시대를 역행하니 내가 다 부끄럽다" 등의 반응을 내비쳤다.

한 누리꾼은 "무신사 임원 가스라이팅 뭐지"라며 "공공기관, 대기업은 당연히 있고 중견기업도 복지 좀 신경쓰는 곳은 다 있는 게 사내어린이집이다. 현금성 복지도 아니고 일정규모 이상이면 법으로 설치 의무화된 게 어린이집인데 왜저러냐"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일부러 직원들 나가게 하려고 그러는 게 아니냐"며 "영업이익 떨어지니까 인건비 줄이고 IPO 하려고 그런 거 아니냐"고 했다. 이 글에는 "그런 것 같다. 전 직장 SSG 직원들이 자기네 회사 있었을 때도 저랬다고 같이 욕하더라", "저 사람 IPO 한번도 성공한 적 없다" 등 댓글이 달렸다.

이에 대해 무신사 관계자는 "수요가 적은 어린이집을 설치하는 대신, 보육 대상 자녀가 있는 모든 직원에 대해 위탁 보육을 지원할 예정이다. 향후 어린이집 수요가 충분히 늘어나는 시점에 어린이집 설치는 재검토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택근무를 완전히 폐지하는 것은 아니다. 대면 근무를 기본으로 하되 임직원의 상황에 맞춰 예외적으로 재택 근무를 할 수 있도록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무신사는 국내 유일한 '흑자 패션 유니콘'으로 꼽힌다. 지난해 무신사의 연결기준 매출은 70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56%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전년 보다 94.59%가 줄면서 32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손실은 558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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