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 삼성 신경영과 시작한 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으면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동물사랑이 재조명된다. 사진은 2005년 크러프츠 도그쇼에 소개된 진돗개./ 사진 = 삼성
1993년 삼성 신경영과 시작한 안내견학교가 30주년을 맞으면서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동물사랑이 재조명된다. 사진은 2005년 크러프츠 도그쇼에 소개된 진돗개./ 사진 = 삼성

삼성그룹 안내견 사업이 30주년을 맞으며 고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동물사랑이 재조명되고 있다.

삼성은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동물사랑이 삼성 차원의 ▲진돗개 순종 보존 ▲시각장애인 안내견학교 ▲애견문화 전파 등으로 이어졌다고 20일 밝혔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무엇보다 개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한국의 국가 이미지 개선 ▲현대인의 정서 순화 ▲생명의 소중함에 대한 인식 확산 ▲애견 문화 저변 확대를 통한 관련 산업 창출 등을 위해 애견 사업을 시작했다.

첫 사업은 진돗개 순종을 보존하는 일이었다.

진돗개는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확실한 순종이 없다는 이유로 우수성이 세계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았고 원산지가 한국이라는 것도 인정받지 못했었다.

이 선대회장은 1960년대 말경 진도를 찾아 진돗개 30마리를 구입했다. 10여년 노력 끝에 순종 한 쌍을 만들어냈고 진돗개 300마리를 키우며 순종률을 80%까지 올려놓았다.

이후 197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견종종합전시대회'에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선보였다. 이를 계기로 진돗개는 1982년 '세계견종협회'에 원산지를 등록할 수 있었다.

2005년에는 세계 최고 권위의 애견 협회인 영국 '견종협회켄넬클럽'에 진돗개를 정식 품종으로 등록했다. 심사 과정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켄넬클럽은 진돗개를 '품종 및 혈통 보호가 잘 되어 있는 품종'으로 평가했다.

이 선대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각별한 동물사랑에서 비롯했다. 이 선대회장은 1997년 영국의 애견단체인 '프로 도그스 내셔널 채러티'가 수여하는 '레슬리 스콧오디시 메모리얼 상'을 받을 만큼 인증받은 애견인이다.

이 선대회장의 동물사랑이 삼성의 애견 사업으로 확장된 것은 88 서울올림픽 무렵이다.

당시 한국은 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보신탕 문제로 시끄러웠다. 영국 동물보호협회는 대규모 항의시위를 계획하기도 했다.

이 선대회장은 고민 끝에 동물보호협회 회원들을 서울로 초청해 집에서 개를 기르는 모습을 직접 보여주고 애완견 연구센터 등에 데리고 가 한국의 애견 문화 수준을 보여줬다.

1993년에는 신경영 선언을 기념해 국내 최초의 시각장애인 안내견 학교를 설립했다. 삼성은 1994년 국내 첫 안내견 '바다'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80마리의 안내견을 시각장애인에게 분양했다.

이후 삼성은 ▲인명구조견(1995년) ▲청각 도우미견(2002년) ▲흰개미 탐지견(2003년) 등 개를 통한 CSR 활동을 확대해 갔다. 현재는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 위주로 진행하고 있다.

세계 속에 한국 애견 문화를 널리 알리는 과정에서는 1993년부터 세계적인 애견 대회 '크러프츠 도그쇼'를 후원했다. 일본에서는 2008년 청각 도우미견 육성 센터를 설립하고 현지 명문 야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나가시마 시게오 선수에게 진돗개 암수 한 쌍을 선물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의 이러한 노력은 애견과 관련한 국가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선대회장은 안내견 사업과 관련한 노력을 인정받아 2002년 세계안내견협회(IGDF)로부터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IGDF는 지난 19일 열린 삼성 안내견 사업 30주년 기념식을 찾아 삼성에 감사패를 전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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