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1인 가구 A씨= 2022년 초 서울로 발령을 받아 이사를 오며, 서울시에서 1인 가구를 위한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대다수의 서울 자치구에서 1인 가구를 위한 건강, 안전, 여가에 유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거주하는 자치구는 아니었지만, 서울 시민이면 신청할 수 있어 인근 자치구의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그 중에서도 종로구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1인 가구 정서지원 프로그램 '#마음스트레칭 프로그램과 1인 가구 여가지원' '취미샘플러: 취미미술'에 참여했다. 

먼저 '마음스트레칭 프로그램'은 4주에 걸쳐 집단 상담과 힐링 클래스로 구성이 되어있었다. 토요일 오전에는 온라인으로 집단 상담을 나누었고, 주중 저녁에는 종로구 곳곳의 예쁜 공방에서 가드닝, 향수 만들기, 비누 만들기를 통한 힐링 클래스를 수강했다. 

온라인 집단 상담은 오전 10시에 시작했다. 처음에는 온라인 집단 상담이라고 해서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궁금했는데, 상담 선생님께서 스트레칭과 명상으로 시작해서 몸을 가볍게 할 수 있었다. 주말이면 늦게까지 잠을 잤지만 집단 상담 프로그램 덕분에 부지런한 마음으로, 그리고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명상을 통해 주말 아침을 산뜻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상담을 통해 저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고,  스트레스 상황을 클레이를 통해 객관화를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마음이었구나, 하고 자신에 대해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처한 상황에 대해 피드백으로 다른 참여자들이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그런 말들이 위로가 되고 큰 힘이 됐다. 

다른 참여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나만 이러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구나, 하고 안도감이 들기도 했다. 다들 비슷한 상황에서 지내고 있구나, 이럴 때에는 이렇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 것이다.  상담 참여자들도 1인 가구이고 같은 직장인이다 보니, 비슷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가 있었는데, 동질감을 느끼기도 하고 공감이 되기도 했다.

평일 오후 저녁 힐링 클래스는 비대면으로 만났던 참여자분들도 만나고 새로운 체험을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가드닝, 향수 만들기, 비누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했다. 

가드닝 수업은 자신만의 정원을 그려보고 반려식물 칼라데어 진저를 식재하는 수업이었다. 사실 처음에 자신만의 정원을 그려볼 때, 실제로 우리나라에서 정원이 있는 집에 살기 어렵다고 생각해서 의문을 가지기도 했는데 정원을 그리면서 '이런 정원을 가지면 정말 좋겠다'하고 기대감이 생기기도 했고 꽃과 식물에 대해 알게 되고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도 자신만의 정원을 그리고 난 후, 공유하는 시간에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다들 상상하는 자기만의 정원이 다 달랐고, 생각하지도 못했던 반려동물을 위한 공간, 이웃과의 담장을 허문 정원이 인상적이었다.

정작 그린 정원은 폐쇄적으로 느껴지기도 해서,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기도 했다. 

이후에는 붉은 잎줄기가 매력적인 칼라데어 진저를 식재하였고, 반려식물에는 '맹진저'라는 이름을 붙여 잘 키우고 있다.칼라데어 진저는 밤에 햇빛이 없을 때에는 우뚝 솟아 있다가, 아침이 되면 잎이 털썩 내려앉는 재미난 친구다. 맹진저를 데려온 첫 날, 머리맡에 두고 잠을 자다가 바스락 소리가 나서 보았더니 햇빛을 보고 잎이 내려앉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1인 가구 맞춤형 반려식물이구나, 하고 미소 짓기도 했다. 

향수 만들기 수업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종로구에는 참 좋은 곳이 많구나, 경험하기 좋은 공방이 많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자신이 원하는 향을 적으면 그에 맞는 향을 추천해줘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향수를 만들 수 있었다. 좋은 향이 가득한 곳에서 나만의 취향을 찾는 일은 재미있고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향을 찾는데 몰두하여 잡념과 걱정거리를 잊을 수 있었다.향수를 만들고 난 후에, 조향사님께서 이런 향의 조합은 처음이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취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비누 만들기 수업도 재미있었는데, 향수 수업처럼 제가 원하는 향과 색을 골라 자신 만의 보석 비누를 만드는 것이 흥미로웠다. 게다가, 생필품이 필요한 1인 가구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을 했다. 

마지막으로 '취미샘플러: 취미미술 프로그램'도 무척 즐거웠습니다. 저는 백드롭페인팅을 신청하였는데, 나이프로 물감을 떠서 툭툭 덧칠했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서 자신감이 부족했는데, 백드롭페인팅은 실수를 해도 그 위에 덮으면 되서 마음이 편해졌다. 그림그리기에 몰입할 수 있었고, 처음에는 어려웠지만 선생님께서 잘 알려주셔서 연습을 하다 보니 점점 나아졌다. 마침내 그리기를 완성해서 그림을 집에 걸어두니 뿌듯한 기분마저 들었다. 

1인 가구를 위해 다채로운 사업을 운영해 좋았다. 1인 가구라서 소홀하기 쉬운 마음 교육과 문화생활로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자신을 잘 챙길 수 있는 마음 교육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면서, 보람도 있고 즐겁게 체험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특히 종로구에서는 요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만한 프로그램을 기획했고, 다양한 문화가 있는 종로구의 특색을 반영했다고 생각한다. 

평일에 퇴근하고 나면 그저 집에서 시간 보내기 마련이었는데, 서울시 1인 가구 프로그램을 알게 된 후에는 저녁이 있는 삶을 실현할 수 있었다. 오늘은 어떤 프로그램일까, 기대가 되고 그 기대감으로 행복한 나날을 보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좋은 프로그램 많이 생겨나길 기대해 본다. 1인 가구라서 행복한 시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