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 화성에서 구조된 4살 암컷 말티즈 견종의 '엘로디'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최근 경기도 화성에서 구조된 4살 암컷 말티즈 견종의 '엘로디'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최근 경기도 화성에서 최대 규모의 불법 강아지 번식장이 적발돼 논란이 일었다.

25일 동물권보호단체 카라에 따르면 지난 1일 카라를 포함해 20여 개 동물보호 단체는 화성시의 강아지 번식장에서 심각한 동물학대행위가 일어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이에 정부 관계자, 경기도 동물보호팀, 화성시 등과 함께 현장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허가된 사육 두수를 훨씬 넘어선 1400여 마리가 발견됐다.

해당 번식장은 동물병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허가등록두수를 4배 이상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들은 주로 말티즈, 미니시츄, 포메라니언 등 유행견종들이었다. 종모견 또는 수출용으로 마리 당 수십만~수백만에 달하는 금액으로 판매되어 온 정황도 발견됐다.

최근 경기도 화성의 불법 개번식장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최근 경기도 화성의 불법 개번식장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특히 이곳은 일부 개들에게 제왕절개 수술을 빈번하게 시행할 뿐 아니라 불법 안락사 의혹, 문구용 커터칼을 사용해 모견의 배를 가르는 등 잔인한 수법으로 동물을 학대해 온 증거도 발견되면서 공분을 샀다.

현장에는 모든 공간이 사육실로 조성돼 사람이 지나갈 통로조차 없고, 케이지를 3단까지 쌓아 올려 오직 교배에만 이용되고 있었다. 구조된 개들은 대부분 너무 작거나 약해 기도폐색, 저혈당증 등 응급한 상황인 경우도 있었다.

아울러 이 번식장 근처 야산과 냉장고에는 수십마리의 개 사체가 발견돼 충격을 더했다.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화성 불법 개농장에서 구조된 구조견을 안고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동물권행동 카라 활동가가 화성 불법 개농장에서 구조된 구조견을 안고 있다./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인스타그램 사진 캡쳐

카라 관계자들은 구조견들의 1차 접종을 실시했다. 그 과정에서 개들의 건강 상태는 성한 곳이 없었다. 털이 심하게 엉켜 피부병을 앓거나, 발톱이 너무 길어 살을 파고들었다. 또 치아가 보이지 않을 만큼 눌어붙은 치석, 자가 수술로 의심되는 제왕절개 수술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경기도는 구조견 1400여마리 중 경기 반려마루가 583마리, 도우미견나눔센터가 104마리를 맡아 관리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동물단체가 전원 구조했다.

구조에 참여한 한 동물단체 관계자는 "생명이며 가족인 반려동물의 공장식 대량생산과 경매방식의 판매를 얼마든지 허용하는 현행 영업자 관리 규정 자체가 문제"라며 "현행법에 의한 동물 관리 및 복지에 점검 단속 강화가 시급함은 물론 생산업 사육 마릿수 상한제 도입, 경매업 퇴출 등 대량생산 대량판매를 제어할 수 있는 펫숍과 경매장 판매 금지와 같은 큰 틀에서 변화가 절실하다"라고 지적했다.

이곳에서 구조된 '엘로디'는 4살로 추정되는 암컷 말티즈다. 친화도와 활발하다. 중성화 수술을 하지 않았다. 엘로디 외에도 많은 구조견들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관련 자세한 사항은 동물권행동 카라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구조된 개들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구조된 개들의 모습./사진=동물권행동 카라 사진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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