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복지재단 내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는 26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을 개최했다./사진=1코노미뉴스
서울시복지재단 내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는 26일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사회적고립 연결 포럼'을 개최했다./사진=1코노미뉴스

지난해 1인 가구 수가 무려 750만 가구를 넘어섰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만큼 '고립'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중장년 1인 가구는 돌봄, 복지 등 사각지대에 놓여 사회적 고립 위험집단으로 꾸준히 언급되어 오고 있다. 이에 이들을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지원 모색하기 위한 토론의 장이 열렸다.

23일 서울시복지재단 내 사회적고립가구지원센터는 서울 강남구 슈피겐홀에서 사회적고립 대응 대책 모색을 위해 '고립을 대응하는 힘 연결: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를 주제로 올해 세 번째 '서울시 사회적고립 연결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서는 센터가 중장년 1인 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한 '일상생활경험' 소개와 이들의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또한 심리, 공공, 민간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나눔 : 고립의 시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원이 발표에 나선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원이 발표에 나선 모습./사진=1코노미뉴스

먼저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과 장미나 더 서로이음 대표가 '1인 고립가구 일상의 활동, 공간, 대인, 정서 분석'에 대해 공동발표에 나섰다.

송인주 서울시복지재단 선임연구위원은 일상경험연구소개 및 연구 집단 특성 구분에 대해   "1인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1인 가구를 위한 지원 계획실태조사, 외로움, 고립 지원 정책이 최근 많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로 1인 가구들에 대한 연구를 보면 내부적인 특성에 따라 욕구도 다르고 안정적으로 사는 사람들이 위험 요소를 갖추고 있는 분들도 계신다. 또 고립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모두 다 위험한가라는 질문도 있다"라고 말했다.

송 연구위원은 그러면서 "실제로 위험하다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잘 알지 못한다. 이와 관련해서 센터가 연구를 진행하면서 현장에 다가가거나 정말 위험한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라고 연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센터는 고립 위기에 놓인 중장년 1인 가구 30가구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로 중장년 1인 가구는 사회적 고립에 취약한 연령대다. 이혼, 은퇴, 복지 사각지대 등에 놓여있어서다.

송 연구위원은 이번 연구 방법과 내용에 대해 '일상생활경험'을 소개했다.이는 대상자가 일상생활을 어떻게 구성하고 있으며,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이를 통해 고립 가구가 느끼는 정서경험을 살펴보고, 사회적고립의 일상적 모습, 외로움으로 점철되는 시간구조와 일상 속 경험을 심층적으로 파악했다.

연구 기간은 지난 여름인 6월부터 7월까지 약 2주간 진행됐다. 

송 연구위원은 "생활시간조사는 '경험표집법(ESM)'이라고 하는데, 이 방법은 하루에 간격을 두고 휴대폰을 통해 신호를 주는 것"이라며 "시간을 간격으로 어디에 있는지, 누구랑 있는지, 무엇을 하는지, 기분은 어떤지 등 네 가지에 대해 묻는다. 또한 이들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 기간을 일부러 혹독한 여름 장마철로 선택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대상자는 1차와 2차(비교집단)로 나뉘어 진행됐다. 1차는 연구 집단으로는 지역사회에 고립된 사람들로 구성됐으며, 2차는 1차와 비교를 위해 똑같은 중장년 1인 가구에 대해 조사했다. 1차 집단은 비교 집단의 비해 학력이 낮았고, 주관적 건강 상태와 주관적 경제 활동도 나빴다. 아울러 연구 집단과 비교 집단과 함께 모두 혼인 유지 사례가 거의 없었다. 대체로 미혼이거나 미혼, 사별, 이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 연구위원은 "이들은 주로 비자발성 1인 가구였다. 고립 위험 1인 가구는 외로움 척도, 위험 유영화에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라고 설명했다.

곧이어 고립 위험 1인 가구의 생활시간 조사에 대해 장미나 대표가 발표에 나섰다.

장 대표는 자료를 바탕으로 "고립 위험 가구 68.5%는 집 안에만 있었다. 반면, 비교집단은 50.7%다. 압도적으로 고립 가구가 집 안에서 생활하는 비율이 높다. 대부분의 고립 가구들이 경제적 이익이 되는 활동이 상대적으로 적은 반면,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활동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고립 가구는 혼자 있는 순간에 느끼는 정서경험은 일반 중장년 1인 가구에 비해 더 부정적인 경험으로 나타났다. 혼자 있지 않은 순간 느끼는 경험은 혼자 있는 순간에 비해 긍정적으로 나타났지만, 비교가구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그 순간이 편안하다고 느끼진 않았다. 또 우울하거나 불안한 부정적 정서도 비교가구에 비해 더 높게 나타났다.

장 대표는 "생활  시간 조사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연구 주제다. 이를 통해 그 대상이 어떠한 삶을 구조적으로 구성하며, 살아가는가를 분석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날씨에 대한 고립 가구의 영향도 분석했다. 고립 가구는 비가 오는 날이나 폭염 날에는 주로 집안에서만 생활했다. 특히 집안에서의 활동은 TV시청, 라디오를 청취한다고 답했다.

사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은 공적, 사적 대인관계를 지지하는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 연구위원은 "이들은 대체로 사별, 이혼 등과 생애 트라우마 사건을 많이 경험한 사람들도 나타났다"면서 "대인관계를 지지하는 사회적 방안을 찾는 것이 필요한데, '어떻게 더울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된다. 집 밖으로 가는 것이 위험하지 않은 세계를 이 세상을 위해서 저희가 조금 더 고민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포럼의 두 번째 주제인 '고립의 시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나선 각 분야 전문가들./사진=1코노미뉴스
포럼의 두 번째 주제인 '고립의 시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나선 각 분야 전문가들./사진=1코노미뉴스

이후 '고립의 시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이 모였다.

첫 번째로 이효정 강서구 가양4종합사회복지관 과장은 지난 4년간 고립 가구를 만난 경험에 대해 소개했다.

이 과장은 "혼자 사시는 분들은 각자만의 방식으로 살아오셨던 생활이 있었다. 그 상황을 잘 이해하는 것이 먼저였다. 그러다 보니 평균적으로 약속을 하고 주민분들하고 만나기까지 최소 3~4번의 방문을 드려야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분들은 사회복지사라는 사람들을 만나서 무언가의 관계를 찾고 난 후 다른 마을 사람들을 만나기까지 17개월 정도가 걸린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들을 만날 때 목표가 '하루를 함께 잘 살아보자'는 것이 목표였다. 이들은 오랜 기간 동안 아무하고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 봤다는 점이다. 이들은 만날 때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답하지만, 분명히 무언가는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최병화 광진구 복지정책과 주무관이 의견을 말했다. 

최 주무관은 "고립의 단어를 들을 때 대부분 거부자나 혹은 비자발적 대상자인 분들이 위험 요소라는 이유로 의뢰되는 경우도 있고, 발굴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고립 가구나 초기 상담 기법에 대한 전문 교육, 서비스 개발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발굴자나 민간 협력들이 같이 밀착하여 연계 서비스가 이뤄졌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의견을 제시한 고선규 아주대학교 심리치료교육 교수는 1인 가구 고립과 관련하여 '행동 활성화 치료'에 대한 부분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우울증이나 여러 가지 장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행동 활성화 치료라는 모듈이 1인 가구의 일상생활의 삶을 풍부하게 해주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의 삶은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으로 크게 구분된다. 행동 활성화 치료는 당사자, 사례자, 환자, 내담자의 삶에서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경험을 증가시키도록 도와주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행동 활성화 치료는 높은 전문적인 지식을을 요하지 않는다. 간단한 트레이닝을 통해 누구나 할 수 있는 치료이기 때문에 각광받고 있다"면서 "실제로 영국에서 고립된 노인에게 해당 치료법이 큰 효과를 보인 연구결과가 있다. 우리나라의 고립 위험 1인 가구에게도 치료 모듈을 주고 활용해 보면 굉장히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