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4년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1인 가구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1코노미뉴스, 서울시
서울시가 2024년 예산안을 발표한 가운데, 1인 가구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1코노미뉴스, 서울시

서울시가 내년도 예산으로 총 45조7230억원을 편성했다. 이와 함께 시는 13년 만에 예산 규모를 줄었지만, '약자와의 동행'은 늘렸다고 자평했다. 

그런데 이번 예산안에서는 오세훈 시장 당선 당시부터 강조됐던 '1인 가구'를 찾아볼 수 없다. 오 시장의 관심이 서울시 개발사업으로 옮겨간 것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1일 서울시는 2024년 예산안으로 전년 대비 1조4675억원 줄어든 45조7230억원을 편성해 서울시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내년 예산안의 핵심은 약자와의 동행, 안전한 서울, 매력적인 서울이다. 

오세훈 시장은 "약자와의 동행 사업에 가장 많은 예산을 편성했으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안전도시 구현과 도시 공간·관광 혁신을 통한 매력 서울을 만드는 데 방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편성된 예산을 보면 사회복지는 전년 대비 4025억원 증액한 16조3531억원을 배정했다. 또 문화관광과 일반행정에 각각 244억, 203억원을 증액한 8766억원, 1조185억원을 반영했다. 반면 도로교통은 3088억원을 축소한 22조985억원, 산업경제는 1415억원을 줄인 8496억원을 배정했다. 도시안전도 669억원 감액한 1조7301억원을 책정했다. 

구체적으로 약자와의 동행은 6대 핵심과제로 꾸려졌다. 생계·돌봄에 7조8950억원이 투입된다. 안심소득 1·2단계 참여가구 사업비 150억원, 중위소득 50% 이하 위기가구(500가구) 안심소득 신규 지원 사업비 56억원이 배정됐다. 장애인 40명이 필요에 따른 서비스를 직접 선택하는 개인예산제 시범사업 4억원, 소상공인 신규 신용보증 1조8000억원 및 융자 1조7000억원 지원, 가족돌봄청년 전담기구 운영 및 일상돌봄 서비스 신규지원 10억원,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수급자 자산형성 지원사업 확대 835억원이다. 

예산안에서는 7조8950억원이 잡혀 있지만, 뜯어보면 소상공인 지원에만 3조5000억원이 들어간다.

주거 지원은 2조2303억원을 배정했다. 매입임대주택 1050가구 매입에 1580억원, 재개발·재건축 임대주택 1만549가구 공급에 3813억원, 신혼부부 보증금반환보증가입비용 신규지원 및 청년 전세보증보험료 지원 31억원이 주요사업이다. 

의료·건강 지원은 2조5867억원이다. 안심병원, 안심의원, 전문응급센터, 야간상담센터 등 지정 운영에 83억원을 투입한다. 어린이병원 발달센터 치료공간 확보를 위한 리모델링에 10억원, 마약중독자 사회복귀 지원을 위한 은평병원 내 마약예방관리센터 신설 27억원, 전신마취실 시설 확대 등 장애인 치과병원 강화에 47억원, 고위험 임산부 의료비 1인당 300만원 한도 지원 14억원이다. 

교육·문화에는 2269억원이 배정됐다. 오 시장이 주도한 서울런(159억원)이 여전히 핵심이다. 서울청년문화패스 사업에도 68억원을 책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4년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 서울시

사회안전 확보에는 5297억원을 투입한다. 스토킹, 묻지마 범죄 등이 기승을 부리면서 효용성을 입증한 안심마을 보안관 사업을 내년 25개 자치구로 확대(26억원)하고 안심 3종 서비스 도입을 통한 안심이앱 기능 확대에 23억원을 책정했다. CCTV 설치 및 유지관리, 지하철 1~4호선 승강장 자동안전발판 확대(88억원), 1역사 1동선 전 지하철 역사 구축 완료에 383억원을 배정했다. 

사회통합 강황에는 439억원을 책정했다. 결혼이민자 맞춤형 취업지원 프로그램 신설, 저소득 다문화 자녀 지원에 124억원, 약자동행 기술 시연 등 공유의 장에 5억원을 투입한다. 

안전한 서울 실현을 위한 예산으로는 2조1376억원을 책정했다. 

이를 위한 3대 핵심과제로 자연재해 예방, 재난 대응력 강화, 기후위기 대응이 있다. 

자연재해 예방은 대심도 배수터널 설치(1049억원), 빗물펌프장 확대(147억원), 지하차도 침수피해 방지(84억원), 침수취약지역 하수도 정비(1178억원), 산사태 위험 대비 시설 정비(229억원)다. 

재난 대응력 강화는 교량·터널 등 노후시설물 관리 강화(2753억원), 노후 중간구동형 에스컬레이터 교체(119억원), 실화재 훈련장 건립(61억원), 거여119 안전센터 신축이전(55억원)이 포함됐다. 

기후위기 대응에는 기후동행카드 시범사업(401억원), 전기차·수소버스 충전소(503억원), 공공건축물 에너지 효율화(44억원)에 예산을 편성했다. 

매력적인 서울 조성에는 1조272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오세훈 시장이 끊임없이 강조해 왔던 서울 문화·관광 개발 부분이 여기에 담겨 있다. 

남산예장공원~남산 정상부 곤돌라 조성에 122억원, 구파발천·안양천 등 공사비 140억원, 서울항 조성 추진에 254억원, 리버버스 선착장 조성 및 시설 확충에 208억원을 투입한다. 

또 문화향유 기회 확대를 위한 야간 공연 관람권 2억원, 서울 문화의 밤 신규 운영에 2억5000만원, 남산 XR스튜디오 조성에 20억원을 책정했다.

관광도시 도약을 목표로 하는 '서울의 달' 운영에 41억원, 서울광장 상설무대 구축 및 운영에 10억원, 서울시 발레단 창단 공연 개최에 10억원, 보신각 타종행사 개최에 10억원을 배정했다. 

이외에도 창조산업 혁신거점 구축에 380억원, 중소기업 R&D 지원에 368억원, 서울비전2030 펀드 조성에 300억원, 서울소재 XR분야 기업 지원에 15억원, 양자산업 핵시인력 양성 지원에 6억원을 책정했다. 

서울시 2024년도 예산안./표 = 서울시
서울시 2024년도 예산안./표 = 서울시

내년도 예산안을 두고 서울시는 재정 수요에 맞춰 골고루 배정하는 데 힘썼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시장은 "어떠한 상황에도 시민과 약속한 '약자와의 동행'을 굳건히 이어 나가고, 안전하고 매력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세훈 시장의 1호 공약인 1인 가구 지원은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사실상 축소되는 분위기다. 복지 사업 전반이 '약자와의 동행'으로 포장됐는데 이후 1인 가구는 서울시 정책에서 지워지고 있다.

시장 직속으로 야심 차게 출범했던 '1인가구특별대책추진단'은 이미 여성가족정책실 산하로 부서 중 하나로 축소됐고, 추진 사업도 상당 부분 줄었다. 1인가구지원센터는 자치구에 넘겼고, 서울시 1인 가구 포털도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오세훈 시장이 판을 키운 청년안심주택(구 역세권청년주택) 역시 문턱을 낮췄음에도 지지부진하다.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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