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입임대주택을 내팽개친 SH공사에 대한 규탄이 커지고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 사진 = SH공사
매입임대주택을 내팽개친 SH공사에 대한 규탄이 커지고 있다. 김헌동 SH공사 사장./ 사진 = SH공사

김헌동 사장이 취임한 후로 SH공사의 매입임대 실적이 줄폭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김헌동 사장식 매입임대 전략을 두고 서민 주거안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17일 서울시 통계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급한 매입임대주택은 기존 계획 물량(5250가구) 대비 6.5%에 해당하는 341가구에 불과했다.

김헌동 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20년 SH공사가 공급한 매입임대주택은 총 6700가구로 계획 대비 실적 달성률 100%를 기록했다. 그런데 김 사장이 취임한 이후 매입임대 실적이 급격히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공급 달성률이 ▲2021년 79.5%(5300가구 계획, 4213가구 공급) ▲2022년 16.5%(5150가구 계획, 850가구 공급) ▲2023년 9월말 6.5%(5250가구 계획, 341가구 공급) 순으로 하락했다.

SH공사의 매입임대 실적 부진에는 김헌동 사장식 매입임대 전략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김 사장은 개인 페이스북에 "SH는 세금으로 원가 1억 남짓한 다가구 빌라 등을 3억대에 매입 약정하는 매입임대 축소로 세금 낭비를 막았다"며 매입임대주택 제도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바 있다.

김 사장은 또 "LH는 시민단체 등의 요구대로 과거 정부때 추진해 온 무늬만 매입임대를 통해 미분양 아파트도 세금을 투입해서 사들였다. 과연 무엇이 옳은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SH공사는 신축약정형 매입임대주택 제도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내놨다.

SH공사 관계자는 "매입임대주택 제도 중 신축약정형에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매입임대를 적극적으로 하는 게 맞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는 비싼 값에 매입해야하는 만큼 주변 아파트값 시세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매입임대 실적이 부진했던 원인으로는 "서울시 주택가격이 상승해 사업부지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고 LH공사랑 같이 매입을 추진하다 보니 물량 확보에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매입 예산 증가에 따라 공사에 재정 부담이 있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이어 "반지하 사업은 국토부 요건이 까다로워 충족이 어려웠고 그 결과 상반기 실적이 하락했다. 현재는 규정이 완화돼 탄력을 받아 추진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단체들은 SH공사가 서민 주거안정을 내팽개친 잘못된 매입임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빈곤사회연대와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등으로 구성된 '내놔라 공공임대'는 지난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SH공사는 매입임대주택 공급 계획을 성실히 이행하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들은 SH공사의 저조한 매입임대주택 실적으로 발생한 4034억원의 불용액에 대해서도 예산 관리 및 처리에 있어 위법하거나 부당한 사무처리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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