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여러분은 만약 우리나라 청년세대로부터 아래와 같은 질문을 받았다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답변하실까요? 실제로 받은 질문 전문을 적어보면 이렇다. 

청년들은 주로 전, 월세 집에서 생활하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청년 1인 가구가 갈수록 늘고 있는데 청년들은 왜 1인 가구가 되는지 궁금합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은 최저주거기준에도 미달된 좁은 면적의 원룸, 고시원 등에서 생활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주거 빈곤 청년들을 위한 대안으로 셰어하우스가 대안으로 지목되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1인 가구 청년들은 안전이나 방범 문제에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청년들을 위한 정부의 월세 지원 사업이나 공공임대주택의 실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현재 청년들이 처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효율적인 대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위 질문을 메일로 받았다. 메일을 보낸 이는 부산 소재 모 대학 학보사 기자 신분이다. 그러니까 지방 소재 대학 학보사 기자가 자기와 또래라고 할 수 있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년배 청년세대들이 직면하고 있는 주로 '주거와 생활'과 관련된 궁금한 내용을 인터뷰 형태로 질문한 것이라 보면 될 듯싶다. 불과 며칠 전 서울 소재대학 학보사(신문사)로부터 청년 1인 가구들의 부동산관련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있다고 아직 지방대학 학보사로부터는 관련 인터뷰를 받지 않았다고 밝힌 지 며칠 지나지 않았는데 영화처럼 지방 소재 대학 학보사 기자로부터 서울소재 대학 학보사 기자들이 갖고 있는 유사한 궁금증에 대한 질문을 인터뷰 내용으로 받게 된 것이다.

순간, 기뻤다. 동질감이 느껴졌다고나 할까. 서울·수도권 소재 대학 학생기자와 동일하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지방 거주 대학생들도 유사한 궁금증을 갖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인터뷰어(interviewer)로서 관련 내용을 질문하기 위해 나름 더 열심히 알아본 후 질문한 것처럼 질문의 내용이 단단하다고 느꼈다. 물론 주관적인 판단이 그렇다는 것이다. 하여튼 질문은 다양했고 또한 구체적이었다. 그리고 질문과 질문이 연결되어 있었다. 예를 들어 청년세대가 '지옥고(반지하, 옥탑방, 고시원)'와 같은 주거공간에서 생활한다는 것은 결국 경제적인 문제인 듯한데 1인 청년세대가 겪는 주거문제는 없는지 그리고 그러한 주거로 인해 안전이나 방범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데 안전장치는 있는지. 1인 가구의 주거와 관련해 셰어하우스가 대안이 될 수 있는지. 1인 청년세대의 주거환경을 전반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월세지원사업이나 공공임대주택 등은 실효성이 있는지 등이다.  

개별적인 질문이고 따라서 답변도 당연히 개별적일 수 있지만, 1인 청년세대의 생활로서의 주거와 안전, 경제적 선택으로서의 주거여건과 주거환경과의 연관성과 문제점, 청년세대에 대한 정부나 지자체의 관심과 정책 내용 등 연관되고 연결되어 있는 질문 들이었다. 질문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질문과 질문사이, 질문의 방향성이 일관되게 유지되고 또 다른 질문이 보태졌다. 당연히 질문에 대한 답과 답 뒤의 질문에 보태지면서 청년세대 1인가구들이 궁금해 하는 전반적인 내용들이 망라됐다.

어쩌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1인 청년세대, 청년가구에 대한 '주거, 생활'관련 궁금증에 대한 학교 텀 페이퍼(term paper)를 '간단 리포트'형태로 인터뷰어가 보낸 메일에 답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답하는 내내 즐거웠다. 청년기자의 고민된 질문이 동시대, 동년배 대학 재학생들에게는 동일한 질문과 궁금증을 통해 '세대(generation)'와 '시대(era)'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알고 있는 수준에서 질문에 답하는 것 외에 답변하기 위해 참고한 관련 통계청 보도자료 파일 등을 첨부해 회신했다. 인터뷰이로서의 답변 외에 기사화하면서 참고할 수 있도록 개인적으로 '마음'을 더 한 것이다. 뭐랄까? 지방 대학 교수로 있다는 같은 '지방'에서 생활한다는 일종의 동질감이 작동 한 것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세대가 다르지만 날로 거세지는 '지방소멸의 시대'를 함께 겪고 있다는 동지애 같은 것이 발동된 느낌이랄까? 

느끼는 것은 청년세대는 부모세대에 비해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패기'가 약하다고 평가받을 수도 있지만 욕심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어진 여건을 해쳐갈 '방법'을 모색하고 '준비'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부모세대와 청년세대 간 비교 우위를 언급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비교의 대상도 아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세대(baby boomer, 베이비붐 세대)이고 자녀세대(echo generation, 에코세대)일 뿐이다. 에코세대인 지금의 '2030세대', 'MZ세대'를 당신들을 응원한다. 당신들의 '미래'가 우리나라의 '미래'인 이유다. 건승을 빈다. [1코노미뉴스= 서정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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