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그룹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또 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SPC그룹 사옥 전경./ 사진 = 조가영기자, SPC그룹
SPC그룹 계열사 SPL 제빵공장에서 또 다시 안전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허영인 SPC그룹 회장./ 사진 = 조가영기자,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내달 1일 열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관련 청문회에 소환된 가운데 SPC그룹 계열사에서 또 다시 안전 사고가 발생했다. 

23일 경찰 등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에 있는 SPL 공장에서 안전 사고가 발생해 외주업체 직원 1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 제빵공장은 지난해 10월 20대 여성 근로자가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던 곳이다.

이번 사고는 지난 22일 오후 3시30분경 발생했다. 외주물류 자동화 설비업체 소속 직원 A씨가 컨베이어 점검을 위해 아래로 내려가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컨베이어가 A씨의 머리 위로 내려앉으면서 사고가 났다. 

다행히 A씨가 안전모를 착용하고 있어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A씨를 비롯한 같은 업체 직원 3명이 함께 작업하고 있었다.

경찰은 구체적인 사고 경위와 회사 측의 안전조치 이행 여부 등을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SPC그룹의 잦은 산재는 허술한 안전 관리 시스템과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비롯된다는 지적을 내놨다.

권영국 변호사(중대재해넷 공동대표)는 "이미 예견된 사고"라며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했을 때 과연 왜 제빵 공장이 이렇게 많은 인사 사고가 발생하는지 의아해 한다. 그 부분에서 보면 대부분 시스템이나 구조상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루에 생산 물량을 소화하다보니 기계가 작동되는 상태에서 이뤄지고 대부분 '끼임 사고'로 연결된다.  기본적인 안전수치 메뉴얼 조차 이뤄지지 않는다는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SPL은 작년에도 안전 사고가 발생한 곳으로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앞서 SPL 제빵공장에 지난해 10월 배합실에서 근무하던 여성 노동자가 소스 배합기에 몸이 끼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이 사고로 강동석 전 SPL 대표는 지난 8월 중대재해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편 이번 사고가 이목을 끄는 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잇따른 산업재해로 청문회에 증인으로 소환을 앞둔 가운데 발생해서다. 

허 회장은 앞서 국회 국정감사에서 같은 사유로 증인 출석을 요구 받았지만,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한 바 있다. 이후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며 노동자의 죽음을 방치하고 있다는 비난이 거세지자, 국회 환노위는 내달 1일 산업재해 청문회를 열고 허 회장을 소환하기로 의결했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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