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셀스
자료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셀스

#.직장인 김경태(53·가명)씨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미지근한 물 한 컵을 마시는 습관이 있다. 그는 "매일 아침 공복에 물 한 컵을 마신다. 처음에는 잠을 깨기 위한 용도로 마셨지만, 이제는 마신 날과 안 마신 날에는 몸이 느껴질 정도로 차이가 크다"라고 말했다.

아침 공복 물 한 잔이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우리 몸은 연령대에 따라 최대 60~80%의 수분을 갖고 있다. 이에 평소 수분섭취가 매우 중요하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지면 탈수, 결석, 비만, 당뇨병 등 다양한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공복에 물 한 잔은 밤새 축적 된 노폐물과 독소 배출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과 림프액의 양을 늘려 몸속 노폐물을 원활히 흘려보내서다. 이는 신장 결석과 방광염도 예방한다. 수분 섭취를 통해 신장에 머물러 있는 산을 희석시킨다. 

아침에는 대부분 혈액의 점도가 높아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복에 물 한 잔은 혈액의 점도를 묽게하여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이는 혈압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동시에 노폐물 배출과 깨끗해진 혈액은 심근경색과 뇌경색 등 발병 위험을 낮춘다. 

동시에 잠들어 있는 동안 움직이지 않던 장(腸)운동을 부드럽게 자극하는 신호탄 역할을 해 배변활동에도 도움을 준다. 이는 변비예방에도 효과가 있으며, 건강한 장은 면역체계도 관련이 있다.

공복상태에서의 수분 섭취는 위산을 희석시켜 속쓰림을 방지하기도 한다. 

우리 몸은 잠든 이후에도 수분을 배출하는데, 바로 땀이다. 자는 동안 많게는 1L 이상의 수분이 땀으로 배출되기도 한다. 이는 혈액의 점도를 높일 뿐 아니라 탈수도 더 심해진다. 특히 노인의 경우 항뇨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만성 탈수 상태인 경우가 많다. 만성 탈수는 몸 속의 수분이 2%가량 부족한 상태가 약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태다. 만성 탈수 상태가 장기간 이어지게 되면 신체의 해독 능력을 감소시켜 조기 노화, 심장 질환, 소화불량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수면 동안 수분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탈수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공복에 물 한 잔은 탈수 증상을 예방하는데도 도움을 준다.

◇잘못된 수분섭취, 오히려 건강 해로워

물 섭취는 습관에 따라 오히려 건강에 독이 될 수 있다. 공복에 물을 마시기 전 양치를 하거나, 입안을 헹구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수면 중 위산이 식도를 지나 입 안으로 넘어오거나 입안 속 세균들이 번식할 수 있어서다.

고혈압이 있으면서 뇌동맥류나 뇌출혈 경험이 있는 사람은 물을 한 번에 벌컥 마시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물을 급격히 빠르게 마시면 뇌혈량이 급속도로 증가해 뇌혈관에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물을 나눠서 조금씩 마시는 것을 권장한다. 

또한 아침 공복에는 30℃의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찬물은 위장관을 자극하고 온도를 급격히 떨어트리면서 자율신경계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다. 이어 위장 혈류량이 떨어져 소화액이 적게 분비될 수 있다. 혈압 상승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고혈압이나 뇌졸중 환자는 찬물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너무 뜨거운 물은 식도와 위의 화상 위험성을 높여 구강암, 식도암을 유발할 수 있다. 

잠자리에 들기 전 많은 물을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숙면 중 소변의 양이 많아져 수면의 질을 떨어트릴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하루 수분 권장 섭취량은 8잔(약 1.6L)이다. 하지만 이를 극단적으로 지키기 위해 물을 마시는 것은 오히려 혈중 나트륨 농도를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일어날 수 있다. 저나트륨 증상은 두통, 구역질, 현기증, 근육경련을 일으키거나 심각하면 뇌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