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호 기자 
지현호 기자 

정부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며 청약 당첨 시 2%대 금리로 40년까지 대출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내놨다. 

청년들이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경제적 불안감에 결혼을 꺼린다는 점에서 나온 정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내 집이 있고 결혼할 상대가 있다는 전제로, 결혼 의향을 묻는 말에 상당수의 청년은 '의향이 있다'고 답한다. 

'40년 장기 대출이면 어떤가. 오히려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갚아나간다면, 가능하리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 맹점이 있다. 20·30세대라고 실거주만을 목적으로 하는가 하면 그건 아니다. 

40년간 대출금을 다 갚을 생각으로 집을 사기보다는 집값이 올라갔을 때 팔아서 시세차익을 얻을 심산이 더 크다. 

이는 청년층 '영끌' 열풍으로 증명된 현실이다. 그리고 부동산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지금, 영끌에 나섰던 청년들은 그야말로 인생의 '쓴맛'을 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서울 아파트 가격을 고려하면 위 정책의 수혜자는 이른바 '금수저'다. 

보통의 청년들에게 수천만원의 새 아파트 계약금이 있을지 생각해 볼 일이다. 부모의 도움을 받던가, 계약금마저도 대출받아서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쉽지 않은 이들이 더 많은 게 사실이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정책, 특정 계층만 수혜를 받는 정책은 결국 이 시대의 '주거사다리'를 무너뜨린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했다. 

청년정책을 보완한다면, 차라리 저리로 임차보증금을 지원해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실효성이 높다.

사회에 갓 들어선 청년에게 일확천금의 꿈으로 영끌을 유도하고, 기회를 못 잡았다는 패배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심어주는 건 국가가 앞장설 일은 아니지 않을까. [1코노미뉴스 = 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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