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나라로 꼽히던 대한민국의 성폭력범죄가 심각하다. 지표만 보더라도 매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미 정부에서는 이와관련 예방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오히려 성범죄는 증가해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통계청 한국의 안전보고서 2023에 따르면 성폭력 발생건수는 2019년 3만2029건에서 2020년 3만105건으로 줄어드는가 싶더니, 2021년 3만2898건, 2022년 4만1433건으로 급증하기 시작한다. 매번 3만건을 유지하던 성폭력 범죄는 4만건을 넘어섰다. 또한 통신매체 이용음란(디지털 성범죄) 범죄 역시 1만605건
생명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신종 펫숍'이 기승이다. 반려동물 판매 업장에서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면서 고액의 파양비를 받고 동물을 인수한 후 재분양하는 변칙 영업 형태를 말한다. 반려동물을 파양하는 사람들의 죄책감을 이용한 전략이다. 업자들이 받아들이는 파양비는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이런 식으로 업자에게 넘겨진 동물들이 좋은 보살핌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면 좋겠지만, 관리가 곤란해진 동물들을 학대하거나 심지어 암매장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다.실제로 지난해 말 파양된 동물을 돌봐준다고 속인 뒤 100여마리의 동
국내 음주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경찰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20대 여성 A씨는 오전 4시30분 강남구 논현동에서 술을 마시고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 B(54)씨를 뒤에서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로 최근 검찰에 넘겨졌다.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인 0.08%을 넘은 것으로 전해졌다.문제는 사고 이후 A씨의 행동이었다. 당시 목격자들은 현장 사진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사고 직후 구조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반려견만 끌어안고 있는 사진과 목격담을 게재했다. A씨의 이러한 행동은 국민
정부가 지난해 말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예방부터 치료, 회복까지 정부가 정신건강 지원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정신건강 지표에 경고등이 켜진지 오래다.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긴 시간 떠안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 여파가 더해져 우울감을 느끼는 환자도 늘었다.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백종헌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울증·불안장애로 치료받은 환자가 지난 5년(2018년~2022년)간 906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지난해 우울증·
정부가 청년들의 내 집 마련 기회를 확대하겠다며 청약 당첨 시 2%대 금리로 40년까지 대출이 가능하게 하는 방안을 내놨다. 청년들이 주거 불안에 시달리고, 경제적 불안감에 결혼을 꺼린다는 점에서 나온 정책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내 집이 있고 결혼할 상대가 있다는 전제로, 결혼 의향을 묻는 말에 상당수의 청년은 '의향이 있다'고 답한다. '40년 장기 대출이면 어떤가. 오히려 혼자보다는 둘이 함께 갚아나간다면, 가능하리라'고 보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여기에 맹점이 있다. 20·30세대라고 실거주만을 목적으로 하는가 하면 그건 아니
아무도 모른 채 홀로 쓸쓸히 죽어가는 이들이 늘고 있다. 우리는 이를 '고독사'라고 부른다. 고독사는 극한의 고독 속에서 홀로 쓸쓸히 맞이한 죽음을 뜻한다. 죽어야만 보이는 사람들이다. 지난달 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70대 할머니 사연은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할머니 옆에는 셋째 딸이 있었지만 2년이 넘게 아무도 찾지 않았고 가족은 물론 이웃도, 담당 구청도 할머니의 죽음을 간파하지 못했다. 사건 발생 후 지자체에서는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파악하기 위한 더욱더 치밀한 조사가 이뤄졌다. 기초생활수급자
올 것이 왔다. 에너지 취약계층의 고통이 가중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낸 지 3주 만이다. 얼마 전 한차례 전기·가스요금이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전기요금은 주택용과 산업용, 일반용 모두 ㎾h당 2.5원 인상됐다. 일반 가정용 전기요금의 경우 올해 기준 연료비 잔여 인상분 4.9원까지 합치면 전체 인상액은 1㎾h당 7.4원이다. 민수용(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요금도 메가줄(MJ)당 2.7원 인상됐다. 주택용 인상률은 15.9%, 서울시의 경우 가구당 월평균 인상액은 5천400원가량이다. 한 가구가 1년 동안 내야 하는
"1인 가구 정책 몰라서 못 해요" 지난달 서울시에서 주최한 1인 가구 토크쇼에 참석한 자리에서 한 관객이 성토한 말이다. 1인 가구 증가 비중이 커지면서 각 자치구별로 세대별 1인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지만 정작 몰라서 참여를 못 한다는 소리가 나왔다. 이는 지원책이 부족한 것도 아니라는 점이다. 현재 서울시는 각 자치구마다 1인 가구 지원 프로그램이 활성화돼 있다. 짧게는 한 주마다 혹은 계절을 두고 기수를 정해 참여자를 모집하기도 한다. 프로젝트는 혼자 사는 1인 가구를 위한 지원으로 대부분 참가비 '무료'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말이 있다. 세월의 흐름을 방증하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로 기자질을 한 지도 십년이 훌쩍 지났다. 현장에서 사건사고를 접하다 보면 다양한 일들과 맞닥뜨린다. 협박과 회유가 대표적이다. 그럴 때마다 한 가지를 고수하면서 놓지 않은 나름의 철칙이 있다. 양쪽 입장을 듣고 되도록 전달자 입장에서 다루도록 하자다. 제기된 한쪽 주장이 전부가 아니라는 선은 확실하게 가지고 가자였다. 하지만 간혹 기사를 작성하다 보면 시소처럼 기울어지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균형을 잡기 위해 전화기를 붙들고 있는게 요즘도 별반 다르지
"처남에 부인을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처남댁 아니에요""그럼 그 처남댁이 누나의 남편을 부르는 호칭은 뭘까""...글쎄요"밥상머리에서 시작된 가족 호칭은 기자들도 헷갈리기에 충분한 주제다. 최근 가족 개념이 많이 바뀌면서 사소한 호칭 조차도 낯설게 느껴진다. 과거 가족 중심의 가족 형태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변화하는 가족 형태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느끼고 있을까. 통계청이 지난 28일 발표한 '2020~2050년 장래 가구 추계'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통계청 조사 결과에 따르면 30년 후 2050년 대한민국은 1~2인
3년 후 최대 1440만원 적립금을 받을 수 있는 청년내일저축계좌가 문을 열고 신청자를 받기 시작했다. 가입자는 3년 동안 매달 10만 원을 저축하면 정부가 10만 원씩 지원금을 넣어주는 방식이다. 만기 땐 자신이 넣은 360만 원에 다시 360만 원을 더해 총 720만 원의 적립금을 받을 수 있다. 신청 당시 근로 중인 만 19∼34세 청년 중 근로·사업 소득이 월 50만원 초과·200만원 이하이며 자신이 속한 가구의 소득이 기준 중위소득 100% 이하이고, 가구 재산이 대도시 3억5천만원, 중소도시 2억원, 농어촌 1억7천만원
지난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이뤄진 지 보름이 지났다. 각 정당의 후보들은 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공약을 내세워 표심 몰이에 돌입했다. 1인 가구도 그중 하나였다. 최근 1인 가구가 크게 증가하면서 한 표라도 더 받기 위해 1인 가구와 관련된 솔깃한 공약이 터져 나왔다. '1인 가구를 위한 반값 임대아파트 공급'부터 '여성 1인 가구 주거 안전시설 지원 확대'까지 내용도 다양했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에서도 1인 가구를 위한 후보들의 공약은 이어졌다. 당선이 된 이후 시행된다면 1인 가구에는 더없이 좋은 공약들이다. 특히 1인 가구
"절차나 법률 자문을 통해 처리된 사안입니다. 해당 기관의 의뢰대로 과태료 지급과 후속 조치가 진행됐습니다" 멘트는 간결했다. 법적으로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조용히 넘어갔으면 했다. 취재를 하다 보면 법과 결부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법대로 했다는 말은 정해진 규칙을 이행했다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법망은 피했어도 사회적인 도덕적 시선은 피할 수 없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열매가 시끄럽다. 사랑의열매 사무총장 A씨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과태료와 정직 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랑의열매 사무총장 A씨는 지난
"그렇게나 되나요? 생각보다 많네" 1인 가구와 관련된 기사를 다루기 위해 만난 대상자들의 반응이다. 1인 가구라는 뿌리를 바탕으로 만난 사람들이지만 막상 1인 가구 추이에 대해 자세하게 모르거나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기자도 취재 하면 할수록 가장 놀라는 점은 바로 '속도'다. 전국 1인 가구 추이는 숫자로 봐서는 비교적 양호한 수준이지만 막상 내용을 들여다보면 심각해진다. 통계청이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 가구' 자료에 따르면 작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1.7%인 664만3,000가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좀 더
배달앱 업체가 프로모션을 종료하면서 배달비가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그 몫은 고스란히 업주와 소비자 몫으로 돌아간다. 3300원이던 수도권 기본 배달 대행료가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일부 지역의 경우 악천후나 배달이 몰리는 시간, 배달 거리 등에 따라 할증이 적용되는 경우 최소 7000원에서 많게는 9500원 등 1만원까지 육박하는 경우도 있다.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고객몰이에 나섰던 배달앱 업체가 등을 돌리면서 나온 결과물이다. 결국 시장 지배력을 앞세워 일방적으로 요금을 올리는 식의 방식이 비난받는 이유가 됐다. 기자 역
"이거 하나면 속이 든든해" 커피믹스를 즐겨 마신 할머니의 말씀이었다. 밥은 걸러도 하루 커피믹스 한 잔은 꼭 마셨던 할머니셨다. 숭늉 같이 속이 편안해진다는 할머니 말씀이 다시금 생각난 것은 커피믹스 시장 점유율 1위인 동서식품이 맥심 모카골드 등 커피믹스 출고 가격을 평균 7.3% 인상한다는 소식 때문이다.동서식품은 오는 14일부터 맥심 오리지널 170g 리필제품을 5680원에서 6090원으로 7.2% 인상한다고 7일 밝혔다. 맥심 모카골드 커피믹스 1.2kg 제품과 맥심 카누 아메리카노 90g 제품도 각각 7.3% 등 출고 가
죽은자는 말이 없다. 생존을 위해 메아리친 목소리가 허공에 맴돌 뿐이다. 최근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는 생활고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자영업자들에 대한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전남 여수시 치킨 가게 업주가 경제적인 어려움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서울 마포구에서 23년간 호프집을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 역시 경영난과 생활고에 시달리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마지막까지 직원들의 월급을 챙기기 위해 원룸 보증금마저 뺐다는 사실이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7월 경기 평택
"버티다 버티다가 더는 어려울 것 같아요. 오히려 손해 보는 장사라서 이 방법밖에 없네요"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사회적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되자 소상공인의 한숨도 봇물처럼 터져 나온다. 휑한 가게 안을 바라보며던 시청 근처 한 국수집 사장은 이같이 말했다. 분노하거나 슬퍼할 힘조차 없는 듯했다.사회적 거리 두기 4단계가 시행된 지 어느덧 보름이 지났다. 지난 26일 직장이 몰려있는 시청 근처 북창동 거리는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한산하다. 기자가 시선을 둔 A 백반집엔 손님 3명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점심장사가 한창이어야 할
허리가 아파서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 불참을 선언했던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결국 청문회에 참석한 가운데 거듭 허리 숙여 사죄했다. 22일 열린 산재 청문회에서 최 회장은 잇달아 일어난 안전사고에 대해 집중포화를 맞았다.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대국민 생쇼다', '기본 수칙도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포스코는 산업 재해 온상' 등 최 회장을 질타했고, 최 회장은 이를 연거푸 사과했다.첫 질의자로 나선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회장님, 허리는 좀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은 뒤 "염좌상은 주로 보험사기꾼이 제출하는 것이다. 염좌상
'처음'이라는 단어는 항상 낯설음과 설레임이라는 두 가지 공통된 단어를 포함한다. 꼬미(반려견, 말티즈, 4살)를 만났을 때 그랬다. 2년 전 3번의 파양 아픔이 있었던 꼬미는 곁을 잘 내주지 않았던 소심한 친구였다. 마킹을 자주 한다는 이유로 파양이 됐다고 했을 때 과연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결론을 놓고 보면 '나쁜 개는 없다, 나쁜 사람이 있을 뿐'이라는 말이 딱 맞아떨어졌다. 이젠 가족 구성원으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꼬미와 함께 생활하면서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