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픽사베이

#. 1인 가구 최원호(32·가명)씨는 화장실을 갈때나 혼자 밥을 먹을 때, 길을 걸을 때에도 스마트폰을 놓지 않는다. 최 씨는 "원룸에 TV나 컴퓨터가 없어 스마트폰을 활용해 영상을 보거나 인터넷 검색을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장기간 스마트폰 사용으로 그는 최근 뒷목과 어깨의 통증을 유발하는 '거북목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 1인 가구 회사원 민경선(27·가명)씨는 스마트폰을 활용해 OTT 시청하는 것이 취미다. 하지만 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동영상 시청으로 일상생활까지 지장이 생겼다. 민 씨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른다"며 "평소 밤 늦게까지 이어진 영상 시청으로 수면시간이 줄어 회사에 지각도 자주하게 됐다. 눈 건강도 많이 안 좋아진 것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 취준생 권소라(28·가명)씨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앱을 자주 이용한다. 하지만 그때마다 자괴감에 빠진 최 씨. 취직한 친구들의 소식을 쉽게 접해서다. 권 씨는 "취업 잘하고 잘 지내는 친구들의 소식을 SNS로 접하다보니 스스로 자괴감에 빠질 때가 많다. 앱을 지워도 며칠을 못 참고 다시 다운받았다"며 "다들 나보다 잘 사는 것 같아 우울하다"라고 호소했다.

스마트폰 과다 사용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1인 가구의 경우 여가시간에 스마트폰 등 사용 빈도가 높은 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2023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여가 활동 시 '동영상 콘텐츠 시청'(77.9%)을 1위로 꼽았다. OTT 구독율이 높고, 혼자 집에 있는 시간에 영상 시청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서다. 굳이 콘텐츠를 보지 않더라도 적막감을 피하기 위해 영상물을 반드시 틀어 놓는다는 이들도 많다.

문제는 지나친 스마트폰 사용이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거북목 증후군

우선 홀로 영상 콘텐츠를 즐길 때 자세가 문제다. 대체로 목을 앞으로 뺀 자세로 콘텐츠에 집중하게 되는데 이러한 자세가 굳어지면 거북목 증후군을 불러오게 된다. 또 다른 말로 일자목 증후군(Forward head posture), 라운드 숄더 자세(Rounded shoulder posture)로 불리기도 한다.

고개를 숙인 자세로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는 이들이 늘면서 거북목 증후군 환자도 늘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 211만1697명에서 2021년 238만7401명으로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의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거북목 증후군이 오랜 시간 지속되면 목뼈 주변의 근육과 인대, 디스크의 손상 등으로 부상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목 주변과 어깨, 허리나 팔에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올바른 자세에서 머리의 무게는 약 5kg이다. 하지만 15도로 숙인 자세는 머리의 하중이 12kg으로 증가한다. 점차 더 숙인 머리 각도에 따라 머리의 하중도 더 늘어난다.

이로 인해 목뒤 쪽 근육이나 가슴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근육 피로도와 통증이 발생하게 된다. 아울러 목뒤 쪽 인대가 약화하여 목 디스크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줄이고, 한 자세로 오래 사용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턱 뒤로 당기기, 날개뼈 모으기 등 가벼운 스트레칭을 자주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과도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부상이 발생할 수 있어 천천히 올바른 자세로 시행한다.

◇수면장애

1인 가구의 경우 잠들기 전까지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을 계속 이용할 경우 뇌를 자극해 수면시간이 줄어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따르면 스마트폰의 밝은 빛이 생체시계의 흐름을 깨며 불규칙한 수면습관을 만든다. 이러한 빛은 눈의 광수용체를 자극해 뇌의 송과샘에서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한다. 밤에는 멜라토닌 분비로 숙면에 들어야 하지만, 스마트폰의 빛이 이를 방해해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잠들기 전 스마트폰 사용을 피해야 한다.

◇안구질환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은 안구질환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안구건조증과 시력저하가 꼽힌다. 우리 눈은 보통 1분에 15~20회 정도 깜빡인다. 눈을 깜빡이면 눈물이 안구 전체를 덮어 안구 표면을 닦아주는 작용을 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은 눈 깜빡임을 3분의1 정도로 줄어들게 한다. 이는 안구에 눈물이 쉽게 증발하는 요인이 된다. 이같은 증상이 장시간 반복되면 안구 표면이 손상되는 등 시력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안구 건조증 증상은 ▲눈이 쑤시고 따끔거림 ▲눈에 모래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 ▲안구 통증과 시력저하 ▲안구피로를 느낄 때 눈곱이 끼는 증상 ▲아침에 기상 시 눈이 뻑뻑하고 충혈되는 증상 등이 있다.

안구건조증이 지속될 경우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고 안과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인공눈물 등 안약을 사용해야 한다.

◇정신건강 문제

스마트폰 중독 등에 노출된 경우 정신건강 문제와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경복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와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 공동연구팀이 국내 대학생 6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트레스, 우울, 불안감이 있는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스마트폰 이용률이 2배 높았다.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대학생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19배 스마트폰을 더 사용했다. 자살 생각을 한 사람은 2.24배 스마트폰 중독 위험이 높았다.

스트레스, 우울, 불안 증상이 심화되면 뇌 기능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중독의 위험도는 알코올, 마약 등 물질 중독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사용 시간을 측정하고 제한해야 한다. 또한 스마트폰 알림을 끄거나 자주 사용하는 앱을 삭제한다.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면 스마트폰 중독 예방센터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저작권자 © 1코노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