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아 도봉구 가족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를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닌 사회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진아 도봉구 가족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를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닌 사회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1인 가구의 유형과 특징은 연령별, 지역별, 소득별로 상이해서 획일적으로 진단하거나 처방하기 어렵다. 특정집단을 타자화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진아 도봉구 가족센터장의 말이다. 31일 [1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강 센터장은 1인 가구 증가 자체를 큰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사회 현상으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도봉구 가족센터는 지난해 여성가족부 주관 '2023년 전국 가족센터 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인터뷰에서도 강 센터장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먼저 1인 가구 증가, 양극화와 빈곤, 인구 고령화 등과 함께 '경쟁적이고 실패를 용납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도봉구 가족센터는 지난해 말 여성가족부 주관 '2023년 전국 가족센터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도봉구 가족센터는 지난해 말 여성가족부 주관 '2023년 전국 가족센터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강 센터장은 "사회관계망의 질을 평가하는 'OECD 더 나은 삶의 지수' 공동체 부분에서 한국은 41개국 중 38위에 머물렀다"며 "학벌과 연봉으로 끊임없이 비교하고 비교당하는 사회에서 나날이 관계망은 멀어지고 개인은 고통스러워진다"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그는 "이처럼 경쟁사회 속에서 세대 간의 차이, 과거 공동체적인 가족형성에서 자율적인 존재로 변함에 따라 가족 친밀감의 저하 등으로 갈등이 발생함에 따라 청년 1인 가구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현 사회에서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사회문제에 대해 그는 "생애적인 관점에서 만혼, 비혼 확산으로 출산기피가 나타나고 있다. 차이는 단순히 문화적 다양성일 수 없고, 불평등과도 연결되어 있다"며 "특히 세대 간의 규범적인 충돌이 있다. 기성세대의 규범이 여전히 제도와 조직에 강력하게 남아있다. 이를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과정 중에 나타나는 사회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도봉구 가족센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진아 센터장. 그는 1인 가구를 포함한 모든 가족의 건강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도봉구 가족센터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강진아 센터장. 그는 1인 가구를 포함한 모든 가족의 건강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가족센터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 강 센터장은 1인 가구를 포함한 모든 가족의 건강성을 지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도봉구 1인 가구는 현재 중장년층, 여성 독거노인의 비율이 높다. 다만, 정책 욕구에 대한 부분은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니즈가 다르기 때문에 두 트랙으로 현재 가고 있다"며 "인구학적 분포나 연령대 생물학적인 분포가 많다고 해서 거기에만 치중되는 것이 아니다. 청년층의 경우 실제 프로그램 참여도가 높고, 온라인으로도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특징 등을 센터에서는 고려하고 있다. 독거 어르신이나 빈곤 계층의 경우 복지관에서 조금 더 위기 개입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족센터는 취지에 맞게 모든 가정의 건강성을 지향하고 있다"며 "현재 센터에서 1인 가구 사회적 연결망을 지원하는데 있어서는 서울시 1인 가구 특별대책 4대 안심과제에 중점을 두고 건강, 안전, 고립, 주거의 영역으로 기획한 생애주기별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2023년 10월 기준 도봉구 전체 가구 13만8223가구 중 1인 가구는 5만999가구(36.9%)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4% 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연령대별로는 ▲60대(20.9%) ▲50대(16.5%) ▲30대(15.1%) ▲70대(13.5%) ▲40대(12.8%) ▲20대(11.0%) ▲80세 이상(9.8%) 순이다.

도봉구 가족센터에서 진행한 1인 가구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강 센터장은 "청년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 예방을 위해 산책 활동인 '꽃 필 때 걷자'와 요리를 하면서 얻는 심리적 안정감, 건강한 식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청춘 포레스트'를 진행했다. 중장년 남성 1인 가구는 식생활 문제를 고려한 '요리하는 도봉구 남자들 : 봉남씨'를 추진했다"며 "특히 봉남씨의 경우 썰렁한 조리실 보다 보다 예쁘게 꾸며진 공유 주방을 찾아 진행했다. 남성분들은 이런 부분에 둔할 수 있지만, 무의식적으로 공간 분위기가 다르면 말투도 달라지고 몸가짐도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예비 1인 가구를 고려한 '이혼전후상담'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강 센터장은 "이혼을 앞두고 있는 경우는 최소 두 분 중에 한 분은 1인 가구가 될 확률이 높다. 또한 황혼 이혼의 경우도 예비 1인 가구에 해당한다. 우리가 중점을 둔 부분은 예비 1인 가구로 준비할 수 있는 상황을 봤다"며 "이혼도 개인이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하지만 막상 이혼을 하려고하면 최소한 내가 혼자 밥을 해먹을 수 있고, 내가 집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 이러한 상항을 설명해 줄 수 있는 법원 상담 선생님을 위촉해 사업을 진행한 결과 큰 호응을 얻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센터는 해당 사업으로 2022년 '이혼전후상담 우수기관 인증사업'에서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강진아 도봉구 가족센터장은 앞으로의 1인 가구 지원 정책에 대해 '주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진아 도봉구 가족센터장은 앞으로의 1인 가구 지원 정책에 대해 '주거'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또 앞으로 필요한 1인 가구 지원정책에 대해 '주거'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혼자 살더라도 주거 안정성을 높아야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강 센터장은 "1인 가구라고 해서 3평, 5평에서 생활하는 것이 아닌 혼자 살아도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1인 가구는 유동성이 강하기 때문에 가전이나 붙박이가 기본적으로 되어 있는 주거 정책을 펼치는 것이 피부로 와닿을 것"이라며 "1인 가구도 좀 더 편리하고 그저 내가 쉴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도봉구 가족센터가 심리적인 놀이터 같은 개념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어릴 적 약속을 따로 잡지 않아도 놀이터로 향하면 친구들을 만났던 것처럼 센터도 그런 개념으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 1인 가구가 어느 순간 고립감이 심해지거나 혼자라는 느낌이 들 때 언제든지 방문해도 되는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도 가족센터를 방문한 모든 분들에게 조금 더 반갑게 맞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도봉구 가족센터가 위치한 도봉구민회관.
도봉구 가족센터가 위치한 도봉구민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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