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서정렬 교수 영산대 부동산학과/주택ㆍ도시연구소장

1인 가구는 '혼자인 가구','혼자 사는 가구'를 의미한다. 사전적으로도 '현실적으로 주거 및 생계를 혼자 하는 가구'다. 나 혼자 사는 가구이기에 집에서의 식사 대부분은 혼자 해결한다. 혼밥이다. 그런데 이제 '혼밥'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혼자 사는 사람이 아닌 가족이 있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집에서나 밖에서 혼자 즐기는 ‘식사의 방식’이 된지 오래다.

혼자 즐기는 식사의 방식이기에 혼밥에 대한 사전적 정의를 구체적으로 정할 필요가 있다. 1인 가구로서의 혼자 먹는 밥 또한 '혼밥'이고 가족과 함께 생활하지만 가족과 함께가 아닌 혼자 먹는 식사 역시 '혼밥'이다.

따라서 1인 가구이면서 혼자해서 먹게 되는 혼자만의 식사 또는 만들어 먹지는 않지만 배달 음식이나 포장된 음식을 혼자 먹는 식사를 혼밥이라고 정의하는 게 맞을 듯싶다. 1인 가구인 사람이 음식을 해서 혼자 먹게된다 면 이것은 '홈밥'또는 '홈쿡'으로 불리고 이해되는 게 맞을 듯하다.

혼밥이기에 혼자 만들고 혼자 먹는다. 혼자 살기에 혼자 만들고 혼자 먹는다. 혼자 살기에 대부분 소형주택 즉, 원룸에서 생활하는 1인 가구가 많다. 혼자 음식을 만들기에 주방은 식단을 준비하는 주방과 식탁 또는 주방과 식탁을 겸한 아일랜드 주방, 아니면 음식을 준비하는 개수대와 크지 않은 아일랜드 주방 등 다양한 형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가장 선호할 수 있는 주방 형태는 무엇일까? 단연코 아일랜드 주방이 있는 집을 선호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혼밥이 불가피한 코로나19시대를 지나왔고 혼밥을 즐길 레시피가 유튜브 등 다양한 브이로그를 통해 소개되고 있어 요리자체를 즐기는 1인 가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혼밥이라지만 아무리 간단한 요리라도 요리하는 '맛'이 나려면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아일랜드 주방이 최고다. 음식을 위해 재료를 씻고 다듬는 것은 개수대쪽에서 하고 준비한 재료를 용기에 넣어 개수대쪽 가스레인지가 아닌 전기로 사용하는 하이라이트나 인덕션이 있는 아일랜드 식탁에서 요리를 하면 무언가 '맛'이 나고 '멋'이 있다. 그런 충만한 기분으로 준비하는 혼밥은 나름의 의식처럼 경건하게 준비될 수 있고 혼자 만들어 먹는 밥이지만 자신에게 해주는 대접처럼 존중할 수 있는 식사가 될 수 있기도 하다.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소셜 다이닝'에 대한 선호 이유와 위축이다. 소셜 다이닝은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식사'하는 것을 말한다. 선호되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공통 관심사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지자체별로 소셜 다이닝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중장년 및 청년 1인가구에게 높은 호응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와 관련된 서울시의 프로그램으로는 '행복한 밥상'과 건강한 밥상과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와 건강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해 호응을 얻고 있다. 반면 소액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정한 금액을 지불하고 특정 주제를 정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과 식사모임을 하는 말 그대로의 '소셜 다이닝'이 위축된 것은 물가가 올라 소셜 다이닝을 위해 지불하는 금액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작용한 탓이 크다. 1인 가구에게 약 5만원 수준에 달하는 식사비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또한 1인 가구가 요리를 해서 먹는 혼밥을 위한 '홈밥', '홈쿡'때 아일랜드 주방은 있으면 좋은 게 아니라 없으면 불편한 1인 가구를 위한 맞춤형 주방설비의 '끝판왕'설비 가운데 최고라고 할 수 있다. 

아일랜드 주방 자체가 요리를 잘 할 수 있는 '조건'은 물론 아니다. 아일랜드 주방이 갖추어졌다고 해서 요리 실력까지 갖춰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아일랜드 주방은 요리하기에 편한 설비 일 뿐이다.

그런데 아일랜드 주방을 1인 가구 대부분이 홈밥이나 홈쿡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선호'한다는 것은 1인 가구가 선호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어 공급하는 부동산개발업체와 디벨로퍼(developer) 들에게는 많은 시사점을 준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공급되는 소형주택에는 대부분 아일랜드 주방이 평면에 반영되어 있다. 소형주택인 이유로 아일랜드 주방의 구조 또한 다양하게 반영된다. 'ㄱ'자 또는 'ㄴ'자 모양에서부터 아예 독립된 말 그대로 '섬'과 같이 떨어진 아일랜드(island) 주방 등 다양하다. 중요한 것은 소형주택 공급업체 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아일랜드 주방을 중심으로 한 평면 개발에 힘쓰는 이유가 바로 1인 가구의 사회적 증가와 무관하지 않으며 1인 가구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1인가구 중심의 1인 가구 선호 평면 개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변화라고 할 수 있다. 1인 가구를 위한 소형주택이라고 하더라도 1인 가구의 경제적 수준이나 기호에 맞춘 아일랜드 주방을 위시한 다양한 주방 형태가 제안될 것은 불문가지다. 이미 소형 프리미엄급 하이엔드, 하이퍼엔드 상품이 제시되는 것 또한 이러한 변화를 반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짠테크로서의 니트족 증가 또한 프리미엄급과는 다른 형태의 아일랜드 주방이 제안될 수 있다는 점에서 디벨로퍼들로서는 관련 상품개발 과정에 있어 다양한 탐색과 적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1인 가구를 위한 아일랜드 주방의 채택과 변화 역시 '부동산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라고 판단된다. 1인 가구가 원하는 것은 지금은 아일랜드 주방일 수 있지만 또 다른 선호로 새롭게 '요구'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변화가 '사회적 추세'로서의 '트렌드(trends)'다. 오늘도 어느 1인 가구의 세대주는 집으로 퇴근하면서 집에서 만들어 먹는 홈밥을 만들며 이렇게 마음속으로 외칠지 모른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나의 아일랜드 주방도 존재(해야)한다'[1코노미뉴스=서정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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