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서울시 병원동행매니저 활동 모습./사진=서울시, 미리캔버스
(왼쪽)서울시 병원동행매니저 활동 모습./사진=서울시, 미리캔버스

"병원에 동행하는 것이 큰일은 아닌 것 처럼 보여도 1인 가구에게는 매우 큰일처럼 느낄 수 있거든요. 어르신이라면 더더욱요. 고마워하실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병원동행매니저로 활동 중인 김 모 씨.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가 더해지면서 의료 취약 해소 방안이 강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받기 시작한 직업이 병원동행매니저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중장년 인생 2막을 위한 직업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병원동행매니저는 미국, 캐나다, 일본 등 일부 해외 국가에서 이미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직업이다. 국내의 경우 2021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경기, 인천, 강원, 부산 등 지자체 사업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이 밖에도 민간사업장에 소속되어 활동하는 경우도 있다.

병원동행매니저는 거주지부터 병원까지 동행 할 뿐 아니라 전체적인 병원 검사나 진료실, 약국 등 환자와 함께 동행하여 진료내용을 숙지하고 환자와 가족에게 내용을 전달하는 등 내원 과정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원 후 귀가 동행까지 마무리한다.

1인 가구가 홀로 생활하면서 느끼는 어려움 중 하나로 '아플 때 대처'가 꼽히고 있다. 특히 혼자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취약한 경우가 많아 자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 접근은 1인 가구에게 중요한 부분이다.

동시에 인구 고령화 문제도 겹쳤다. 거동이 불편하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제때 병원을 방문하지 못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또 규모가 큰 대학병원의 경우 노인에게는 외래 진료 예약부터 검사실을 찾아가기까지 모든 과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처럼 가족·보호자의 부재로 혼자 병원 방문에 어려움을 겪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병원동행매니저 중요도는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서울시 병원안심동행서비스는 지난 1월 기준 시행 2년만에 누적 이용 건수 약 3만건을 기록했다. 이용자들의 만족도 역시 매년 90%를 상회했다. 특히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만족도는 95.1%에 달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은퇴 후 인생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에게 새로운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중장년 인생재설계를 돕는 서울시 50플러스재단에서는 취업연계를 위한 병원동행 매니저 양성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시행 중이다.

병원동행매니저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다.

이덕영(61·가명)씨는 요양보호사 자격증 취득 후 병원동행매니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씨는 "병원동행매니저가 요양보호사보다 비교적 업무 부담이 적다고 생각해 준비하게 됐다"며 "혼자라서 병원 진료를 못보는 분들에게 큰 힘이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한기철(58·가명)씨는 "단순히 병원 진료를 보는 것 조차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된 후 이를 돕고자 병원동행매니저를 생각하게 됐다"면서 "건강한 사람이 아픈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병원동행매니저가 되기 위한 과정은 지자체, 민간사업장 등 모두 다르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사 ▲간호조무사 ▲장애인활동보조인 자격증 중 하나를 보유해야 가능하다. 또 사업장에 따라 연령, 학력 기준과 기초 교육을 수료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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