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 권고사직 후 오랜만의 자유를 만끽하던 1인 가구 박영찬(31·가명)씨는 밤 낮이 바뀌는 생활을 반년 동안 이어왔다. 박 씨는 다시 재취업에 성공했지만 그동안 완전히 엉켜버린 수면 패턴 탓에 업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등 삶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박 씨는 수면클리닉을 통해 현재 치료받고 있다.

인체에서 잠은 매우 중요하다. 잠을 자는 동안 우리의 몸은 소모된 신체의 기능을 회복하기 때문이다. 잠이 보약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사람마다 필요한 최소 수면시간은 각자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잠은 성인 7~8시간, 어린이 9~10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잠에 들지 못하는 국내 수면장애 환자가 점차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수면장애 환자는 2022년 109만881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8년 85만5025명보다 28.5% 증가한 수치다.

수면 장애의 종류는 불면증, 수면 관련 호흡장애, 기면증, 하지불안증후군 등에 의해 나타난다.

이러한 수면장애는 여러 가지 개인적,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학습장애 ▲능률저하 ▲교통사고 ▲안전사고 ▲정서장애 ▲사회 적응장애 ▲산업재해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수면 장애를 적절하게 치료하지 않으면 이미 앓고 있는 내과적, 신경과적, 정신과적 질환이 악화되거나 지연될 수 있다.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 자료를 보면 잠은 낮 동안 소모되고 손상된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생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관리 저장하며 재생한다. 이를 통해 피로에서 회복할 뿐 아니라 생체 기능을 안정적인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한다. 또 학습과 기억, 감정 조절 기능에도 매우 중요하다.

특히 최소 수면시간을 지키더라도 어떻게 자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 몸의 생체시계는 적절한 빛 자극을 통해 지구의 하루 주기에 맞춰 유지될 때 각종 생체 기능을 건강하게 조율할 수 있다.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거나 밤낮이 바뀐 상태로 생활한다면 생체시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 따라서 각종 정서적, 신체적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건강한 수면, 건강한 생활습관 중요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건강한 습관을 가져야 한다. 다음은 대한수면의학회에서 제시한 수면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다.

첫 번째는 규칙적인 수면과 식이 습관이다. 사람은 생체 리듬을 가지고 있다. 몸 안에 있는 생체 시계에 혼란이 오지 않도록 하는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수면 습관이다. 가급적 수면 시각과 기상 시각을 일정하게 두는 것이 좋지만, 현재 불규칙한 수면 습관을 가졌다면 기상 시각을 고정시키는 것이 생활 습관을 바로잡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규칙적인 식사 또한 생체 시계를 활성화시키는 요소 중 하나다.

두 번째는 낮잠을 최소화해야 한다. 깨어나서 활동하는 시간이 길수록 수면에 대한 욕구는 커지고, 수면을 취하게 되면 이 욕구는 감소하게 된다.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원래 수면 시간이 아닌 시간에 수면을 취하게 되면 수면 욕구가 감소하게 되어 정작 자야 할 때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낮잠은 30분 미만으로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세 번째는 저녁 시간대의 격한 운동은 삼가야 한다. 적절한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운동이 무조건 수면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연구자들은 숙면에 도움이 되는 운동시간은 오전이나 이른 오후에 운동하기를 권유하고 있다. 수면시간에 가까울 때 격한 운동을 하게 되면 신체가 각성 상태에 돌입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서다. 저녁에 운동을 해야 한다면 최소 수면 시간과 2시간가량 간격을 두는 것이 좋다.

네 번째는 지나치게 배고프거나 배부른 상태로 잠자리에 들지 않는 것이다. 뱃속이 빈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어렵지만, 지나치게 배가 부른 상태에서 수면을 취하는 것 역시 양질의 수면을 방해한다. 저녁 식후 3~4시간가량 간격을 두고 수면을 취하는 것이 좋으며, 허기로 잠에 들기 어려운 경우 가벼운 유제품 등을 간식으로 섭취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침실은 어둡고 조용한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수면 중 빛이나 소음 등의 주변 자극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깊은 수면을 취하는데 도움이 된다. 수면등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도록 하고 사용해야 한다면 잠이 든 이후에 꺼질 수 있도록 타이머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술과 담배, 커피를 멀리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잠이 온다는 것을 알려진 사실이지만, 오히려 깊은 수면을 방해한다. 만성적으로 술을 마시게 되면 얕은 수면이 습관화될 수 있다. 흡연 역시 깊은 수면을 방해하는 요소다. 담배의 주 성분인 니코틴은 반감기가 약 2시간 정도로 짧아 수면 중 금단 및 갈망이 오기 때문이다. 커피는 니코틴과 반대로 반감기가 4~6시간으로 긴 편이며,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약 10시간이 걸리는 등 체내에 남아있는 시간이 긴 편이다. 커피를 마실 경우에는 오후 3시 이전에 섭취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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