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진 빌딩 전경./ 사진 = 한진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진 빌딩 전경./ 사진 = 한진

조현민 한진 사장의 경영능력이 도마 위에 올랐다. 책임경영에 나선 첫 해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했고, 미래먹거리로 자신한 플랫폼사업도 부진해서다. 당장 내년 목표치로 제시했던 매출 4조5000억원 달성에도 물음표가 나온다. 주가도 이를 반영한듯 연신 내리막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기준 한진 매출액은 2조8075억원, 영업이익은 1225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단 261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로는 매출은 1.5%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약 50%나 감소하며 반토막 났다. 영업이익은 그나마 7% 늘었다. 

지난해 조현민 사장이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책임경영에 나섰던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특히 한진이 창립 80주년인 2025년 매출액 3조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했고 이를 조 사장이 달성하는 그림이 완성되려면 지난해 성적이 중요했다. 

조 사장 역시 지난 연말 '언박싱데이'를 열며 신사업 확대를 통한 한진의 성장을 이끌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지난해 경영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에서 택배사업(57.6%) 다음으로 비중이 큰 물류사업(34.5%)이 상당히 부진했다. 지난해 한진 물류 매출은 8272억원으로 전년보다 9.36% 감소했다.

또 조 사장이 진두지휘한 신사업 부문도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조 사장은 지난해 4월 디지털 플랫폼 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물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출시 1년을 맞는 '훗타운'이 대표적이다. 훗타운은 기존 '이하넥스'가 담당하던 해외상품 배송서비스에 개인 간 상품거래·정보교류 기능을 통합한 신규 플랫폼이다.

그러나 훗타운은 론칭 초기에는 업계 최초 글로벌 C2C 직구 플랫폼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현재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하넥스→훗타운으로 개편되고 나서 사용 편의성이 떨어졌다는 불만이 다수다. 이뿐 아니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배송, 파손 등 이슈도 상당하다.

한진 관계자는 "글로벌 물동량과 운임 하락으로 인해 물류사업 매출이 줄었다"면서 "일반적인 사업이 그렇듯 (훗타운도)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한진의 중소 이커머스 셀러를 위한 플랫폼 '원클릭 택배'는 올해 업그레이드 버전인 '원클릭 프로'를 지켜봐야 한다. 조현민 사장이 관심을 기울인 부분인 만큼 기존의 단점을 개선하고 한진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사업이다.

기존 원클릭 택배는 월 300박스 미만 고객도 계약 없이 일반택배 대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이목을 끌었지만, 배송기간과 불안정한 서비스로 혹평을 받은 바 있다. 

한진은 원클릭 프로에 24시간 자동견적 서비스 기반 가격비교, 고객사에 물류데이터 현황 제공, 다양한 결제 수단 제공 등으로 중소 이커머스 사업자를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통 공룡이 된 쿠팡이 한진과 결별한 것도 뼈아프다. 쿠팡 물량은 지난해부터 줄어, 이달부터는 거래가 끊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따낸 중국 e커머스 물량이 있지만, 쿠팡의 빈자리를 채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장에서는 조 사장의 경영능력에 물음표를 띄우는 분위기다. 주가만 봐도 연일 내리막이다. 한진은 금일 주당 2만2400원에 장을 마쳤다. 전일 대비 3.3% 하락한 가격이다. 연초 2만7300원으로 52주 최고가를 찍은 후 힘을 못 쓰는 분위기다. 

이에 일각에서는 급변하는 물류시장 흐름을 읽고 대처하지 못하면 자칫 도태될 수 있는 만큼 재벌 3세가 아닌 최고경영자로서의 역량을 입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코노미뉴스 = 조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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