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호 기자.
안지호 기자.

생명을 돈으로만 생각하는 '신종 펫숍'이 기승이다. 반려동물 판매 업장에서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하면서 고액의 파양비를 받고 동물을 인수한 후 재분양하는 변칙 영업 형태를 말한다. 

반려동물을 파양하는 사람들의 죄책감을 이용한 전략이다. 업자들이 받아들이는 파양비는 수십에서 수백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으로 업자에게 넘겨진 동물들이 좋은 보살핌으로 새로운 가족을 만난다면 좋겠지만, 관리가 곤란해진 동물들을 학대하거나 심지어 암매장하는 사건도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지난해 말 파양된 동물을 돌봐준다고 속인 뒤 100여마리의 동물을 죽여 암매장한 업체 대표가 구속됐다.

동물보호단체 라이프에 따르면 지난해 2월 경기 여주시의 한 야산에서 개·고양이가 암매장 됐다는 제보를 받았다. 조사 결과 신종 펫숍 업체들은 돈을 받고 파양된 동물들을 한 마리당 10~30만원을 주고 다시 동물처리업자에게 넘겼다. 이에 처리업자는 동물들을 죽여 땅에 묻은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된 동물사체는 개 86마리, 고양이 32마리 등 총 118마리다.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 사체 부검 결과 사인은 대부분 질식사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28마리는 두개골이 둔기에 의해 골절된 상태였다. 이어 상당수 동물들은 위에 음식물이 없는 상태로 발견돼 시설에 있는 동안 최소한의 음식물조차 먹지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종 펫숍은 이미 수년 전부터 유행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수법이 큰돈이 된다는 소식이 퍼진 것이다. 유사한 업체들이 계속해서 불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신종펫숍이 비영리 보호소임을 내세우거나 보호소를 표방하는 경우도 있다. 아직까지 보호소라는 명칭 사용을 규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간판에 '안락사 없는 보호소', '무료 입양 무료 파양' 등의 문구로 홍보하는 경우도 있다.

언급했던 업체 역시 안락사 없는 보호소 문구로 사람들을 모집했다.

인터넷 포털에도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입력하니 수 십개의 업체 광고가 나열된다. 이 역시도 안을 들여다보면 책임비라는 명목으로 수백만원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소중한 생명을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수법을 근절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동물을 쉽게 사고파는 행위가 너무나 자연스럽다. 특히 동물 양육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생명을 다루는 일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펫숍에 대한 엄격한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반려동물 양육을 고려하고 있는 경우라면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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