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자살률이 심각한 가운데,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자살 생각' 위험도가 1.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우리나라 자살률이 심각한 가운데, 1인 가구는 다인 가구보다 '자살 생각' 위험도가 1.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미리캔버스

우리나라 자살률이 심각한 가운데, 1인 가구가 다인 가구보다 '자살 생각' 위험도가 1.4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문가들은 1인 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자살 예방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8일 발표한 '2023 자살실태조사'에 따르면 평생 한 번이라도 자살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2023년 기준 14.7%로 집계됐다. 이는 5년 전(2018년, 18.5%)에 비해 3.8%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여전히 국민 10명 중 1명 꼴로 자살생각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인 가구는 자살생각 비율이 18.7%로 2인 이상 가구(13.7%)에 비해 약 1.4배 높게 나타났다.

자살생각의 주된 이유로 ▲경제적인 어려움 44.8% ▲가정생활의 어려움 42.2% ▲외로움·고독 등 정서적 어려움 19.2% ▲신체적 질병의 어려움 순으로 나타났다.

자살생각 유경험률은 여성(16.3%)이 남성(13.1%)보다 약 1.2배 높았고, 연령대로는 ▲60~75세(18.6%) ▲50~59세 16.3% ▲40~49세(15.1%) ▲19~29세(10.5%) ▲30~39세(9.9%) 순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20~30대 청년층의 비율도 적지 않다.

지난해 의료기관 방문 자살시도자 통계를 보면 청년층의 자살시도 위험률이 더 뚜렷했다.

복지부가 응급실 기반 자살시도자 사후관리사업에 참여한 자살시도자 3만665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도 ▲19~29세 9008명(29.4%) ▲18세 이하 4280명(14.0%) ▲30~39세 4251명(13.9%) 순으로 나타났다. 성별로는 여성 1만9870명(64.8%) ▲남성 1만795명(35.2%)로 여성이 남성보다 약 1.8배 많았다.

자살시도 동기는 ▲정신적인 문제(33.2%) ▲대인관계 문제(17.0%) ▲말다툼, 싸움 등 야단맞음(7.9%) ▲경제적 문제(6.6%) 등이다.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심각한 상황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24.1%로 압도적인 1위다. 수년간 이어진 자살예방대책에도 좀처럼 획기적인 감소세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세계에서 우울한 나라'로 명칭할 정도다.

일단 정부는 지난해 '제5차 자살예방기본계획(2023~2027년)'을 발표하고 자살률 감축 의지를 다졌다.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등 정신건강 지원 정책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건강을 위한 치료와 서비스 대책, 예방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백종우 경희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방치된 환자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가 됐다"며 "더 이상 가족에게만 정신장애와 정신질환 문제를 맡겨서는 사회가 감당할 수 없는 시기가 됐다. 환자 안전을 위한 치료와 서비스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구성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본부장은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결국 전문가의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살은 주변에서 작은 관심이 중요하다. 자살 위험 시험 등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다. 스스로 위험하다고 판단이 된다면 전문기관과 연계를 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1코노미뉴스 = 안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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