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에서 산다는 것 자체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외국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더 쉽지 않다. 특히나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는 더더욱 쉬운 일이 아니다.

우습게도 아시아인이 코로나를 퍼트린다는 공포심을 가지고 있는 말도 안 되는 인종차별 사고에 사로잡힌 사람들 덕에 삶이 쉽지 않을 때도 있지만, 또 독일에서 사는 외국인, 특히나 코로나로 인해 삶이 어려워진 외국인을 위해 장학금 혜택을 마련하는 것도 독일이다.

최근 독일의 유학생 네트워크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인종차별 이슈만큼이나 장학금 혜택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는데, 코로나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외국인 유학생에 대해서 독일 정부에서 장학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물론, 얼마의 금액이 제공될지 어느 정도 선까지 혜택이 제공될지는 전혀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시도만으로도 외국인으로 독일에 사는 입장에서는 미소가 지어진다.

개인적으로는 독일에서 살면서 유학생 또는 이민자들 게시판에서 보는 것에 비하면 인종차별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었는데 코로나가 시작된 이후 인종차별까지 경험하면서 코로나로 시작된 외출에 대한 공포가 사람 자체를 마주하는 것에 대한 공포로까지 퍼지기도 했다.

인종차별에 대한 경험이 없던 시절에는 인터넷에서 접하는 심각한 상황에 대해서 말도 안 된다 혹은 과장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지만, 당사자가 되고 나면 역시 마음이 달라진다.

아시아인을 코로나 바이러스로 생각하는 그 빈정대는 놀림에 화가 나기도 하지만, 아시아인에 대한 그들의 색안경과 마치 농담을 인종차별로 받아들인다는 식으로 피해자의 쿨하지 못함을 타박하는 그들의 태도에 더 화가 나는 것이다.

이러한 인종차별에 대한 우리의 반응은 쿨할 수 없기도 하지만 쿨할 필요도 없을 뿐더러 그렇다고 굳이 그 자리에서 함께 크게 싸울 가치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표현하는 우리의 목소리 자체는 중요하다.

어느 날, 인종 차별을 당하고 집에 오다 보면, 그 길이 참으로 쓸쓸하다. 외국에서 산다는 것은 단순히 내 나라가 아니기에 겪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 이 나라가 외국인인 나에게까지 주는 혜택들을 보면, 이 나라도 과도기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이민자가 많은 나라이기에 이민자를 위한 정책이 많은 만큼 이민자를 향한 낯선 시선도 많을 것이다. 우리 같은 독일에 사는 이민 혹은 유학 후발주자들도 비슷한 경험과 감정이 있겠지만 그 안에서 타협점을 찾아가다 보면 독일 안에서 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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